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오스트리아 전문 미술관 노이에 갈러리(Neue Galerie)
노이에 갈러리(Neue Galerie)
구스타프 클림트의 황금 걸작 '아델 블로흐-바우어의 초상화'
맨해튼 5애브뉴, 82스트릿에서 110스트릿까지 30여 블록에 지속되는 뮤지엄 운집 거리. 86스트릿에 자리한 노이에 갈러리(Neue Galerie)는 독일과 오스트리아 전문 미술관이다.
아담한 사이즈에 20세기 초 두 나라를 풍미했던 표현주의 미술과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곳, ‘노이에 갈러리(Neue Galerie)’는 독일어로 뉴 갤러리(new gallery)를 뜻한다.
뮤지엄 마일 86스트릿에 자리한 노이에 갈러리. 보자르 양식이 근사하다. SP
노이에 갈러리가 자리한 보자르 양식의 건물은 뉴욕 기업가 윌리엄 스타 밀러의 저택이었다. 뉴욕공립도서관을 설계한 카레스앤해스팅사가 디자인한 이 맨션은 후에 '철도왕' 코넬리우스 밴더빌트에게 팔렸다. 그후엔 유대인 연구센터가 됐다.
1994년 에스터 로더 가문의 아트컬렉터 로널드 S. 로더와 아트딜러 세르쥬 사바르스키가 매입, 2001년 독일과 오스트리아 전문 미술관으로 탄생시켰다. 맨션을 뮤지엄으로 개조한 인물은 아나벨 셸도프라는 이름의 독일 출신 여성 건축가다.
여성 건축가 아나벨 셸도프의 감각에 의해 맨션에서 뮤지엄으로 개조됐다. Photo: Neue Galerie
미술관 소장품은 구스타프 클림트를 비롯 폴 클레, 바실리 칸딘스키, 에곤 쉴레, 리요넬 파이닝거, 에른스트 루드비히 쿠쉬너, 오스카 코코츠카, 막스 마크만, 오토 딕스 등 양국을 대표하는 작가들이다.
노이에 갈러리는 루브르박물관에 못지않은 ‘모나리자’가 있다고 자부한다.
바로 화려한 모자이크 패턴이 트레이드마크인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가 그린 ‘아델 블로흐-바우어의 초상화’(1907)다. 화려한 금박으로 치장된 ‘미시즈 바우어’ 그림은 2006년 6월 크리스티에서 뮤지엄의 창립자인 로날드 로더가 무려 1억3500만 달러에 구입하며 당시 세계 신기록을 세웠다.
이 기록은 2010년 크리스티에서 1억650만 달러에 팔린 피카소의 '누드, 녹색 잎과 상반신'(1932)에 의해 깨졌다. 그리고, 올 5월 2일 소더비에서 뭉크의 '절규'(1895)가 1억1992만2500달러에 팔리며 신기록을 세웠다.
어쨋거나 '바우어 부인'은 당시 세계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으며 2006년 7월 노이에 갈러리 2층에 모셔졌다. ‘아델레 블로흐-바우어’, 그녀는 이후로 이 뮤지엄의 센터피스가 됐다.
에른스트 루드비히 쿠쉬너 작 '베를린의 거리 장면'(1913)
김기덕 감독이 좋아한다는 에곤 쉴레의 '자화상'(1910 경)
요세프 카프만의 담배 케이스.
노이에 갈러리의 '모나 리자'-아델레 블로흐 바우어
아델레 블로흐 바우어의 초상
그녀는 강한 윤곽에 짙은 눈썹을 지닌 전형적인 유대인의 얼굴에 소파에 앉은 것인지, 아님 서있는 것인지 모를 애매모호한 표정을 하고 있다. 고대 이집트미술과 비잔틴 미술에서 영향을 받은 황금색 모자이크 패턴엔 이름의 이니셜 A와 B가 숨어 있다.
클림트 활동 당시 세기말 비엔나를 풍미했던 아르누보의 곡선과 다양한 패턴을 사용한 장식화 속 창백한 여인의 고혹적인 눈빛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회화다. 그녀의 액세서리는 갤러리에도 전시 중인 요세프 호프만이 만든 것이다. 그런데, 클림트는 왜 왼쪽 코너에 초록색을 남겨두었을까?
Portrait of Adele Bloch-Bauer II(1912) 오프라 윈프리 소장
아델레는 누구인가?
부유한 유대인 금융업자의 딸로 태어나 열여덟살 연상의 유대인 설탕제조업자와 결혼했다. 그녀는 1899년 클림트의 모델이 되어 플래토닉한 사랑을 나눈 것으로 전해진다. 양 옆의 가녀린 남성 조각 두 쌍은 바우어의 저택 거실에 있던 작품이 1938년 나치의 약탈로 압류됐다가 바우어의 후손에게 돌려지면서 노이에 갈러리로 들아온 것. 100여년만에 오리지널 회화와 조각이 랑데부하게 됐다.
클림트는 바우어의 초상화를 두 점 그렸다.
