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추방유예: 불법체류 청소년과 군 복무자의 불법체류 직계가족
오늘은 오바마 행정부에 의해 현재 시행되고 있는 (1) 서류 미비자 청소년들과 (2) 군 복무자의 서류미비자 직계 가족들을 위한 추방유예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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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방유예(Deferred Action)란 추방절차를 일정 기간동안 유예하겠다는 일종의 자유재량에 의한 결정(Discretionary Determination)입니다. 그러므로, 추방유예 승인을 받았다고 해서 자동적으로 합법신분 (Lawful Status)이 주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많은 분들이 얼마 전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도중 1,100만 서류 미비자(undocumented immigrant·불법체류자) 전체를 위한 추방유예를 요구한 한인 학생 홍주영(*하단 편집자 주 참조)씨를 기억하실 겁니다. 올해 안 포괄적 이민개혁이 무산된 시점에서 추방 유예를 통해서나마 일시적인 혜택을 요구하는 그의 목소리가 절실하게 느껴졌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홍주영씨의 요구에 대해 자신은 그런 능력이 없다고 답변했습니만, 사실 그동안 여러가지 형태의 추방유예가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아이티 지진 피해자나 태풍 카트리나 피해자에게 추방유예가 그것입니다. 더불어 오늘 설명드릴 현재 시행중인 추방유예도 있습니다. 따라서 또 다른 형태의 추방유예를 요구하는 홍주영씨의 주장은 상당한 설득력을 가진다고 봅니다.
<1> 서류 미비자 청소년을 위한 추방유예
먼저, 서류 미비자 청소년을 위한 추방유예(DACA: Deferred Action for Childhood Arrivals)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DACA는 오바마 행정부에 의해 2012년 6월 15일에 발표되어, 같은 해 8월 15일부터 실시된 행정명령입니다.
이민국 (USCIS)의 보고에 따르면, 2013년 10월 현재 580,000여명이 DACA를 신청했고 이는DACA 접수가 가능한 인구 중 약 58%에 해당된다고 합니다. 이 중 승인을 받은 신청자는 474,000여명에 이르러 80%이상의 승인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인의 경우 DACA 신청이 가능한 추정 인구 22,000여명 중 약 8,000명 정도가 승인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DACA 신청인 자격
일단 DACA 승인을 받기 위해서 신청인은 다음의 조건들을 모두 만족시켜야 합니다.
1. 2012년 6월 15일을 기준으로 31세 미만이어야 합니다.
2. 신청서를 제출할 때를 기준으로 15세 이상이어야 합니다. 예외적으로 구류되어 있지 않은 가운데 추방재판에 회부되었거나, 추방명령을 받은 경우나, 자발적인 출국명령을 받은 경우 등에는 15세보다 어려도 신청이 가능합니다.
3. 16살 생일 이전에 미국에 입국했어야 합니다.
4. 2007년 6월 15일 이후 현재까지 미국에 지속적으로 (Continuously) 거주하고 있어야 합니다.
5. 2007년 6월 15일에 미국에 거주하고 있었고, DACA 신청한 시점에도 미국에 거주하고 있어야 합니다.
6. 2012년 6월 15일 이전에 밀입국했거나, 2012년 6월 15일 현재 서류 미비자 신분이어야 합니다.
7. 현재 학교에 재학중임을 증명하는 기록, 고교 졸업장 혹은 GED와 같이 고교과정을 완료했다는 증명서을 제출해야 합니다. 군인의 경우 명예제대한 기록을 제출해야 합니다.
8. 중범죄 (felony), 중대한 경범죄 (significant misdemeanor), 3번 이상의 경범죄 기록이 없거나 국가 안보나 공공안전에 위협적인 행동을 하지 말았어야 합니다.
실제로 신청 서류 준비와 관련되어 주로 문의해오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2007년 6월 15일과 DACA 신청 시점에 미국에 거주했던 것을 증명하기 힘든 경우가 많습니다. 당일 병원기록이나 학교 캠프 참석 등의 기록이 있으면 다행입니다만, 그렇지 않은 경우라도 당일 전후 기록들 중 최대한 근접한 자료들을 통해 간접적으로도 증명이 가능합니다.
두번째로, 2012년 6월 15일 이후 DACA를 신청하는 시점까지 지속적인 거주기록을 제출하지 않아서 DACA를 접수한 후 추가서류(RFE: Request For Evidence) 요청을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따라서 2007년 6월 15일 이후 신청일까지 체류기간이 끊이지 않도록 되도록 많은 자료를 제출하는 것이 좋습니다.
세번째로, 밀입국자이거나 출입국 기록인 I-94 Form을 분실한 경우 16살 생일 이전에 미국에 입국한 사실을 증명하기 힘든 경우가 있습니다. 이럴 경우 입국과 관련될 만한 모든 이민 서류들을 보충서류로 제출하게 되는데 그것마저 없는 경우도 왕왕 있습니다. 그럴 때는 신청인의 입국 사실을 잘 아는 사람의 진술서 (Affidavit)를 상세히 작성하여 제출할 수도 있습니다.
