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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티스와 샤갈, 무언의 대화

포칸티코 힐의 유니온 처치
Union Church of Pocantico Hills, New Y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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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살의 나이 차이가 있었지만, 친구이자 라이벌이었던 마티스(1869 – -1954)와 피카소(1881-1973)의 듀엣 전시회는 종종 열려왔다.


마티스와 샤갈(1887 – 1985)은 어떤가? 

이들이 분명 파리에서 만났을 터이지만, 마티스와 샤갈 듀엣전은 드물다. 이들의 작품이 업스테이트 뉴욕 포칸티코 힐의 자그마한  유니온 처치 안에서 마주보고 있다. 


거장들의 작품을 미술관 바깥에서 보는 것은 어쩐지 더 특별하다. 

마크 샤갈도 메트나 MoMA에서보다 뉴욕 메트로폴리탄오페라 하우스와 UN 본부에서도 볼 때 더욱 의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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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센트럴에서 허드슨라인 메트로 노스 기차 타고 혹은 뉴욕•뉴저지에서 자동차로 허드슨밸리를 향해 1시간 남짓 올라가면 록펠러 가문의 마을 ‘슬리피 할로우(Sleepy Hollow)’에 당도한다. 


팀 버튼 감독, 조니 뎁 주연의 호러 영화 ‘슬리피 할로우’(1999)가 바로 이 동네를 배경으로 한 워싱턴 어빙의 공포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 슬리피 할로우 공동묘지엔 워싱턴 어빙을 비롯, 앤드류 카네기, 월터 크라이슬러, 브룩 애스터, 엘리자베스 아덴 등이 잠들어 있다.


슬리피 할로우와 인근 태리타운(Tarry Town)은  미국의 갑부들이 살던 동네로도 유명하다.  록펠러 맨션 키쿠이트를 비롯해 필립스 매너, 밴 코틀랜드 매너, 몽고메리 플레이스 히스토릭 에스테이트 등 호화 맨션이 즐비하다. 


태리타운에 가면, 샤갈과 마티스가 무언의 대화를 하는 이 유니온 처치에 들러볼만 하다. 



슬리피 할로우와 록펠러 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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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어떻게 샤갈의 스테인드글래스 창문 10개와 마티스의 로즈 윈도우가 이 교회당 안으로 들어갔을까? 

미술을 사랑했던 록펠러 가문의 덕이다. 록펠러 가문은 MoMA와 아시아소사이어티뮤지엄의 창설에도 지대한 공헌을 했다.

 

1890년대 초 석유재벌 존 D. 록펠러는 뉴욕 업스테이트의 고요한 마을 슬리피 할로우 카운티(Sleepy Hollow Country)로 들어갔다. 그의 외동 아들 존 D. 록펠러 주니어는 세계 교회운동 지지자로 지역사회에서 교회당의 중요성을 간파했다. 그래서 온 가족이 주말에 예배를 볼 수 있는 교회당을 필요로 했다.



000matisse.jpg  000chargall.jpg 마티스(왼쪽)와 샤갈



1920년대 유니온 처치 교인들이 현재의 건물을 짓기로 결정했고, 아버지 존 록펠러 주니어가 비용을 부담했다. 교회 타워의 카리용(종•鐘)은 존의 어머니인 로라 스펠만 록펠러를 추모하기 위한 것이었다. 


애비 록펠러는 1920년대 수 차례 파리에서 앙리 마티스(1869~1954)와 친구로, 현대 화가들 중 가장 위대한 화가로 높이 평가했다. 뉴욕현대미술관(MoMA) 창립자 중 한 명이었던 애비는 MoMA에 첫 번째 솔로 전시회로 마티스 개인전을 강력히 추천했다. 


1931년 마티스의 개인전 오프닝에 맞추어 뉴욕에 올 것을 설득하기도 했다. 애비는 모던아트를 혐오했던 남편 존으로 하여금 마티스를 위한 만찬을 대접하도록 유도했다. 존은 마티스를 만나 대화를 했어도 여전히 모던아트에 고개를 갸우뚱했다고 한다.



마티스의 로즈 윈도우



00MG_8741-jamie-mortorano.jpg Photo: Jamie Mortorano



원래 로즈 윈도우(rose window)는 종탑과 함께 고딕 양식 교회당의 상징이다. 원형의 수레바퀴 모양이라 차륜창으로도 불리는 로즈 윈도우는 파리의 노틀담 성당과 맨해튼의 세인트존더디바인 성당에서도 볼 수 있다. 


1948년 애비가 작고하자 아들 존과 형제들은 포칸티코힐에 어머니의 심오한 인간성과 아름다움을 사랑하는 마음을 반영하는 메모리얼을 세우기로 결정했다. 둘째 아들 넬슨은 어머니가 사랑했던 마티스에게 스테인드글래스 창문을 의뢰하자고 제안한다. 어머니를 추모할 가장 적합한 장소인 유니온 처치에 설치하게 된 것이다.


마티스 만큼 완벽한 선택은 없었다. 스테인드글래스와 잘 어울리는 어머니 애비와 모던아티스트 중 색감을 중시하는 마티스는 잘 맞아 떨어졌다. 넬슨도 마티스를 좋아해 그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었다. 


제2차 세계대전 무렵부터 노쇠한 거장 마티스는 가위와 색종이로 페이퍼컷 작업을 즐기고 있었다. 그러나 로즈 윈도 프로포절을 받았을 때 마티스는 주저했다고 한다. 그의 나이 여든네살이었고, 몸도 쇠약해가고 있었던 것. 


