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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프랑스인들의 보양식 까술레(Cassoulet)를 찾아서...

1월 9일 미 까술레의 날...뉴욕 33개 레스토랑 특선 메뉴 제공



unnamed.jpg 베누아 까술레



까루셀(carousel), 까세롤(casserole), 까술레(cassoulet)...

간장공장 공장장은 김공장장...처럼 종종 헷갈리는 프랑스어들이다. 

까루셀은 회전목마(merry-go-round), 까세롤은 오븐 조리에 쓰는 깊게 파인 용기. 까술레는 까세롤에 콩과 소시지, 각종 고기를 푹 고아 조리한 일품요리, 겨울철 보신에 좋은 영양식이다.


갈비탕, 설렁탕, 해물탕, 감자탕, 영양탕, 잡탕, 육개장, 순두부찌개, 김치찌개, 부대찌개, 만두국, 북어국, 콩나물국... 한 겨울 우리 민족은 다양한 탕과 찌개요리를 더 즐겨왔다. 따끈한 탕을 먹는 것은 마치 수영장에서 나와 온탕으로 들어갈 때처럼 온몸이 누그러지며, 기분이 좋아진다. '몸 안의 난로', 우리 민족의 지혜가 아닌가? 추운 날엔 뜨거운 탕을 먹은 후 온돌방에 등을 지지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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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해튼 32스트릿 그리운 미스코리아 BBQ의 콩나물국밥  


*문 나서면 드리워지는 미스코리아 BBQ



우리의 탕요리는 추위에 헛헛한 몸을 녹여줄 뿐만 아니라 적은 재료로 여럿이 나누어 즐길 수 있는 효율적인 메뉴이기도 하다. 고기 한점이 있으면, 미국에서는 스테이크를 해서 혼자 먹지만, 우리 조상들은 국을 끓여서 나누어 먹지 않았는가?


그런데, 서양에서는 특별히 겨울 요리가 많지 않은 것 같다. 애피타이저로 따끈한 수프를 먹거나, 스위스처럼 오래된 치즈를 녹여 빵이나 고기를 발라 먹는 퐁듀(fondue)가 떠오르는 정도이다. 


프랑스인들은 한 겨울 까술레를 즐겨 먹는다. 

신선한 채소를 구하기 어려운 겨울, 마른 콩을 밤새 불린 후 소시지, 돼지고기, 오리 콩피 등을 넣고, 육수를 부어 오븐에 장시간 조린다. 밭의 단백질 콩과, 각종 육류의 단백질이 조화를 이루어 추운 겨울을 이기는데, 그만이다. 그러나, 우리처럼 시원한 국물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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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누아 뉴욕 셰프 필립 베르티노. 프랑스 농장에서 자랐고, 까술레 고향 툴루즈 레스토랑에서 수련했다.



1월 9일은 제 2회 미 까술레의 날(National Cassoulet Day).


파리에 본점이 있는 알랭 뒤카스 소유의 미드타운 레스토랑 베누아(Benoit)의 셰프 필립 베르티노(Phillipe Bertineau)가 미국인 요리사 최초로 유니버설 까술레 아카데미에 등재되면서 지난해 처음 미 까술레의 날을 론칭했다. 이를 맞아 1월 5일부터 9일까지 베누아를 비롯, 미슐랭 스타 다니엘 불루의 DB 비스트로 모던 등 뉴욕의 33개 레스토랑에서 까술레를 특선 메뉴로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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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술레의 기원과 레시피



000cassoulet-benoit.jpg Benoit


까술레는 프랑스 남서부 랑그독(Languedoc)과 툴루즈(Toulouse) 지역에서 시작된 요리로 알려졌다. 

흰콩(white tarbais beans, canellini)을 밤새 물에 불린 후 소시지, 돼지고기, 오리 다리 꽁피, 양 어깨살, 베이컨 등에 육수를 부어 오븐에서 오랫동안, 반복해서 익힌 컨트리 스타일 슬로우 푸드다. 특히 신선한 돼지고기, 레드와인과 마늘로 만든 툴루즈 소시지가 중요한 재료. 육수가 증발하면, 8차례 이상 반복해서 오븐에 넣어 조리해야 제맛이 난다고 한다.


까술레와 유사한 요리로는 포르투갈과 브라질의 대표음식인 페조아다(feijoada)를 들 수 있다. 

브라질의 대표음식이 콩과 밥(beans & rice)인 것처럼 콩(지역별로 흰콩/강남콩), 돼지고기, 쇠고기, 소시지를 넣고, 토마토, 당근, 양배추 등 야채를 뚝배기에 넣고, 저온에 오래 조리한 요리. 일년 내내 즐기는 브라질의 국가대표 요리다.



51c3fe29afa24b7557e8cf6b311e56ef (1).jpg 페조아다


*브라질 삼바요리도 맛보자 



까술레 프라이드가 있는 베누아의 파리점과 뉴욕점에서 맛을 보았다. 

