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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겐하임 뮤지엄

타자(The Others)에 돌린 '글로벌 아이(Global E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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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겐하임뮤지엄이 미국의 자민족 중심주의에서 벗어나 글로벌 시각으로 기획한 세계의  추상표현주의 '다른 종류의
  미술'전 입구.  이 전시는 9월 12일 막을 내린다. Photo: Sukie Park   

 

지난 6월 8일 구겐하임뮤지엄(Guggenheim Museum)에서 개막된 특별전 '다른 종류의 미술: 세계 추상과 구겐하임, 1949-1960(Art of Another Kind: International Abstraction and the Guggenheim, 1949–1960)'은 글로벌 시각의 민주적인 전시다. 추상표현주의가 잭슨 폴락, 윌렘 드 쿠닝, 마크 로츠코로 대표되는 미국 미술의 전유물이 아니라 프랑스, 이탈리아, 네덜란드, 벨기에, 스페인, 그리고 일본과 중국 화가들에게도 널리 퍼졌던 미술 운동이라는 것을 포괄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추상표현주의는 유럽에선 ‘아르 앙포르멜(Art Informel)’과 ‘코브라(Cobra)’라는 이름으로 20세기의 허리를 풍미했던 화풍이었다. 잭슨 폴락에서 장 뒤뷔페, 루이스 부르주아, 이사무 노구치, 이브 클라인, 마크 로스코, 알렉산더 칼더 등 유명 화가들과 덜 알려진 유럽 화가들의 작품을 평등하게 소개한다. 

 

추상표현주의(Abstract Expressionism)는 1950-60년대 뉴욕 화단을 주도한 미술운동이었다. 2010년 뉴욕현대미술관(MoMA)에서 열린 '추상표현주의 뉴욕전'은 뉴욕의 테두리 안에서 잭슨 폴락, 웰렘 드 쿠닝, 마크 로스코, 프란츠 클라인 등으로 대표되는 추상미술을 탐구했다.

 

2012 구겐하임의 특별전은 추상주의가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일어났던 미술운동이라는 것을 강변한다. 이 전시엔 1949년에서 1960년 사이 미국의 주요 작가들을 비롯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덴마크, 헝가리, 일본, 중국 미술가 70여명의 작품 100여점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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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빌 추상조각가 알렉산더 칼더의 'Red Lily Pads'(1956)가 뮤지엄 중앙에 설치되어 있다. SP   

 

 제 2차세계 대전 이후 미국이 수퍼파워로 부상하면서 미술의 중심지도 파리에서 뉴욕으로 이동해갔다. ‘빅 컨트리’에서 거대한 캔버스 위에서 벌어지는 액션 페인팅이 잭슨 폴락에 의해 소개됐고, 마크 로츠코의 색면(color field)의 미니멀리즘 회화로 대상보다 미술가의 감정이 중요시됐다.   

 

1952년 프랑스의 비평가 미셸 타피에는 ‘다른 종류의 미술(Un Art Autre)’에서 신선하고 대담한 스타일의 실험 미술의 도래에 대해 논평했다. 구겐하임뮤지엄이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의 설계로  개관된 것도 추상표현주의가 전성기를 누리던 1959년이다.

 

‘다른 종류의 미술’을 타이틀로 한 구겐하임의 전시는 미국의 자민족주의에 가려져 있던 글로벌 아티스트들을 모았다. 모두 구겐하임 소장품이다.

 

잭슨 폴락과 덴마크 화가 아스거 존(Asger Jorn)의 그림이, 엘스워스 켈리와 재일동포 화가 다케오 야마구치(Takeo Yamaguchi)의 그림과 동등하게 걸려있다. 또한 가부장적인 미술사에서 소외됐던 여성 작가들도 부활했다. ‘추상조각의 대모’ 루이스 부르주아를 위시해서 남편 윌렘 드 쿠닝의 빛에 가려졌던 엘레인 드 쿠닝, 주디트 라이겔, 칼라 아카르디, 카르멘 키케로, 그레이스 하티간 등의 작품도 당당하게 구겐하임의 나선형 갤러리를 차지하고 있다. 

 

 작품설명을 무시한다면, 폴락과 존, 켈리와 야마구치의 작품에서 우열을 가릴 수 없을 것이다. 이 특별전은 미국의 자민족중심주의가 거세된 글로벌 시작의 민주적인 전시다. '다른 종류의 미술'전은 9월 12일까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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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 표현주의 화가 한스호프만의 'The Gate'(1959-60)와 엘레인 드 쿠닝의 'Juarez'(1958)가 나란히 걸려 있다.  

