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스 카락스 감독: 영화는 장난감
Leox Carax in New York City
뉴욕 방문한 레오스 카락스..."영화는 장난감"
2013. 2. 27
1995년 여름이었을 것이다.
레오스 카락스가 마포의 서울 텔레콤 스튜디오로 들어왔다. MBC-TV의 '출발, 비디오 여행'에 게스트로 출연하기 위해서였다.
왜 그가 한국에 왔는지는 가물가물하지만, 당시 카락스는 한국의 전수일 감독과 친하며, 함께 부산 바닷가를 거닐었다고 들었다.
줄리엣 비노슈와 드니 라방의 '퐁네프의 연인들'(1991) 개봉 이후 컬트팬들이 많았던 레오스 카락스는 자그마한 소년같았다. 프랑스에서는 인터뷰를 거의 하지 않지만, 한국이라 TV 출연에 응했다는 지인의 설명도 있었다. 대본 작가였던 나는 MC에게 질문서를 주었다.
우리가 녹화를 하는 동안, 마포에서는 불이 났다. 창문에서 저 멀리로 검은 연기가 보였다.
레오스 카락스가 얼마나 불을 좋아하는 지는 '퐁네프의 연인들'을 통해서 충분히 알 수 있었다. 통역이 "근처에서 불이 났다"고 하니깐 레오스 카락스가 조용히 연기가 피어오르는 창문을 지켜보고 있었다. 오랫동안...
다음은 지난해 2월 맨해튼의 프랑스문화원에서 열렸던 레오스 카락스 회고전을 기해 뉴욕을 방문한 레오스 카락스와의 대화.
"저 기계 뒤에 서고 싶었다"
'퐁네프의 연인들'의 레오스 카락스(Leos Carax) 감독이 26일 프렌치인스티튜트의 플로렌스굴드홀에서 신작 '홀리 모터즈(Holy Mortors)' 상영 후 뉴요커지의 비평가 리처드 브로디와 대담을 나누고 있다. 카락스는 "학교를 중퇴하고 파리에 갔지만, 외로워서 영화관에서 시간을 보냈다. 그때 난 스크린의 이미지를 만드는 그 기계 뒤에 서고 싶었다. 그래서 감독이 됐다"고 밝혔다. 플로렌스굴드홀에선 카락스의 회고전을 열었다. Photo: Sukie Park
"디지털보다 필름을 사랑한다"
레오스 카락스 감독은 "디지털은 쉽지만, 필름은 어렵다. 셀룰로이드 필름은 민감하며, 아름다운 이미지를 만들려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하지만, '홀리 모터스'는 제작 여건상 촬영기간이 짧고, 저렴한 디지털로 작업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30년간 장편영화 5편을 만든 작가주의 감독 카락스는 "할리우드에서 영화 찍는 것은 생각해보았지만, 맞지 않을 것 같다. 프랑스가 내겐 가장 좋은 환경"이라고 밝혔다.
고다르 영화 출연 이유?
레오스 카락스 감독은 사실 그의 고정 배우 드니 라방보다 미남이다. 카라는 장 뤽 고다르의 영화에도 출연했고, '홀리 모터스'에도 등장한다. 카라는 고다르 영화 출연 경험에 대해 "난 카메라 앞에서 연기를 했다기 보다, 내가 믿는 감독의 카메라 앞에 있었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영화란 움직이는 사람들의 이미지"이며, "영화는 장난감"이라고 밝혔다.
Holy Mortors
*퐁네프의 연인들(Les Amants du Pont Neuf)' 예고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