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준 특별전 여는 첼시 제임스 코한(James Cohan) 갤러리 디렉터
*다음 인터뷰는 뉴욕중앙일보 2009년 5월 1일에 게재된 기사를 보완한 것입니다.
"백남준은 TV 힘과 위험 직시한 아티스트"
제임스 코한 갤러리 디렉터
James Cohan Gallery Director
‘비디오아트의 대부’ 고 백남준씨의 특별전이 지난달 14일부터 맨해튼 첼시의 제임스코한 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백남준 라이브 피드: 1972-1994’를 주제로 한 이 전시에는 ‘TV 침대’를 비롯해 ‘감시견 II’‘비디오샹들리에 X’‘TV 물고기’ 등 비디오 조각 10여점이 소개된다.
백남준 특별전을 기획한 제임스 코한 갤러리의 디렉터 제임스 코한씨을 만났다.
코한 디렉터는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태어나 세인트루이스의 워싱턴대학교에서 미술사를 전공했다.
이후 뉴욕 폴라쿠퍼 갤러리의 디렉터로 일하다 런던의 안소니오페이 갤러리에서 수석 디렉터를 지냈다. 1999년 맨해튼 57스트릿에 자신의 이름을 딴 갤러리를 오픈했으며, 2002년 첼시의 26스트릿 현 위치로 이전했다. 상하이에도 제임스 코한 갤러리를 운영하고 있다.
제임스 코한 갤러리에는 한때 백남준씨의 조수였던 비디오 아티스트 빌 비올라와 영화감독으로 더 유명한 빔 벤더스, 그리고 현재 메트로폴리탄뮤지엄 루프 가든에 설치작을 전시 중인 록시 페인 등이 소속되어 있다.
-백남준을 어떻게 알게 됐나.
“비디오 아티스트 빌 비올라를 통해서였다. 20여년 전에 알게된 비올라는 조수로 백씨의 전시에 조수로 몇 차례 일했다. 비올라는 내게 백씨의 유머감각, 미디어와의 중요한 관계, 그의 작품 세계와 세상사 등 많은 이야기를 해주었다.”
-에피소드가 있나.
“빌 비올라는 1970년대 중반 뉴욕업스테이트의 에버슨뮤지엄에 비디오조각 ‘TV 정원’을 설치하는 걸 돕게 됐다. 갤러리 천장에서 들어오는 자연광 아래 설치하게 된 것이었다. 백씨와 비올라가 어느날 밤 늦게 작업을 끝냈을 때 보름달이 비추고 있었는데, 백씨가 올려다보더니 ‘빌, 어디에 예술이 있는거지?’하고 물었다고 한다. 그러더니 TV 정원을 내려다본 후 다시 달을 쳐다보면서 ‘저게 예술이야!’ 했다고 말한다.”
-백남준을 만났나.
“내가 백남준씨를 직접 만날 기회는 없었지만, 우리 외삼촌 칼 솔웨이(신시내티의 유력 아트딜러로 존 케이지, 강익중씨 등 전시회를 열었다)와 사촌이 백씨와 매우 친했다. 솔웨이는 백씨의 작품을 오랫동안 판매했다. 나는 백씨의 작품을 직접 소유하지는 않았지만, 우리 가족에겐 직업상으로나 개인적으로 무척 큰 부분이다.”
-백남준이 현대미술에 기여한 바는.
“백남준은 비디오로 작업하는 젊은 세대들에게 길을 만든 장본인이다. 그는 매우 많은 기회를 열어놓았다. 우리는 필름과 비디오로 작업하는 아티스트 4명이 소속되어 있다. 미국의 빌 비올라에서 더 젊은 일본의 히라키 사와, 타바이모와 함께 비디오아트의 대부인 백남준의 작품을 소개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백남준을 평가한다면.
“백남준은 매우 특별하게 세상을 이해한 인물이다. 그는 개인과 미디어의 관계에 질문을 던졌다. 그는 미디어에서 ‘지구촌’을 만들 수 있다는 잠재적인 가능성을 내다봤다. 그가 예전에 말했던 ‘정보의 고속도로(information highway)’는 우리가 의존하는 인터넷이 아닌가. 인터넷에 의존하며 살아가는 것은 힘이 되기도 장애가 되기도 한다. 그는 TV의 파워와 위험을 직시했다. 미디어의 미래를 예술을 통해 사람을 연결시킬 수 있는 하나의 방법으로 봤다.”
박숙희 기자
Sukie Park/The Korea Dai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