Portrait of Adele Bloch-Bauer II(1912)는 2006년 11월 크리스티 뉴욕 경매에서 8800만 달러에 낙찰되며 당시 4번째 고가 경매 현대미술품으로 기록됐다. 2012년 9월 현재 6위다.
▶개관시간: 목-월 오전 11시-오후 6시, 화요일과 수요일 휴관. ▶입장료: $20(성인), $10(노인•학생). 12세 미만 입장 불가. 12-16세 성인 동반 필수. 매월 첫째 금요일 오후 6시-8시 무료(1048 5th Ave.@86th St. 212-628-6200, www.neuegalerie.org).
노이에 갈러리는 얼마 전 에스터 로더의 억만장자 아들 로날드의 컬렉션으로 특별전을 열었다. SP
로날드 S. 로더(1944- )
노이에 갤러리의 창립자인 로날드 S. 로더(Ronald S. Lauder)는 미국 화장품계의 전설인 유대인 에스테 로더의 아들이다. 뉴욕에서 태어 수재들이 모이는 브롱스과학고(콜린 파월도 동문)를 거쳐 와튼대에서 국제경제학을 전공한 후 파리로 갔다. 파리대학교에서 수학한 후 브뤼셀대학교에서 국제경제학을 전공했다.
1964년 어머니의 회사 에스터로더에서 일한 후 국방부장관의 보좌관을 지내더니 86년 로날드 레이건 대통령에 의해 오스트리아의 대사로 임명됐다. 1989년 뉴욕시장 공화당 후보로 나섰다가 루돌프 줄리아니에게 고배를 마셨다.
로더는 유럽에서 유학하고, 대사로 지내면서 미술에 대한 안목을 키웠다. 특히 그의 에곤 쉴레 컬렉션은 세계 제일로 알려졌으며, 독일과 오스트리아 미술품 외에 세잔, 피카소, 브란쿠시, 쇠라, 조셉 보이스, 시그마 폴케, 게르하르트 리히터 등 근현대 미술품, 또한 중세 미술품과 르네상스 갑옷과 무기도 다수 소장하고 있다.
노이에 갈러리 소장 세잔의 '팔짱 낀 남자'(1899)
구겐하임뮤지엄이 소장한 세잔의 '팔짱 낀 남자'(1899)
지난해 10월부터 올 4월 초까지 열린 '로날드 S. 로더 컬렉션 특별전'은 BC 3세기부터 20세기까지를 아우르는 미술품이 망라됐다. 로더는 특히 세잔의 '팔짱 낀 남자'( )에 대해 애정을 갖고 있다. 오디오 해설에서 로더는 보는 순간 갖고 싶어졌다고 고백했다. 사실 세잔은 같은 모델로 여러 장의 초상화를 그렸고, 유사한 포즈의 작품이 구겐하임 컬렉션에도 있다.
그가 '노이에 갤러리의 모나리자 '라고 공식화한 바우어 초상화는 우여곡절이 있는 그림이다. 바우어의 후손인 마리아 알트만 일가가 소유했지만, 나치에 의해 압수된 후 오스트리아 정부와의 기나긴 소송 끝에 돌려받았고, 크리스티 경매에서 로더가 구입한 것이다. 2011년 포브스지에 따르면, 그의 자산 가치는 33억달러로 밝혀졌다.
뮤지엄 1층에 자리한 비엔나 스타일의 카페 사바르스키. 주말엔 줄이 길다. Photo: Neue Galerie
클림트의 이름을 딴 초콜릿 케이크 '클림토르테'($9)와 휩 크림. 금박 장식도 빠질 수 없다. SP
@Stop4Eat=갤러리 1층에 비엔나풍 카페가 있다. 1996년 사망한 갤러리 창립자 사바르스키의 이름을 딴 ‘카페 사바르스키(Café Sabarsky)’는 독일 디자이너 요세프 호프만의 조명과 아돌프 루스의 가구로 장식되어 있다. 바이스버스트와 브라트버스트 등 독일 소시지와 비프까스 요리 비너 슈니첼, 소프트 프레젤도 근사하다. 또, 독일의 간판 디저트 애플스트루덜, 클림트 이름을 딴 초컬릿-헤이즐넛 케이크 ‘클림 토르테’와 비엔나 커피, 핫초컬릿 등 디저트는 물론 화이트 와인 리즐링이나 독일 맥주도 구비하고 있다.
사바르스키는 ‘뉴욕 매거진’에 의해 베스트 뮤지엄 카페로 선정했다. 그러나, 늘 줄이 길다. 지하의 ‘카페 플레더마우스(Café Fledermaus)’는 사바르스키의 분위기엔 못미치지만, 같은 메뉴를 제공하며 한적하다. 두 카페의 운영자는 그리니치빌리지의 고급 오스트리아 식당 ‘발제(Wallse)’의 요리사인 커트 구텐브루너.
사바르스키의 독일 쇼시지 요리 브라트워스트와 리즐링 사워크라우트, 그리고 감자 구이($14). S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