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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익중/詩 아닌 詩
2018.10.10 14:23
(371) 강익중: 7번 전철, 라면이 좋다
조회 수 777 댓글 0
詩 아닌 詩 <11> 7번 전철, 라면이 좋다
Ik-Joong Kang
라면이 좋다
오늘도
끓는 물에 라면과 스프를 넣고 4분을 기다린다
불을 끄고 1분을 더 참는다
누가 그러는데 식초 설탕 반 숟가락씩이 신의 한 수
냄비 뚜껑 위에 면발을 올리고 호호 불며 먹자.
끝으로 남은 국물에 밥 한 공기 투하
울 어머니 옛날 생각나서 눈물 나신다는데
나는 오늘도 라면이 좋다
비빔밥
비빔밥엔 뭘 넣어야 해?
미국 친구가 물어본다
어떤 때는
보리밥에 열무김치
어떤 때는
찬밥에 각종 봄나물
현미에도 돼?
그럼
아무 밥에 너 좋아하는 것 넣고 비벼
이래도 비빔밥 저래도 비빔밥
쉽지?
이게 바로 비빔밥이야
근데 밥과 고추장은 꼭 있어야 해
사랑과 정성은 꼭 있어야 해
앗, 챔기름도!
우리 동네 중국집
우리 동네 중국집 음식 가격입니다
흰 천 식탁보가 있는 집이 제일 비싸고
식탁보 위에 두꺼운 유리를 깐 집이 그다음입니다
식탁 위에 유리판만 올린 집이 조금 더 싸고요
진짜 신기합니다
내가 좋아하는 우리 동네 중국집 식탁엔
플라스틱 수저통과 알록달록 양념통만 있고
흰 천 식탁보도 두꺼운 유리판도 없지만
맛도 제일이고 값도 제일 착한 수타 국숫집입니다
한번 놀러 오세요
Ik-Joong Kang in front of Happy World, MTA Flushing Main St. Station, 1998, 2,000 Ceramic Tiles, Photo: An Woongchul
7번 전철
짜장면이 먹고 싶은 날
플러싱 가는 7번 전철을 탄다
옛날 짜장면이 그곳에 살아있다
서울이 궁금한 날
플러싱 가는 7번 전철을 탄다
서울에서 부는 바람이 거기까지 온다
힘들고 지친날
플러싱 가는 7번 전철을 탄다
채소 파는 할머니와 옆에서 뛰노는 아이가 있다
사람이 그리운 날
플러싱 가는 7번 전철을 탄다
여기 다 모여 산다 온 세상 사람들이
내가 그린 벽화가 궁금한 날
플러싱 가는 7번 전철을 탄다
이것 만드느라 옷가게 일도 그만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