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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ndez-Vous with French Cine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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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글로브에서 아카데미까지 할리우드의 영화 축제가 끝나고, 이제 뉴욕은 프랑스 영화제 열기로 가득하다.

링컨센터 필름소사이어티(Film Society of Lincoln Center)가 2월 28일부터 3월 10일까지 ‘프랑스 영화와의 랑데부(Rendez-Vous with French Cinema)’를 열고 있다.

올해로 18회를 맞는 프랑스 영화와의 랑데부는 할리우드의 영웅주의, 상업주의와는 멀리 떨어진 삶에 대한 고찰이 담긴 작가 영화들이 대거 선보인다.

올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에 올랐던 영화들을 보자.
 
백인감독들의 노예제도에 관한 반성문, 즉 오바마와 흑인에게 보내는 러브레터 격인 ‘링컨’과 아첨하는 ‘장고 언체인드’, 중동지역에서 미국의 우월주의와 영웅주의를 심은 ‘아르고’와 ‘빈 라덴 암살작전(Zero Thirty Darkness)’, 그리고 정신질환 청년이 성중독 질환녀를 만나는 이야기를 담은 ‘실버 라이닝 플레이북’이 2013년 미국, 할리우드의 초상이다.


therese-desqueyroux.jpg 테레즈 데케이루


한편, 분위기 있고, 로맨틱한 영화의 대명사인 프랑스 시네마는 최근 ‘죽음’이라는 피할 수 없는 화두를 탐구하고 있는 듯 하다.

신작 22편이 상영되는 이번 영화제에서는 우리 모두의 종착역이지만, 할리우드가 기피하는 ‘죽음’에 대한 영화들이 쏟아져 나왔다. 지난해 칸영화제 황금종려상과 올 아카데미 최우수외국어영화상 수상작이 죽어가는 부인을 간호하는 노인의 이야기 ‘아무르(Amour)’인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


2013 프랑스영화와의 랑데부는 죽음이 화두인듯 하다.

수학 교사직을 은퇴하고 철학 책을 쓰고 있는 노인이 깡패들에게 폭행당하는 젊은 여성을 구출한 후 함께 살면서 책을 집필하며 죽음 직전 삶의 환희를 보게 되는 이야기 ‘미지에서 온 소녀(The Girl from Nowhere/La Fille de Nulle Part)’, 자살 충동에 빠진 노인 잔느 모로가 이민자 가정부를 맞아 벌이는 신경전 ‘파리의 숙녀(A Lady in Paris/Une Estonienne a Paris)’는 죽음의 그림자를 깔고 있다는 점에서 ‘아무르’와 비교해 볼 수 있다. 


suicidalshop3.jpg 자살상회


유머감각으로 무장한 파트리스 르콩트 감독은 3D 애니메이션 ‘자살상점(The Suicidal Shop/Le Magasin des Suicides)’으로 찾아왔고, 캐롤 부케는 ‘나쁜 소녀(Bad Girl/Mauvais Fille)’에서 록스타와 결혼해 방탕한 생활을 했지만 암으로 죽어가는 여인으로 등장한다.

할리우드의 스토리텔링을 연상시키는 ‘세가지 세상(Three Worlds/Trois Mondes)’는 자동차 사고로 이민자가 사망하면서 벌어지는 가해자, 피해자, 목격자의 이야기를 담았다. 보르도 와이너리를 배경으로 촬영한 ‘넌 내 아들이 될꺼야(You Will Be My Son/Tu Seras Mon Fils)’는 아버지의 관이 불 속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보는 아들의 모습으로 시작된다. 또한, ‘할머니의 장례식(Granny’s Funeral/Adieu Berthe: L’Enterrement de Meme)’는 할머니의 장례식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코미디.

프랑스 영화가 ‘죽음에 대한 명상’을 하고 있는 것은 ‘사의 찬미’가 아니라, 결국 우리 삶의 예찬일 것이다. 언론 시사회에서 본 영화 10편과 주목할만한 영화 하이라이트를 소개한다. 


영화제 일정: 2월 28일-3월 10일. 상영시간 http://www.rendezvouswithfrenchcinema.com 참고
상영관: 월터리드시어터(165 West 65th St.), 엘리노어부닌먼로 필름센터(Elinor Bunin Munroe Film Center, 144 West 65th St.)
IFC센터(323 Sixth Ave.), BAM시네마텍(BAMcinématek, 30 Lafayette Avenue, Brooklyn)
티켓: $15(일반), $12(노인) $10(필름소사이어티 회원) http://www.filmlinc.com 212-875-5601, http://www.ifccenter.com 212-924-7771, http://www.BAM.org/BAMcinematek, 718-636-4100 ext.)2




Rendez-Vous with French Cinema Highlight                              




미지에서 온 소녀 The Girl From Nowhere/La fille de nulle par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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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카일 하네케 감독의 ‘아무르’가 칸느와 아카데미를 정복했다. 하지만, 섬짓한 스토리의 ‘아무르’보다는 배우 출신 장 클로드 브리쏘의 ‘미지에서 온 소녀’가 더 따뜻하고, 아프고, 연민이 느껴지는 죽음에 관한 통찰이다. 

