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Arts in the City

2014.02.23 16:26

이탈리아 미래파: '우주의 재편성' 특별전@구겐하임뮤지엄(2/21-9/1)

sukie

조회 수 41546 댓글 2

*토요일 오후 5시 45-7시 45분 마음대로 내세요.

전통 말살, 기계와 전쟁 찬미의 예술...미래파 다시 보기

Italian Futurism, 1909–1944: Reconstructing the Universe
February 21–September 1, 2014@구겐하임뮤지엄

Umberto Boccioni, Elasticity (Elasticità), 1912, Oil on canvas, 100 x 100 cm,Museo del Novecento, Milan

Photo: Luca Carrà © Museo del Novecento, Comune di Milano–all legal rights reserved

전통과의 단절, 기계문명과 속도를 찬양하는 이데올로기, 유럽 아방가르드 문화운동의 하나였던 이탈리아 미래파(Futurism) 특별전 ‘이탈리아 미래파, 1909-1944 우주의 재편성(Italian Futurism, 1909–1944: Reconstructing the Universe)’이 2월 21일부터 9월 1일까지 구겐하임뮤지엄에서 열린다.

이 특별전엔 시인 필리포 토마소 마리네티(Filippo Tommaso Marinetti)가 1909년 프랑스 신문 ‘르 피가로’에 미래주의 선언문을 발표한 이후부터 제 2차 세계대전의 종말인 1944년까지 화가와 건축가, 디자이너, 소설가 등 80여명의 회화, 조각, 광고, 건축물, 도자, 디자인, 패션, 영화, 시, 사진, 퍼포먼스, 음악, 연극 등 다양한 장르의 360여점이 소개되고 있다.

Ivo Pannaggi, Speeding Train (Treno in corsa), 1922, Oil on canvas, 100 x 120 cm,Fondazione Carima–Museo Palazzo Ricci, Macerata, Italy Photo: Courtesy Fondazione Cassa di risparmio della Provincia di Macerata

1909년 마리네티가 ‘르 피가로’지에 발표한 ‘미래파의 기초와 선언문’에 따르면, 미래파의 목적은 과거를 폐기하고, 근대화를 추종하며, 전쟁을 찬미한다.
미래파는 문학운동으로 출발했지만, 미술, 광고, 패션, 음악 및 연극 부문까지 포용하면서 이탈리아를 넘어서 영국과 러시아의 시인 마야코프스키까지 전 유럽에 영향을 끼쳤다. 미래파 추종자들은 말 그대로 전통, 과거의 단절로 산업, 기계와 도시의 속도에서 영감을 받았다.

Giacomo Balla, The Hand of the Violinist (The Rhythms of the Bow) (La mano del violinista [I ritmi dell’archetto]), 1912, Oil on canvas, 56 x 78.3 cm, Estorick Collection, London © 2014 Artists Rights Society (ARS), New York/SIAE, Rome

미래파(Futurism): 과거 단절, 기계& 전쟁 찬미의 이데올로기

미래파는 세기말 속물적이며 퇴폐적인 부르주아 예술에 대한 반발로 탄생하게 된다. 과거와의 단절을 촉구하고, 고전을 모독하며, 과거의 규범을 거부. 박물관과 도서관 파괴 주창했다. 반면, 과학과 기계, 속도, 그리고 젊은이를 찬미하며, 파괴를 통해 구질서를 개편할 수 있는 투쟁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극단적으로 전쟁과 폭력을 옹호했다.

Filippo Masoero, Descending over San Pietro (Scendendo su San Pietro), ca. 1927–37 (possibly 1930–33), Gelatin silver print, 24 x 31.5 cm, Touring Club Italiano Archive

미래파 제 1세대는 속도감을 표현하는 역동적인 움직임과 분산된 형태를 통해 관람객을 작품의 중심에 두는 시공간을 깨트리는 작품을 제작했다. 미래파는 예술적인 어휘일 뿐만 아니라 새로운 삶의 방식이기도 했다.