네번째로, 많은 분들이 학생신분과 같이 DOS (Duration of Status)로 체류하면서 2012년 6월 15이전에 학생신분을 위반한 경우에 대해 문의하십니다. 즉, 불법으로 일을 했거나, 풀타임 수업을 듣지 않은 등의 이유로 이민법을 위반한 경우 DACA 신청 자격 요건 중 서류 미비자에 해당된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결론은 해당이 되지 않습니다. 2012년 6월 15일 이전에 이민판사로부터 추방명령을 받음으로써 신분이 종료된 경우에 한해 서류 미비자로써 DACA 신청이 가능함을 유의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많은 분들이 고민하는 부분이 범죄 기록이 있는 경우입니다. 위 조건 (#8)에 해당되는 범죄 기록이 있는 경우 DACA 신청이 거절될 뿐만 아니라 향후 추방재판에 회부될 것임을 이민국에서 명확하게 경고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만일 해당 범죄기록이 있는 분들은 섣불리 신청하지 말고 반드시 주위에 계신 전문인의 조언을 구한 뒤 결정해야 합니다. 잘못된 정보에 의지하거나 신원조회에서 밝혀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요행에 의거해 신청하는 일이 없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합니다.
DACA 승인 이후 혜택
그렇다면 DACA 승인 이후 어떤 혜택이 주어질까요? 주의할 점과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DACA 신청을 위해서는 I-821D, I-765 그리고 I-765WS을 함께 제출해야 합니다.
일단 승인이 되면, 신청자는 유예기간동안 합법적으로 체류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2년간 유효한 노동허가증이 발급되고, 이 허가증은 만료 전 재발급 신청으로 연장이 가능합니다. 노동허가증을 가지고 소셜넘버를 신청할 수 있고, 운전면허증도 가능할 수 있습니다 (주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주의할 점은 위에서 언급한 대로 DACA 승인으로 인해 합법신분이 주어지는 것이 아니며, 이를 토대로 영주권이나 시민권으로 이어질 수 없다는 점입니다.
간혹 DACA 신청을 한 뒤 아직 승인이 나기 전에 해외 여행을 해도 되는지 문의하는 경우가 있는데, 승인나기 전 해외 여행을 해서는 안됩니다.
승인된 이후에도 자동적으로 해외여행이 가능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별도로 Form I-131를 제출하여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이민국은 단순 휴가 목적인 아닌, 인도주의적인 이유 (치료목적, 가족의 장례식 참여, 친지를 위한 병문안 등), 교육적인 목적, 혹은 고용과 관련된 목적 (인터뷰, 회의, 훈련, 혹은 해외 고객과의 미팅 등)에 대해 해외여행를 허가해주고 있습니다.
서두에 설명드린 통계에서도 나타나듯이 한인 청소년들 경우 상당수가 DACA 신청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아마도 포괄이민 개혁을 기대했거나 앞으로 가능할 지도 모를 다른 형태의 개혁안을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와 관련되어 눈여겨 볼 법안이 최근 공화당 하원의원인 Joe Heck의 드림법안인 Kids Act입니다. 간단하게 설명하면, 일정 조건을 만족시킬 경우 6년짜리 조건부 영주권이 주어지고, 조건이 제거된 이후 영구 영주권을 받은 즉시 시민권 신청도 가능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에 기대치를 높이고 있습니다.
<2> 군복무자의 서류미비자 직계가족들을 위한 추방유예
다음으로 군복무자의 서류미비자 직계가족들을 위한 추방유예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포괄적 이민개혁 통과가 무산된 시점인 2013년 11월, 오바마 행정부는 군인들의 서류 미비자 직계가족들에 대해 추방유예를 전격적으로 단행했습니다.
즉, 현역 군인은 물론 예비군과 퇴역군인들의 서류 미비자 배우자, 자녀, 부모들까지 PIP (Parole in Place)로 불리는 구제조치를 신청해 추방을 유예받고, 미국내에서 합법체류를 허용받게 된 것입니다. 특이할 점은 미국내에서 영주권까지 취득하도록 허용한다는 것입니다. 참고로, PIP는 1년 이상씩 연장이 가능합니다.
지금까지 현재 시행 중인 두 가지 추방유예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홍주영씨의 주장처럼 포괄적인 이민개혁이 통과되기 전에 1,100만 서류 미비자를 위한 추방유예가 시행될 수 있도록 오마바 대통령의 정치적인 결단이 절실한 시점이라는 생각입니다.
마지막으로 다른 모든 이민케이스와 같이 더 자세한 내용은 주위에 계신 전문인과 의논하시길 권합니다.
*[편집자 주] 홍주영
11월 27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샌프란시스코 차이나타운에서 이민걔혁에 관해 연설하는 도중 홍주영(샌프란시스코 주립대학원 재학)씨는 "대통령 권한으로 서류미비 이민자 추방을 즉각 중단해 달라"고 호소했다.
홍씨는 IMF 외환위기가 불어닥치자 2001년 전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주했다. 대학입학 원서를 쓰면서 자신이 '불법 체류자'임을 알게됐고, 때문에 운전면허증과 신분증을 받을 수 없었으며, 언제 추방될지 모른다는 공포 속에서 살았다. 홍씨는 캘리포니아대 버클리 졸업 후 샌프란시스코주립대학원에서 정치학과 행정학을 전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