영화를 사랑했지만, 수학을 가르친 교사. 부인을 오래 전에 잃고, 은퇴 후 파리의 아파트에서 철학서를 쓰고 있는 남자의 이야기. 그는 동네에서 깡패에게 폭행당하던 젊은 여성을 구해준다. 오갈 곳이 없는 그녀는 그의 집에 기거하면서 책 쓰는 일을 도와준다. 그는 오랫동안 잠복해있던 생기와 열정을 찾게 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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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베니스영화제 금표범상을 수상한 장 클로드 브리쏘와 버지니 리지.


제랄드 드빠르디유보다 깊은 삶의 흔적이 느껴지는 브리쏘가 자신의 사재를 털어 직접 메거폰을 잡고, 자신의 아파트에서 찍었다. 
그리고, 이 영화는 지난해 신인감독들의 등용문인 로카르노영화제에서 금표범상을 수상했다.



세가지 세상 Three Worlds/Trois Monde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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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일상에서 언제든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지만, 영화보다 뉴스로 더 친숙해진 이야기.

뺑소니 교통사고로 사람이 죽었다. 피해자는 루마니아 인근 몰다비아에서 온 불법체류자. 가해자는 곧 자동차사업가의 딸과 결혼할 자동차 판매원. 목격자는 학자의 아내를 임신한 여인이다. 목격자는 양심의 소리를 듣고, 피해자를 도와주며, 가해자를 찾아나선다. 피해자의 아내는 남편의 장기를 공짜로 가져가려는 병원에 분통을 터트린다. 신분상승을 코 앞에 둔 가해자 앞에 나타난 목격자는 피해자 아내에게 ‘사과’를 요구한다. 가해자는 돈으로 해결하려 하지만…

누구도 나쁘다고 말할 수 없는 세 사람의 이야기가 엮이면서 우리는 누구의 편에 서야할 지 모르게 된다. 돈으로 죽음을 바꿀 수 있을까? 사과와 용서로 죽음이 잊혀질 수 있을까? 알고 있는 것을 말하지 않는 것은 죄악인가?...

구로자와 아키라 감독의 ‘라쇼몽’에서 세 사람(사무라이, 사무라이의 아내, 산적)의 진술을 통해 진실을 이야기하는 내러티브를 연상시킨다.
가해자 청년 역의 라파엘 파르소나즈는 로베르 브레송 감독의 걸작 ‘돈(L’Argent)’의 주인공과 닮아 있다. 여성 감독 카터린느 코르시니의 역작. 미국 내 개봉 예정.



넌 내 아들이 될꺼야 You Will be My Son/Tu Seras Mon Fil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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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애호가들이라면, 보르도 생테밀리용 지역의 클로스 포르테(Clos Fourtet)에서 촬영된 와인메이커의 이야기에 솔깃해질 수 밖에 
없다.

이 영화는 보르도 명품 와이너리의 주인이 아들을 냉대하고, 죽어가는 와인메이커의 아들을 양자 삼아서 와인사업을 이어나가려다 
비극적으로 최후를 마치게 된다. 

핏줄보다 와인이 중요했던 남자의 파멸. 아들보다 포도를 중시하며, 윤리보다 사업을 우선으로 살아온 남자의 최후는 그리스 비극, 셰익스피어의 인물을 닮았다. 중간까지 이야기는 늘어지지만, 후반의 반전이 파워풀하다. 미국 내 개봉 예정.



자살상회 The Suicide Shop/Le magasin des suicide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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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용사와 사랑에 빠진 한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사랑한다면 이들처럼’의 파트리스 르콩트 감독이 3D로 연출한 뮤지컬 애니메이션이다. 왜 소재가 자살이었고, 왜 장르는 만화영화였을까?

영화 속 자살상회 여주인의 말에 따르면, 프랑스에선 40분 마다 한 명씩 자살을 시도하고, 이중 20%가 성공한다고 한다. 패트리스 르콩트 감독은 자살자들을 돕는 가게를 배경으로 자살 충동에 사로잡힌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최근 프랑스문화원에서 열린 ‘홀리 모터스(Holy Mortors)’ 상영회에서 레오스 카락스 감독은 “배우를 구할 수 없어서 만들지 못하고 있는 영화도 많다”고 했다. 영화 ‘자살상회’의 인물들은 캐스팅이 힘들법한 캐릭터들이다. 르콩트 감독은 애니메이션을 통해 자살을 돕는 부부와 그들의 자녀, 그리고 자살을 계획 중인 이들의 모습을 뮤지컬 씬까지 담아 코믹하게 그려낸다. 애니메이션을 통해 얻는 것은 자유이며, 3D는 리얼리티를 확보하게 된다. 

