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임스 간돌피니 주연 '말 다했어(Enough Said)'
'소프라노'의 마피아 보스가 '사인펠드'의 엘레인과 만나 중년의 러브스토리를 담담하게 그려나가는 로맨틱 코미디 'Enough Said'.
알고 보면, 부드러운 남자 '말 다했어(Enough Said)' ★★★★
마피아 영화라곤 ‘대부’와 ‘굿 펠라스’ 정도만 봤고, HBO 히트 시리즈 ‘소프라노’를 제대로 본 적은 없었다. 토니 소프라노 역으로 찬사를 받은 제임스 간돌피니(James Gandolfin)의 연기력을 실감할 기회가 없었다.
그러나, 지난해 말 캐슬린 비글로우 감독의 ‘빈 라덴 암살작전(Zero Dark Thirty)’에서 CIA 국장으로 잠깐 출연한 간돌피니에 반하지 않을 수 없었다. 수트에 안경을 끼고, 그 특유의 혓놀림으로 대사를 했는데, 중후한 카리스마가 잠시 스크린을 장악했다. 소프라노로 에미상 트로피를 3개나 품에 안은 마피아 전문 배우.
'Enough Said'에서 제임스 간돌피니는 지저분해서 이혼당한 알버트 역을 맡았다.
제임스 간돌피니는 지난 6월 로마의 한 호텔에서 눈을 감았다. 푸아 그라, 새우 튀김, 럼주, 맥주, 피나 콜라다가 간돌피니 최후의 만잔으로 알려졌다. 51세의 배우는 브라운관에서 보여준 마피아 보스와는 다른 자애로운 남자였다고 한다. 7000만 달러에 달하는 유산을 비서와 친구에게까지 나누어주고 갔다.
그의 유작이 된 영화 ‘말 다했어(Enough Said)’에서 간돌피니는 로맨틱 코미디의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결혼했고, 이혼도 했으며, 자식은 이제 대학갈 때가 된 두 남녀의 러브 스토리.
NBC-TV 히트 코미디 ‘사인펠드(Seinfeld)’의 엘레인 역의 줄리아 루이 드레퓌스(Julia Louis-Dreyfus)가 상대 역 에바로 등장한다. 갱 드라마와 시트콤으로 TV 스타가 된 이들이 스크린에서 랑데부한 것이다.
알버트는 레드 와인, 에바는 화이트 와인. 빈 둥지 신드롬에서 벗어나려는 이혼 남녀의 사랑을 찾는 이야기.
마사지 치료사인 에바(줄리아 루이 드레퓌스)는 딸이 대학갈 때가 다가오면서 ‘빈둥지 신드롬’에 대처하기 위해 남자를 만난다. 어느 파티에서 만난 알버트(제임스 간돌피니)는 대머리에 배불뚝이로 외모는 별로다. 하지만, 위트있는 말 솜씨에 끌린다. 알버트는 TV 방송국의 도서관에서 일하며, 옛날 드라마의 대사를 줄줄이 외는 남자다.
이들은 서서히 끌리지만, 중년의 데이트는 청춘과 다른 법. 서두르지 않으며, 이것저것 소심하게 재기 마련이다.
에바는 시인 마리안(캐서린 키너)의 치료사로 가까워지면서 마리안의 전 남편에 대한 험담을 듣게 된다. 그런데, 알고 보니 알버트가 마리안의 전 남편이었던 것.
에바와 반항스러운 딸
파티에서 만난 시인 마리안
에바의 단짝 친구(토니 콜레트) 부부
에바와 마리안은 친구가 된다
알버트와 냉소적인 딸 에바의 딸 친구가 에바를 더 잘 따른다 줄리아 드레퓌스, 니콜 홀로프세니 감독, 캐슬린 키너.
그러면, 에바는 문제 많은 남자와 사랑에 빠진 것일까? 마리안의 말을 어디까지 믿어야 할까?
영화 ‘말 다했어’는 구로자와 아키라 감독의 ‘라쇼몽(나생문)’의 주제처럼 친실을 묻는다. 그러나, 사랑이라는 이름의 게임에서 누가 진실을 물을 수 있을까? 사랑은 맹목적이며, 상대적이지 않은가?
니콜 홀로프세니(Nicole Holofcene) 감독은 중년의 러브 스토리를 과장없이 섬세하게 그려나간다.
간돌피니의 섬세하고 부드러운 매력과 드레퓌스의 흐드러진 연기가 조화롭다. 게다가 자아도취풍의 캐서린 키너와 에바의 친구로 분한 토니 콜레트까지 최근 스크린에서 보기 힘든 앙상블 연기를 보여준다. http://www.foxsearchlight.com/enoughsai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