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스토랑 위크 맛보기 <1> 타임스퀘어의 중국식당 하카산(Hakkasan) ★★★★
예술에 가까운 스팀 덤플링 '무릉도원'의 맛
레스토랑 위크 런치@하카산 ★★★★
Photo: Jane Kratochivi
“가격은 비싸고, 양은 절반, 그리고 맛은 없어!”
오래 전 한국에서 영화 기획일을 하는 선배가 런던 여행을 다녀오신 후 한 말씀이다.
그러고 보니, 영국은 셰익스피어는 있지만, 요리엔 젬병인 나라다. 그래서 양념 찾아 인도로 간 것이 아닐까?
2005년 런던에 처음 갔을 때, 걱정했던 것도 음식이었다.
노부도 들어갔고, 런던이 예전과는 다르다고들 했다. 정말 그럴까?
런던은 정말 비쌌다. 친구가 잘한다는 맛집을 찾았는데, 중국 식당 하카산(Hakkasan)이었다.
하카산은 레스토랑이라기보다는 고급 클럽 같았다. 높은 천장에 중국풍 인테리어, 게다가 모델 타입의 웨이트레스들은 패셔너블한
드레스를 입고 오갔다. 뒷 모습이 장만옥 같았다.
요리사 통지휘(Tong Chee Hwee)가 이끌고, 아부다비의 회사가 투자한 하카산은 세계 12곳에 지점을 두고 있다.
런던(한웨이 팰리스, 메이페어 런던)을 비롯, 미국(뉴욕, 비버리힐즈, 라스베가스, 샌프란시스코, 마이애미), 중동(아부다비, 듀바이, 도하), 상하이, 뭄바이까지 진출했다.
인테리어 디자이너 크리스찬 리애그르는 칼 라거펠트, 캘빈 클라인, 발렌티노의 파리 본점과 뉴욕 머서 호텔을 디자인했다. 왜 패션계 고객들이 많은지 이해가 될 것 같았다.
The Best Dumplings
Photo: Hakkasan
메뉴를 보니 기가 더 죽어버렸다. 그래서 작은 요리 몇 개를 시켰는데, 그 중 기억에 남는 것은 찐 만두(steamed dumpling) 뿐이다.
녹색, 주황색의 컬러풀하고 정교하게 장인의 솜씨로 빚어진 만두는 마치 크리스티의 중국미술 경매에 나온 공예품같았다. 맛은 더 절묘했다. 그 중 하가우(새우만두)는 최고였다.
모두가 뉴욕으로 모인다. 이름난 식당과 요리사들이 뉴욕에서 승부를 걸어보는 것은 필수가 됐다.
지난해 여름 하카산이 타임스퀘어에 입성했다. 역시 스펙터클한 오리엔탈리즘 인테리어로 오픈했다.미드타운이나 로어맨해튼이 아닌 관광객들이 붐비는 위치인데, 과연 성공할까?
하카산은 오픈 후 뉴욕의 식당 비평가들로부터 두드려 맞았다. 가격 때문에. 뉴욕타임스의 피트 웰스는 ‘첼레산 농어 48불, 밥 3불50센트는 미친 가격’이라고 비난했다. 게다가 양도 너무 적다고 불평했다. "뉴욕 비평가들이 하카산을 미워한다"는 기사도 나왔다.
뉴욕타임스는 물론 다른 비평가들도 하카산의 고 가격 비난 대열에 합류했다. 나도 가볼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 레스토랑 위크에 하카산이 올라가 있었다. 비싸기로 악명높은 하카산의 3코스 25달러 런치 정식은 어떨지 궁금했다.
메뉴를 보니 찐 만두가 있었다. 인사이더에 따르면, 뉴욕 레스토랑 위크 런치는 40달러 수준의 음식을 25달러에 제공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래서인지, 고급 식당에선 레스토랑 위크 메뉴에 재료비가 비싼 간판요리를 뺀다. 하지만, 누가 치킨을 먹은 후 그 식당에 다시 찾아가겠는가?
하카산 메뉴에 간판메뉴인 덤플링이 있다니, 꼭 가야만 했다. http://hakkasan.com/newyork
Lunch at Hakkasan 2013 New York Summer Restaurant Week
하카산은 간판은 없고, 문패만 있어서 지나치기 쉽다. 311 West 43rd St.(Bet. 8-9th Ave.).
헬스키친 동네로 들어가는 43스트릿 8-9애브뉴 사이. 깃발도 간판도 없이 Hakkasan이라는 문패가 보인다.