파리 베누아에서는 차가왔고, 뉴욕 베누아에서는 짰다. 명성에 미치지는 못했다. 렉싱턴애브뉴의 컨트리 스타일 라 망저와에서 가장 맛있는 카술레를 즐겼는데, 주말에는 라 망저와 요리사가 쉬니 피하는 것이 좋다.



베누아 까술레  Cassoulet@Benoit, Paris & NYC



뉴욕 베누아


2008년 1월 뉴욕 베누아에서 친구와 까술레를 먹고 있었다. 베누아의 음식은 늘 짜다. 그러나, 콩과 소시지, 고기의 맛이 잘 어우러져서 겨울철 보신에 안성맞춤인 까술레를 주문한 후 옆 테이블에 뮤지컬 '팬텀 오브 오페라'의 작곡가 앤드류 로이드 웨버가 큰소리로 대화 중인 것을 보았다. 당시 '팬텀...'이 브로드웨이 초연 20주년이라고 떠들썩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에비타' '캐츠'까지 뮤지컬계의 마이더스 웨버도 까세롤을 먹고 있었고, 전 부인이자 '팬텀'의 오리지널 크리스틴이었던 사라 브라이트만의 이름도 들렀다.


미드타운의 프렌치 비스트로 베누아에선 1월 5일부터 11일까지 뉴욕 최고의 까술레 요리사 필립 베르티노가 만들어내는 까술레를 맛볼 수 있다. 패밀리 스타일 까술레 디너로 1인당 46달러. 24시간 전 예약 필수. http://www.benoitny.com/menus


BBNY___cassoulet_menu_121914_cnv1419355862_1_comp.png  http://www.benoitny.com/menus


파리 베누아 까술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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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월 초 신문사를 그만 두고, 파리로 갔을 때 퐁퓌두센터를 구경한 후 늦은 밤 저녁을 인근 알랭 뒤카스의 오리지널 베누아에 갔다. 예약없이 갔기에 찬밥이려니 했다.


오래 전 서울 친구와 베누아에 점심 때 갔을 때는 한산했고, 웨이터 2-3명이 몰려와 서로 브로큰 잉글리쉬로 헤맸던 적이 있다. 저녁 시간에는 만원이었고, 우리는 관광객 전용으로 보이는 2층으로 안내되었다. 러시아, 독일 관광객들 사이에서 주문한 까술레는 마치 전자렌지에 돌리다 만 것처럼 차가왔다. 


*미슐랭 스타만 19개 알랭 뒤카스 베누아 100살 잔치 디너 



라 망저와 까술레 Cassoulet@La Mangeoi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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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초 파리 여행 후 까술레를 잘 한다는 렉싱턴 애브뉴의 '라 망저와(La Mangeoire)'로 갔다. 


망저와는 프랑스어로 '여물통'을 의미한다. 이름처럼 컨트리 스타일의 데코가 아늑하고, 로맨틱했다. 까술레도 바삭바삭, 고소한 콩에 고기의 맛도 잘 어우러졌다. 무엇보다 짜지 않았다. 


이 식당에 반해 그로부터 1년쯤 후 주말에 가서 까술레를 주문했는데, 그릇도 까세롤이 아니라 납작한 뚝배기형 작은 접시에 나왔고, 예전의 맛이 아니었다. 


코트 체크 직원이 "오늘 식사 어땠어요?"라고 물어보지 않았더라면, 그 이유를 영원히 몰랐을 것이다. "실망했어요. 오늘 요리사 없나요?"고 물었더니, 그녀, 미안한 표정으로 "오늘 요리사 쉬는 날이예요". 토요일 쉬는 요리사라니? 



le-mageroire-unnamed (1).jpg 망저와 까술레


다음에 다시 한번 라 망저와를 믿어보려고 손님이 오셨을 때 예약을 하려 전화를 했다. "요리사 오늘 일하나요?"라고 물었더니, 주말에 안나온다는 대답이 들려왔다. 


망저와에서 얻은 교훈은 한 식당이 일관성을 유지한다는 것이 무척 어려운 일이며, 1-2회 식사로 식당 리뷰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것이다.


주중에만 일하는 배짱좋은 요리사. 이번 까술레의 날 축제에는 참가하지 않는다. 지난 11월의 요리에 까술레를 제공했었다. http://www.lamangeoire.com



DB 비스트로 모던 까술레 Cassoulet@ DB Bistro Moderne



미슐랭 스타 셰프 다니엘 불루는 알사스 지역 출신으로 소시지에 정통하다. 그가 지휘하는 까술레를 44스트릿의 DB 비스트로 모던에서 시도할 수 있다. 


DB Bistro Moderne/ 55 West 44th St. 212-391-2400. http://www.danielny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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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슐랭 3스타 다니엘 불루 제국의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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