하지만 넬슨의 집요한 설득으로 마침내 마티스는 종이와 마술의 가위를 들었다. 

1954년 11월 마티스가 죽었을 때, 로즈 윈도우의 축소모형이 그의 침실에 놓여있었다. 죽기 이틀 전에 완성한 것이다. 넬슨은 1956년 5월 13일 마더스데이(Mother's Day)에 로즈 윈도우를 헌사하게 된다. 



샤갈의 윈도우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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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유대인 화가 샤갈이 록펠러의 기독교 예배당에 스테인드글래스 윈도우를 설치하게 됐을까?


1960년 아버지 존이 사망하자 허드슨밸리의 슬리피 할로 지역을 사랑하고 포칸티코힐 집을 사랑했던 아버지를 추모하고 싶어졌다. 존의 자식 여섯 명은 유니온 처치 안에 아버지 존을 기리는 스테인드글래스를 설치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기독교 정신과 아버지 존의 삶을 강조하는 컬러풀한 윈도우 프로젝트는 1960년 10월 교인총회를 통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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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누가 존 D. 록펠러 주니어의 추모 스테인드글라스를 제작할 것인가?


이듬해 체이스맨해튼뱅크 회장이 된 넬슨은 부인 페기와 함께 파리를 여행 중이었다. 파리를 떠나기 전날 부부는 루브르박물관을 방문해 12개의 스테인드글래스 윈도우 특별전을 보게 된다. 12개의 이스라엘 부족을 대표하는 이 윈도우들은 예루살렘의 대학병원에 있는 유대인 회당을 위해 제작된 것이었다. 아티스트는 마크 샤갈(1887~1985)이라는 이름의 러시아 출신 유대인이었다. 여기서 페기는 샤갈의 색채감각에 매료되어 유니온 처치의 스테인드글래스 작가로 강력히 추천하게 된다.


뉴욕으로 돌아온 넬슨과 페기는 파리에서 발견한 샤갈에 대해 논의했다. 때마침 그해 MoMA에선 샤갈의 ‘예루살렘 윈도우’전이 열려, 식구들과 교인들이 모두 관람했다. 1963년에 이르러 유니온 처치 윈도우 작가는 마침내 샤갈로 정해진다.


샤갈은 흔쾌히 이 프로젝트를 수락하고 록펠러 가문에 윈도의 주제를 정해달라고 요청했다. 넬슨을 비롯해 가족과 교인들은 10가지의 테마를 선정, 록펠러 가문이 건축 자금을 지원한 맨해튼 리버사이드처치의 로버트 맥크래켄 목사에게 최종 심사를 맡겼다. 맥클래켄 목사는 존의 삶을 반영할 수 있는 성서의 대목 중 누가복음 중에 등장하는 선한 사마리아인의 일화를 선정했다.



샤갈의 윈도우 8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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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3년 3월 프랑스 리비에라 해안의 칸에서 열린 한 회의에 참석했던 넬슨은 프로방스를 지나 방스(Vence)에 있는 샤갈의 집으로 찾아갔다. 우연의 일치라고나 할까, 방스는 바로 마티스가 어머니 애비의 윈도우를 제작한 곳이기도 하다. 


넬슨은 샤갈 부부를 만나 정식으로 착한 사마리아인 윈도우를 요청한 후 한 가지 더 윈도우를 부탁했다. 바로 뉴기니아에서 인류학 원정을 갔다가 바다에서 실종된 조카 마이클을 추모하는 창문이었다. 선한 사마리아인 윈도우는 1964년 9월 설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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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넬슨과 그의 가족은 나머지 8개 작은 창문도 샤갈에게 맡기기로 한다. 십자가에 못박힌 예수는 마이클을 위한 추모 윈도우가 됐고, 후에 넬슨 A. 록펠러 주지사, 데이빗의 아내 페기 록펠러, 로렌스 록펠러의 아내 마리 록펠러까지 추모하는 창이 된다. 


나머지 작은 창 7개는 요엘, 엘리야, 다니엘, 케루빔, 에스겔, 예레미야, 이사야를 주인공으로 록펠러가문의 교회당을 장식하게 됐다. 


Union Church of Pocantico Hills

555 Bedford Rd. Pocantico Hills, NY 10591

914-631-2069. http://www.hudsonvalley.org.




이웃의 농장: 스톤 반즈                                                                                                        



Stone Barns Center for Food and Agriculture



유니온처치에서 0.5마일 떨어진 농장 스톤반즈센터(Stone Barns Center)에도 들어볼만 하다. 

80에이커에 달하는 스톤반즈 농장은 산책하면서 양들을 구경하고, 블루 힐(Blue Hill) 카페에서 스낵이나 와인을 마시며 쉬어가도 좋다. 아이들에게 교육용으로 좋은 농장.


블루 힐은 크로넛 열풍을 몰고온 셰프 도미니크 안셀이 1년에 한번씩 꼭 가서 먹어야한다는 레스토랑. 특히 여름은 제철 채소와 과일로 가장 맛있는 요리를 시도할 수 있는 시즌이기도 하다. http://www.bluehillfar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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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_2868 (2).jpg 주차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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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야 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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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떼를 둘러싼 모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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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들의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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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ne Barns Center: hours: 10 am — 5 pm, Wednesday through Sunday

630 Bedford Road

Pocantico Hills, NY 10591

914 366 6200 http://www.stonebarnscenter.org




 000.jpg *NYCB Gallery <33> 샤갈과 마이욜@메트로폴리탄오페라하우스

 *PhotoBang: 아름다운 교회: 티파니 윈도우@세인트마이클처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