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s in the City
2013.09.29 00:39
1/12까지! 발튀스, 에로티카의 수수께끼 캔버스@메트로폴리탄 뮤지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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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튀스의 소녀와 고양이 에로티시즘
Balthus: Cats and Girls—Paintings and Provocations
September 25, 2013–January 12, 2014
Nude with Cat, 1949, Oil on canvas, National Gallery of Victoria, Melbourne
발튀스(Balthus, 1908-2001). 본명은 발타자르 클로소프스키.
메트로폴리탄뮤지엄에서 9월 25일부터 내년 1월 12일까지 열리는 ‘발튀스: 고양이들과 소녀들-회화와 도발(Balthus: Cats and Girls—Paintings and Provocations)’은 1930년대 중반에서 50년대까지 발튀스의 소녀와 고양이 그림에 포커스를 맞춘 특별전이다.
소녀를 모델로 한 에로틱한 그림으로 롤리타 콤플렉스와 포르노성이라는 비판을 받으며, 은둔자로 수수께끼 같은 삶을 산 발튀스.
그러나, 그가 사망했을 때 언론은 ‘20세기 위대한 화가’로 평하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Photo: Damian Pettigrew
피카소와 자코메티도 그를 찬미했다.
피카소는 “발튀스는 내 그림을 복사하는 여러 젊은 화가들보다 훨씬 낫다. 그야말로 진짜 화가다”라고 극찬하며, 발튀스의 그림 ‘아이들(Les Enfants)’을 사들였다.
발튀스의 전시가 뉴욕에서 열리는 것은 1984년 메트로폴리탄뮤지엄 회고전 이후 근 30년만이다.
이번 전시에는 소녀와 고양이 그림 외에 발튀스가 소년기에 그렸던 잉크화 '미추(Mitsou)' 시리즈도 처음 공개된다. 1919년 발튀스가 11살 때 실종된 고양이 미추를 찾아 나서는 모험을 그린 잉크화 시리즈.
1918년 발튀스는 부모와 스위스의 레이크 제네바로 여행갔다가 길잃은 고양이를 발견, 제네바 외곽의 시골집에서 키웠다.
이름은 미추라고 붙였다. 크리스마스 때 사탕을 너무 많이 먹은 소년 발튀스는 앓기 시작한다.
얼마 후 고양이가 사라지자, 소년은 사방으로 미추를 찾아 헤매기 시작한다. 발튀스는 이 과정을 40컷의 그림으로 그렸다.
마지막 드로잉에서 소년 발튀스는 홀로 눈물을 흘리고 있다.
24세의 시인 릴케. 발튀스 어머니의 연인이었다.
1920년 가을 독일 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는 제네바로 발튀스 엄마 엘리자베스 클로소프스카를 만나러 왔다가 발튀스의 그림을 보게된다. 그리고, 그림을 출판사에 소개했으며, 프랑스어로 '미추'의 서문을 썼다.
어머니의 애인이었던 릴케는 시 ‘나르시스(Narcisse)’를 발튀스에게 헌정했다.
발튀스는 릴케의 소개로 ‘좁은 문’의 작가 앙드레 지드, 화가 피에르 보다르, 모리스 드니 등을 만났으며, 조르쥬 브라크, 앙드레 드랭, 자코메티 등과도 교제했다.
Thérèse Dreaming, 1938, Oil on canvas, 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1936년 발튀스는 파리의 이웃집에 사는 11세 소녀 테레즈 블랑샤르를 모델로 에로틱한 그림을 그렸다.
제 2차 세계대전 중 스위스에 살 때는 소녀들이 꿈을 잠자거나, 독서하는 모습을 그렸다. 전시는 1953년부터 1960년까지 발튀스가 프랑스 중부의 샤토 드 샤씨에 살며 그린 환한 분위기의 대작도 선보인다.
Balthus, the Enigma
'고양이의 왕'에서 27세의 발튀스. The King of Cats, 1935, Fondation Balthus, Switzerland
발튀스는 마돈나, 프린스, 셰어처럼 일찌기 자신의 별명을 지었고, 스타들처럼 자신을 철저하게 관리해 삶 자체가 미스테리로 남았다.
1968년 런던의 테이트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열었을 때 카탈로그 바이오에 “발튀스는 아무 것도 알려지지 않은 화가(Balthus is a painter of whom nothing is known)”이라고만 적혀있었다.
14세의 모델 오들리 부뇽이 모델을 했다. 부뇽은 1986년 "화이어플레이스 앞에 남자는 없었다"고 회고했다.
The Golden Days, 1944 -46, Hirshhorn Museum and Sculpture Garden, Smithsonian Institution, Washington DC
발튀스는 1908년 2월 29일 파리에서 폴란드계 화가들 사이에서 차남으로 태어났다.
