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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익중/詩 아닌 詩
2019.09.19 01:59
(437) 강익중: The Sound of Silence
조회 수 555 댓글 0
詩 아닌 詩 <25> The Sound of Silence
Ik-Joong Kang, Study for Happy World, 2019, Museum of Modern Art, Birmingham, Alabama
아침 창가
볕이 드는 아침 창가는 작은 우주다
빛 받은 먼지들이 뜨고 지고 다시 오른다
자, 마음에 드는 놈 위에 사뿐히 앉아 볼까?
견우성 직녀성에 사자 토끼 거문고
별들은 죽어서 먼지가 되어 사람으로 태어나고
사람은 죽어서 재가 되어 별들로 태어난다
수금지화목토천해명에 먼저 가신 어머니
볕이 드는 아침 창가는 작은 식구다
Bear Mountain
소리
귀 기울이면 들리는 소리
점점 열리는 이른 봄 강 소리
귀 기울이면 들리는 소리
나뭇잎에 떨어지는 한여름 빗소리
귀 기울이면 들리는 소리
가을 열무김치에 보리밥 비비는 소리
귀 기울이면 들리는 소리
겨울밤 후드득 눈덩이 소리
Ik-Joong Kang
고요
지금
마음에 풍랑이 일어도
고요에 귀 기울이면 마음이 잔잔해진다
그 속에서 나를 한 번 더 내려놓으면 나를 만난다
그리고 나는 긴 고요의 숲을 걷는다
넓은 고요의 바다에 누워버린다
바람이 멈춘다
햇살이 좋다
가만히 웃는다
*강익중씨 런던 템즈강에 '꿈의 섬(Floating Dreams)' 설치
*An Interview with Ik-Joong Kang, Inside Korea(The New York 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