  


뉴욕 스쿨  

 

 

1940년대 말 잭슨 폴락은 캔버스를 바닥에 놓고 물감을 뿌리고, 부으면서 그림을 그렸다. 이후 윌리엄 바지오테스, 윌렘 드 쿠닝, 아돌프 고틀립 등이 따라했고, 평론가 해롤드 로젠버그는 화가의 잠재의식을 쏟아내는 ‘액션 페인팅(action painting)’이라 불렀다. 50년대엔 제임스 브룩스, 그레이스 하티간, 콘라드 마르카 렐리, 로버트 라우센버그가 뉴욕 스쿨에 가담했다. 제스처 페인팅을 거세한 마크 로츠코는 컬러를 통해 인간의 보편적인 감정을 표현하는 색면 회화를 그렸다. 또한 조각가 허버트 퍼버와 데오도어 로작 등 조각가도 추상의 길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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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ackson Pollock, Untitled(Ocean Greyness), 1953/ Karel Appel, Two Heads,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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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amu Noguchi, The Cry,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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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 Rothko, Untitled(Violet, Black, Orange, Yellow on White and Red) 1949  

  


유럽: 날 것의 미술과 코브라 

 

 

제 2차 세계대전 후 유럽은 어제의 전통에서 벗어난 미술을 시도했다. 스페인에서 추상미술은 정치적 해방을 의미했다. 이탈리아의 화가들은 정치적 리얼리즘에 대항하는 방식으로 추상주의를 채택했다. 프랑스의 장 뒤뷔페는 즉각적인 접근 방식의 ‘Art Brut(날것의 미술)’이 인기를 얻기 시작, 카렐 아펠, 아스거 존 등 덴마크, 벨기에, 네덜란드의 미술가들이 결성한 코브라(Cobra) 그룹(1948-51)에 영향을 주게 된다. 코브라 화가들은 두텁게 칠하는 표면과 표현적인 선으로 새로운 ‘원시주의’를 표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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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sger Jorn, Untitled, 1956-57/ Karel Appel, The Crying Crocodile Tries to Catch the Sun,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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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ean Dubuffet, Knoll of Vision, 1952/ Simon Hantai, Cut Emerald Eye,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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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ouise Bourgeois, Femme Volage, 1951/ Louise Bourgeois,  Dagger Child, 1947-49
  

아르 앵포르멜(Art Informel)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일본과 스페인에선 반기하학적이고, 반자연주의적이며, 추상적인 미술을 의미하는 아트 앵포르멜이 풍미하게 된다. ‘아르 앵포르멜’은 프랑스에서 ‘시적인 추상주의’, ‘다른 종류의 미술’, ‘마티에리즘’, 얼룩을 의미하는 ‘타치즘(Tachisme)’으로도 알려졌다. 알베르토 부리, 안토니 타피에 등 이색 재료를 사용한 화가들과 쿠미 수가이, 자오 우키 등 파리에서 수학한 아시아계 화가들도 이 대열에 합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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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ntony Tapies, Great Painting, 1958/ Eduardo Chillida, From Within,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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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ierre Alechinsky, Vanish, 1959 

 

 

모노크롬 

 

 

1950년대 말 루치오 폰타나, 이브 클라인, 피에로 만조니 등은 과학적이고 객관적이며 상호작용적인 접근방식을 연구하면서 모노크롬 스타일을 소개했다. 관람객의 참가를 촉구하는 이들은 미술의 소재 자체를 거부하며, 운동, 빛과 컬러의 효과를 참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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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ves Klien, La Grande Anthtopometrie Bleue(ANT 105), 19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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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llsworth Kelly, Orange, Red, Relief,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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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akeo Yamaguchi, Work-Yellow, 1958

 

 ♣다케오 야마구치(山口正男, 1902-1983):  1902년 서울에서 태어나 일본으로 건너가 동경미술학교에서 서양화를 전공했다. 1927년 졸업 후 파리로 이주, 큐비즘의 영향을 받으며, 아방가르드 유럽 미술을 공부했다.


 1931년 도쿄로 돌아가 일본화/서양화/조각으로 나누어본 정부 주최 국전에 반대하는 니카카이에서 활동. 아방가르드와 실험, 추상주의를 옹호하면서 일본 근대미술에서 혁신적인 운동을 주도했지만, 널리 받아들여지지는 못했다.


 1950년대 중반 아방가르드가 복귀하자 야마구치는 아르 앵포르멜 영향을 받은 두텁운 붓질, 모노크롬으로 성숙한 추상화를 발표한다. 1969년 뉴욕 니혼바시갤러리에서 미니멀리즘과 개념미술을 조합한 붉은색 모노크롬화 15점을 선보였다.

 1955년과 63년 사웅파울루 비엔날레, 1956년 베니스비엔날레 일본관에 소개됐다. 1958년 구겐하임국제상 전시, 1964년 MoMA의 ‘신 일본 회화와 조각’전에 전시됐다. 1983년 4월 27일 일본에서 사망했다.

 

 

▶개관시간: 일-수요일 오전 10시-오후 5시45분, 토요일 오전 10시-오후 7시45분, 목요일 휴관, 추수감사절•크리스마스

 휴관. ▶입장료: $18(성인), $15(학생, 65세 이상 노인) 12세 미만 어린이 무료.  *토요일 오후 5시 45-7시 45분 마음대로

 내세요. 1071 5th Ave. 88th St. 212-423-3500, www.guggenheim.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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