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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09 20:55

J.M.W. 터너의 고래사냥 4부작 메트뮤지엄에서 재회

suk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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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풍경화가 터너의 고래사냥 4부작

J.M.W. Turner's Quartet of Whaling Paintings

회화의 '모비 딕(Moby Dick)'

May 10–August 7, 2016

@European Paintings, Gallery 624, 2nd fl., Metropolitan Museum of Art

"술 마시고 노래하고 춤을 춰봐도 가슴에는 하나 가득 슬픔뿐이네

무엇을 할 것인가 둘러 보아도 보이는 건 모두가 돌아 앉았네

자 떠나자 동해 바다로 삼등삼등 완행열차 기차를 타고

간밤에 꾸었던 꿈의 세계는 아침에 일어나면 잊혀지지만

그래도 생각나는 내 꿈 하나는 조그만 예쁜 고래 한마리

자 떠나자 동해바다로 신화처럼 숨을 쉬는 고래 잡으러..."

-고래 사냥, 최인호 작사/송창식 작곡, 노래 (1975)-

빛을 유연하게 구사하는 영국 풍경화가 J.M.W. 터너( Joseph Mallord William Turner (1775–1851)의 고래사냥(고래잡이, Whaling) 회화 4편이 메트로폴리탄뮤지엄에 모였다.

1896년 메트뮤지엄 들어온 소장 1점(Whalers (1845 경)과 런던 테이트(Tate) 소장 3점이 근 120여년만에 랑데부한 것. 사진이 없던 시대 터너의 드라마틱한 고래사냥 유화는 해가 지지않는 나라였던 영국 식민지 전성기의 영광을 배경으로 인간과 자연과의 투쟁과 숭고함을 상기시킨다. 당시 70세였던 터너 특유의 대담한 붓질과 구도도 비교해볼만 하다.

터너의 고래사냥 그림은 미국 작가 허만 멜빌(Herman Melville, 1819–1891)의 서사소설 '모비 딕(Moby-Dick, 1851)'을 떠올린다. 멜빌이 터너 그림에서 영감을 얻었을까? 뉴욕 출신인 멜빌이 이 즈음 런던을 방문했다는 기록이 있다고 하지만.

한편, 한국에서 70년대 송창식씨의 노래 '고래사냥'(1975)이 최인호 원작 소설, 하길종 감독의 영화 '바보들의 행진'에 삽입되어 '왜 불러'와 함께 크게 히트했다.

1980년대엔 최인호씨의 소설 '고래사냥'(1983)과 이를 원작으로 배창호 감독, 안성기-김수철-이미숙 주연의 '고래사냥'(1984), '고래사냥 2'(1985)가 풍미했다. 어두웠던 시대, 젊은이들에게 고래는 '희망'이었을 것이다.

Mr. Turner

지난해 MoMA에서 마이크 리(Mike Leigh)가 연출한 전기 영화 '미스터 터너(Mr. Turner)'를 상영했다. 칸 영화제 최우수 남우상(터너 역의 Timothy Spall)과 심사위원 특별상(촬영기사 Dick Pope)을 수상한 작품이지만, 터너의 성격이 너무 괴퍅하여 영화를 보다 나와버렸다.

테이트 뮤지엄에서는 1984년부터 50세 미만 미술가를 대상으로 터너상을 수상해오고 있다.

J.M.W. Turner’s Quartet of Whaling 전시는 5월 9일부터 8월 7일까지 메트뮤지엄 2층 유럽회화 갤러리(#624)에서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