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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3.25 22:50

신경림, 갈대/Shin Kyong-rim, A Re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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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상희2.jpg



갈대 


신경림

 
 
언제부턴가 갈대는 속으로
조용히 울고 있었다.
그런 어느 밤이었을 것이다. 갈대는
그의 온 몸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알았다.

바람도 달빛도 아닌 것.
갈대는 저를 흔드는 것이 제 조용한 울음인 것을
까맣게 몰랐다.
--- 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란 것을
그는 몰랐다.
 

A Reed


Shin Kyong-rim


For some time past, a reed had been
quietly weeping inwardly.
Then finally, one evening, the reed
realized it was trembling all over.

It wasn't the wind or the moon.
The reed was utterly unaware that it was its own
quiet inward weeping that was making it tremble.
It was unaware
that being alive is a matter
of that kind of quiet inward weeping.  



Translated by Brother Anthony/An Sonjae

*Published with permission from Brother Anthony.




신경림.jpg
신경림(1935 ~ )
충북 청주 출생. 동국대 영문과 졸업. 1959년 ‘문학예술’에 시 ‘갈대’가 추천되어 문단에 데뷔. 1974년 제1회 만해 문학상, 1981년 제8회 한국 문학 작가상, 1990년 이산 문학상을 수상했다. 시집으로 ‘농부’‘달넘새’‘가난한 사랑노래’‘길’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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