르콩트는 자살상회를 크레이프 식당으로 바꾸면서 살만한 세상을 노래하고 있다. 



파리의 숙녀 A Lady in Paris/Une Estonienne À Pari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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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잔느 모로가 괴퍅한 미망인 프리다로 등장한다. 궁전 같은 집에서 샤넬을 걸치고 다니는 그녀에겐 아들 뻘의 남자친구와 하녀가 있다. 그리고, 자살충동도 있다. 

그녀가 사준 카페를 운영하는 남자친구는 동유럽 에스토니아에서 불행하게 살고 있는 여인을 가정부로 데려온다. 이유는? 사실 잔느 모로가 에스토니아(핀란드 인근 국가) 출신이기 때문이다. 에스토니아가 고향이라는 것 말고는 공통점이 없는 여주인과 이민자 가정부의
갈등을 흥미진진하게 담았다.

황혼기 잔느 모로의 연기가 압권이다. 핀란드 감독 아키 카우리스마키의 영화를 연상시키는 가정부 역 라인느 마지의 섬세한 연기도 기억할만 하다.



늑대 Rich Is The Wolf/La richesse du lou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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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갑자기 남편이 실종되자 아내는 그가 지난 7년간 찍은 비디오를 보면서 남편을 둘러싼 퍼즐을 풀려고 한다. 
내가 누구인지 말할 수 있는 나는 누구인가? 
이미지와 나레이션이 멜란콜리하지만, 삶에 대한 명상의 시간에 잠기게 만들어주는 영화. 



오거스틴 Augustin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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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발작을 일으킨 하녀 오거스틴(소코)이 정신병원에 실려간 후 한 의사 차르콧(뱅상 랭동 분)의 실험도구가 된다. 그녀의 오르가즘적인 발작을 ‘히스테리아’로 진단하고, All 남성 의사들 앞에서 실험하는 이야기. 

실화에 바탕을 두고, 여성 앨릿 위노쿠어 감독이 만든 이 영화는 여성들이 보기에 무척 기분 나쁘고, 불편하다. 소코의 심리적인 갈등에 대한 묘사가 부족하고, 의사와 환자의 계급적, 성적인 긴장감도 결여되어 있다. 미국 내 개봉 예정.



나쁜 소녀 Bad Girl/Mauvaise fill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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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영화 ‘내겐 너무 예쁜 당신’의 캐롤 부케이며, 아빠는 아이리쉬 록스타 봅 겔도프다. 그들의 딸은 작가로 성공한 루이스(이지아 히겔린 분).  캐롤 부케는 한때 히피처럼 방탕하게 살면서 엄마 노릇을 못하다가 암으로 죽어가는 엄마이며, 엄마를 불신해온 딸은 임신하면서 엄마를 간호하면서 겪는 갈등을 겪는다. 

문제는 미스캐스팅으로 흡인력이 떨어진다는 점. 주인공 역의 히겔린은 ‘이지아’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프랑스의 팝스타이며, 루이스처럼 아버지가 록뮤지션이다. 하지만, 연기력이 부족하며, 스크린에서 카리스마도 없다. 마돈나(에비타), 제니퍼 로페즈(메이드 인 뉴욕), 비욘세(드림 걸즈)의 연기를 상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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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풀레어 Populaire
1950년대 미남 사장 아래서 일하던 비서가 초고속 타이피스트로 유명해지는 이야기를 그린 로맨틱 코미디. 올 7월 미국 내 가봉될 예정이다.


원자시대 The Atomic Age/L’age atomique
주말 파리의 클럽에서 노닐던 미남 청년의 충동적인 행동이 야기하는 해프닝을 담은 영화. 2012 장비고상 수상작. 미국 개봉 예정.


인 더 하우스 In the House/Dans la maison
‘스위밍 풀’ ‘8명의 여인들’의 프랑소아 오종 감독, ‘잉글리쉬 페이션트’의 크리스틴 스캇 토마스, ‘프란틱’의 엠마누엘 사이그너(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부인)가 출연하는 것만으로도 관심을 끄는 영화.
고등학교 문학교사, 조숙한 고교생, 고군분투하는 작가, 그리고 그와 결혼한 갤러리주인의 이야기를 그렸다. 미국 개봉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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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아르 Renoir
1915년, 인상파 화가 피에르 오귀스트 르노아르와 전쟁에서 부상당한 그의 아들 장의 관계를 그렸다. 훗날 프랑스의 거장 감독이 된 장 
르노아르는 화가 아버지의 마지막 영감이었던 모델로 인해 인생이 바뀌게 된다. 미국 내 개봉 예정. 


테레즈 데케이루 Thérèse Desqueyroux 
프랑소아즈 모리악의 소설을 원작으로 결혼생활에 염증을 느낀 여인의 이야기. ‘작은 도둑’ ‘귀여운 반항아’의 클로드 밀러 감독의 유작이다. 주인공은 ‘아말리’로 스타가 된 오드리 타투가 맡았다. 미국 내 개봉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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