본명은 발타자르 클로소프스키. 자신을 ‘발타자르 믈로소프스키 드 롤라 백작(Count Balthazar Klossowski de Rola)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윤년에 태어났으니, 발튀스는 4년마다 생일을 맞는 셈이었다. 따라서 그는 92세로 사망한 것이 아니라, 23세였다는 농담도 있다.
아버지 에리히 클로스프스키는 미술역사가, 화가, 무대디자이너였으며 어머니 엘리자베스 도로시아 스피로는 ‘발라디네(Baladine)’라는 이름으로 전시를 하던 화가였다. 이들은 폴란드를 떠나 독일로 이주해 시민권을 받고, 파리에서 살았다.
발튀스는 어머니가 러시아 로마노프 왕조의 후손이라고 주장했으며,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애인이었다고 종종 말했다. 그러나, 어머니가 유대인이었다는 설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부인했다.
The Salon II, 1942, Oil on canvas, The Museum of Modern Art
‘발튀스: 전기(Balthus: A Biography)’를 쓴 니콜라스 폭스 웨버에 따르면, “발튀스는 항상 어린이로 남아있고 싶다”고 종종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2월 29일 윤년생이라 나이를 4년마다 먹게 되면, 그는 정신적으로 늘 어린이에 고착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웨버는 전기에서 발튀스가 이탈리아 르네상스 화가 피에로 델라 프란체스카의 작품과 철학자 형이 매료된 마르퀴 드 사드(새디즘, 마조히즘)의 영향을 받았다고 기술하고 있다.
또한 발튀스는 “난 19세기에 너 많이 속해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 시대를 잘못 타고 태어났다는 의식과 소년에 고착하겠다는 열망으로 그의 캔버스는 유행하던 입체파를 버리고, 전 시대의 리얼리즘과 소녀와 고양이로 대표되는 에로티카에 천착했던 것이다.
영원히 소년으로 남아있고 싶다는 열망은 귄터 그라스의 소설 ‘양철북(Tin Drum)’의 오스카를 연상시킨다. 발튀스는 소년 시절 어머니와 독일의 위대한 시인 릴케의 관계를 어떤 시선으로 관찰했을까?
The Guitar Lesson, 1934, private Collection
1934년 파리의 피에르 갤러리에서 첫 개인전을 열었을 때 ‘기타 교습’(1934)이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기타는 제쳐져 있고, 기타 여선생이 반라의 소녀를 성적으로 추행하는듯한 동작, 기타 선생은 발튀스가 동화한 인물로 여겨졌다.
발튀스는 말했다.
"나는 시선을 끌 수 있는 그림을 그리고 싶었다."
Girl at a Window(왼쪽), 1957, 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Girl at a Window, 1955, Private collection
1937년 발튀스는 안토아네트 드 와트빌과 결혼했으며, 2년 후 프랑스군으로 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다.
제대 후 스위스로 이주했다가 전쟁이 끝난 후 프랑스로 돌아간다. 그리고, 시인 바이런이 살던 제네바 인근의 빌라 디오다티에서 살았다. 발튀스는 종종 바이런과 동일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1996년 다큐멘터리 'Balthus: Looking Glass Itself' 촬영장에서 발튀스와 부인 세츠코. Photo: Damian Pettigrew
1962년 발튀스는 일본에서 35세 연하의 화가 세츠코 이데타를 만났고, 5년 후 결혼해 딸 하루미를 두었다.
1977년 이후 스위스의 그랑 샬레에 은둔해 살아왔다.
60여년간 300여점의 그림을 그려온 발튀스는 대중과 거리 두기를 원했으며, 자신의 그림은 ‘읽혀지는 것이 아니라 보여져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발튀스는 1996년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난 사람들이 소녀 그림에 대해 롤리타로 보는 걸 정말 이해할 수 없다. 소녀 모델들은 내가 절대 건드릴 수 없다.
몇 미국 기자들은 내 작품이 포르노적이라고 보는데, 그게 무슨 뜻인가? 지금 모든 것은 포르노적이다. 광고도
포르노적이다. 화장품 앞에 있는 젊은 여성은 오르가즘을 느끼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난 포르노적으로 그린 적이
결코 없다. 아마도 ‘기타 교습’을 제외하고는."
1992년의 발튀스. 소녀 시벨리와 함께. Photo: Mediamuse
1938년 뉴욕의 피에르 마티스 갤러리에서 첫 전시 후 1956년 MoMA에서 전시회, 1984년 메트로폴리탄뮤지엄에서 회고전을 열었다.
1997년 프랑스 다미안 페티그루 감독이 다큐멘터리 ‘Balthus Through the Looking-Glass’를 연출했다.
▶개방시간: 일-목 오전 10시-오후 5시30분, 금-토 오전 10시-오후 9시 *추수감사절, 크리스마스, 5월 첫 월요일 휴관.
▶입장료: 성인($25), 65세 이상($17), 학생($12). *추천 기부금제(suggested donation). 1000 5th Ave. 82nd St. 212-535-7710,www.metmuseum.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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