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 용호청화백자 항아리 경매
여의주 사이에 용과 호랑이의 유희
크리스티가 뉴욕 아시안아트 위크(Asian Art Week)을 맞아 20일부터 23일까지 한국, 중국, 일본, 인도 등 아시안 미술품을 경매한다.
이번 경매엔 18세기 청화백자용호항아리(Blue and White Porcelain Jar with Dragons and Tigers)가 나왔다. 높이 13.5인치에 용과 호랑이가 여의주를 사이에 둔 채 구름 위에서 노닐고 있는 희귀한 모습이 그려져 있다. 하단 원 안에는 수복강녕(壽福康寧)의 4자가 쓰여져 있다.
크리스티 뉴욕의 한국미술 담당 김혜겸씨가 15일 언론 프리뷰에서 희귀한 청화백자용호 항아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Photo: Sukie Park
21일 경매될 이 항아리의 예상가는 100만-150만 달러다. 이날 경매될 한국과 일본 미술품 250점 중 최고가다. 크리스티는 이번 경매에 맞추어 '중요한 한국 도자기' 카탈로그를 별도로 발행했다. 이 도록에는 청화백자용호항아리를 다음과 같이 찬미했다.
"사랑스럽고 귀엽게 생긴 항아리다. 너무 크지도 아니하고 작지도 아니하며 구부와 어깨와 굽의 비례와 높이의 비례가 매우 적절하여 품에 안아주고 싶은 항아리다.
설백의 태토에 은은하게 청색이 비낀 유약에 진하지도 흐리지도 않은 코발트의 발색과 용호 네마리가 구름 속에서 두 마리씩 여의주를 사이에 두고 마주하고 있는 모습 등이 아주 희귀한 예이면서 모두 이 항아리에 사랑스러운 맛을 더한다.
두 마리 용은 18세기 전기의 특징을 가지고 있으나, 용의 머리털이 앞으로 쏠리지 아니하고 위로 솟고 등 갈기에 가시가 길게 위로 솟아있고, 5조룡이 아니고 4조룡이며 발에서부터 솟아오른 기가 위로 솟아오르지 아니한 것 등은 이 용이 18세기 중엽희 특징도 함께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면서 용호의 표현과 구름의 표현 등이 강하지 아니하고 부드러워 동화 속의 한 장면을 보는 것 같다. ...용호가 같이 등장하고 이렇게 태토와 유약이 18세기 전기의 특징을 지니면서도 아름답게 빛나는 사랑스런 항아리는 다시 보기 어려울 것이다."
크리스티 2층에 전시 중인 운보 김기창 화백의 4폭 수묵화 '춤추는 사람(Dancer)'의 예상가는 8000-1만2000달러다. SP
이날 한국미술 경매엔 용머리 장식의 8각 청화백자연적(예상가 5만-6만달러)과 운보 김기창(1913-2001) 화백의 4폭 수묵화 ‘춤추는 사람’(예상가 8000-1만2000달러) 등 한국 미술품 49점이 나온다.
크리스티는 이 기간 중 판매될 미술품은 1800여점으로 총 낙찰가는 48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기대했다.
경매될 미술품은 16일부터 20일까지 크리스티 뉴욕에서 감상할 수 있다. 입장은 무료. 20 Rockefeller Plaza(5-6th Ave@49th St..) 212-636-2000. www.christies.com.
15일 언론 프리뷰에서 공개된 미술품 하이라이트를 소개한다.
에도시대(1717년) 켄잔 센세이고가 제작한 산화철도기 향로(예상가 15만-20만 달러).
에도시대(1717년) 켄잔 센세이고가 제작한 산화철도기 향로(예상가 15만-20만 달러). Photo: Sukie Park
중국 서주(BC 11-10세기), 청동 제례종 ‘나오’(80만-120만 달러).
인도 촐라(Chola) 시대, 청동조각 ‘소마스칸다(Somaskanda)’(80만-120만 달러).
인도, 수도 굽타, 무제, 캔버스에 오일, 2007.(18만달러-25만 달러). S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