육중한 문을 열고 들어서면, 하얀 대리석(Carrara) 대리석의 벽이 길게 이어진다. 혹시 인공은 아닌가 해서 만져보기까지 했다.
하카산의 1만1000스퀘어피트 공간은 궁궐처럼 방이 나뉘어져 있다. 뉴욕에서 이만한 업스케일 중식당은 드믄 것 같다.
웨이트레스가 입은 빨간색 드레이프 원피스는 다이앤 폰 퍼스텐버그라고 한다. 인테리어 디자이너의 커넥션이 패셔니스타 고객들을 끌고 있다고 한다.
음식 속도는 다소 느렸다. 하지만, 다이앤 폰 퍼스텐버그의 빨간색 원피스를 입은 우리의 웨이트레스 멜로디는 주의 깊고 친절한 서비스를 해주었다.
*레스토랑 위크에 American Express 카드를 쓰면 25달러 이상 쓸 때 5달러를 환불해준다. 그래서인지 각자 카드로 분리 지불하는 고객들도 많았다. http://www.nycgo.com/restaurantweek
Decor
이탈리아 카라라산 대리석으로 벽을 꾸몄다. 곳곳에 오키드와 양초가 찬 분위기에 운치를 가미했다.
바 공간은 핸섬하다. 중국식 모더니즘 인테리어. 크리스찬 리애그르의 디자인이다.
런던 하카산과 분위기가 유사한 인테리어.
Food
# 찐 만두: 애피타이저인 'Small Eat' 섹션에서 스팀드 덤플링을 선택했다. 왕새우부추(위부터 시계방향), 새우 만두와 스캘롭 만두. 한 입에 쏙 들어오는 해물 만두들이 금방 무릉도원으로 보내준다.
간장과 칠리 소스, 그리고 XO 소스도 나왔다. 머스타드를 주문했더니 없다고 했다. 간장과 섞어서 만두에 찍어 먹으면 맛있는데, 겨자가 없다니 아쉽다.
# Main 1: 뚝배기 대하(Braised tiger prawn claypot, with asparagus, taro and spicy bean sauce)는 싱싱한 대하
4마리가 아스파라거스, 타로와 함께 매콤한 소스에 버무려 조리됐다. 감칠 맛이 좋아 밥에 비벼 먹었다.
# Main 2: 마늘과 건새우가 듬뿍 들어간 샤챠 소스로 볶은 안심(Stir-fry beef tenderloin in sha cha sauce, with ginger and Chinese celery)은 안심의 육질이 부드럽고, 매콤했다.
# 계란 볶음밥(왼쪽)은 느끼하지 않고 담백해 좋았다. 야채가 부족한 것 같아 사이드로 돔유(snow pea leaves $12)를 시켰다.
# Dessert: 중국식당에서 마카롱? 중국의 맛을 가미한 홈메이드 마카롱이다. 레몬, 피스타치오, 카라멜, 차이 라테 중 레몬과 카라멜이 두드러지게 맛있었다. 디저트로 만두 찜통 안에 원두 커피가루를 깔고, 그 위에 가지런히 앉었다. 프렌치-차이나 커넥션!
원두 커피가루(cocoa nibs)는 먹어도 된다고 하여 씹었는데, 쓴 맛이 위장을 개운하게 해주었다.
하카산 레스토랑 위크 메뉴
Small Eat
choose one
Hakka steamed dim sum selection: scallop shumai, har gau, prawn and Chinese chive dumpling
三式點心拼
Hakka fried dim sum selection: roasted duck pumpkin puff, crispy prawn dumpling, duck roll
客家炸點拼
Green salad with asparagus V in ginger lemongrass dressing
香茅沙津菜
Main
choose one
Braised tiger prawn claypot with asparagus, taro and spicy bean sauce
怪味芋香炒虾球
Steamed red snapper with chili sauce
荷香蒸紅糟魚
Sanpei chicken claypot with Thai sweet basil
Stir-fry beef tenderloin in sha cha sauce with ginger and Chinese celery
芹香沙茶炒牛柳
French beans with minced pork and preserved olive leaf
揽菜肉碎四季豆
Stir-fry vegetarian chicken in black pepper sauce
all mains served with steamed jasmine rice or egg fried rice
三杯龍庚雞煲 黑椒甜豆斋鸡
Dessert
Selection of summer desserts
All rights reserved. Any stories of this site may be used for your personal, non-commercial use. You agree not to modify, reproduce, retransmit, distribute, disseminate, sell, publish, broadcast or circulate any material without the written permission of NYCultureBea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