6Cangiullo_Grande folla in piazza del Popolo.jpg

Francesco Cangiullo, Large Crowd in the Piazza del Popolo (Grande folla in Piazza del Popolo), 1914, Watercolor, gouache, and pencil on paper, 58 x 74 cm, Private collection © 2014 Artists Rights Society (ARS), New York/SIAE, Rome

미 래파는 창설자 마리네티를 비롯 지아코모 발라(Giacomo Balla), 베네타 카파 마리네티(Benedetta Cappa Marinetti), 움베르토 보치오니(Umberto Boccioni), 카를로 카라(Carlo Carrà), 포르투나토 데페로(Fortunato Depero), 엔리코 프람폴리니(Enrico Prampolini) 등 미술가를 비롯, 시인 프란체스코 칸지울로(Francesco Cangiullo)와 로사 로사(Rosa Rosà), 건축가 안토니오 산엘리아(Antonio Sant’Elia), 작곡가 루이지 루솔로(Luigi Russolo), 사진가 안톤 줄리오 브라가글리아(Anton Giulio Bragaglia), 타토(Tato Guglielmo Sansoni), 무용가 지아니나 센시(Giannina Censi), 도예가 툴리오 달비솔라(Tullio d’Albisola) 등 2000여명이 가담했다.

Umberto Boccioni, Unique Forms of Continuity in Space (Forme uniche della continuità nello spazio), 1913 (cast 1949), Bronze, 121.3 x 88.9 x 40 cm, 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New York, Bequest of Lydia Winston Malbin, 1989, Image Source: Art Resource, New York © 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그러나, 미래파는 뮤지엄, 도서관, 학교를 파괴하고, 미래, 민족주의와 전쟁을 찬미하던 미래파는 이탈리아 파시즘(Fascism)과의 연관성으로 오점을 남기게 된다.

실제로 마리네티는 1918년 미래파 정당을 창설했으며, 이듬해 무솔리니의 파시즘 정당과 합병했다. 그리고, 파시즘 선언서를 기초했다가 1920년 탈퇴한 후 3년간 정치와 결별하게 된다. 그러나 마리네티는 파시즘의 철학적 근거를 제공한 장본인이었다. 이후 마리네티는 미래파를 이탈리아의 국가예술로 만들려다가 무솔리니의 반대로 실패한다.

파시즘과의 밀접한 관계에도 불구하고 미래파는 유럽 미술사, 특히 아방 가르드의 초석을 제공한 문화운동이었다.
미래파 없이 다다(Dada)는 태동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또한, 마리네티의 부인 베네데타 카파가 미래파의 제 2물결에서 여성운동의 옹호자였음도 기억해야 한다.

마리네티

아이러니컬하게도 미래파 특별전 개막 이튿날인 2월 22일 저녁 '맘대로 내세요' 시간대에 구겐하임에서 시위가 일어났다. 돈과 미술의 도시로 부상 중인 아랍 에미레이트의 아부다비 구겐하임 분관 건축에 아시아 노동자들을 착취하고 있다는 데모대가 확성기와 리플렛을 뿌리며 항의했다고.

2014년 늦겨울에서 초가을까지 구겐하임의 미래파 특별전은 유럽에서 입체파, 점묘파, 추상주의, 사회적 리얼리즘과의 상호 영향도 가늠해볼 수 있는 전시다. http://www.guggenheim.org

▶개관시간: 일-수요일 오전 10시-오후 5시45분, 토요일 오전 10시-오후 7시45분, 목요일 휴관, 추수감사절•크리스마스 휴관.

▶입장료: $22(성인), $18(학생, 65세 이상 노인) 12세 미만 어린이 무료. *토요일 오후 5시 45-7시 45분 마음대로 내세요.

1071 5th Ave. 88th St. 212-423-3500, www.guggenheim.org.

구겐하임의 설계자 라이트의 이름을 딴 레스토랑 '라이트(The Wright)'는 와인이나 칵테일 한잔 하며 쉬어가기 좋다. SP

@Stop4Eat=센트럴파크의 재클린오나시스케네디 저수지가 내려다보이는 '카페3'에서 커피와 컵케이크, 머핀 등 스낵을 판매한다. 2009년 구겐하임 개관 50주년을 맞아 오픈한 '라이트(The Wright, 212-427-5690)'은 모던한 인테리어가 뮤지엄 건물과 잘 맞는다. 트러플을 살짝 얹은 와일드머쉬룸 리조토, 라이트 샐러드, 볼로네즈 파스타 등을 맛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