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안 식당 치어코(Circo) 극장 전 디너, 레스토랑 위크 ★★★★
치어코 Circo, 이탈리안 레스토랑
카네기홀, 시티센터 공연 전 디너 & 레스토랑 위크 추천 맛집
CIRCO Pre-Theater Prix Fixe, Al Fresco ★★★★
*치어코는 폐업했습니다.
비가 많이 내린 이번 여름엔 7월 중순을 넘기도록 공원 피크닉 한번 못했다.
햇님이 나오는 날이 무척이나 반가와지는 여름. 너무 덥지 않은 날 유럽풍의 '알 프레스코(al fresco) 식사는 로맨틱하다.
맨해튼이 소음과 먼지로 진정 '신선한 공기' 속의 식사는 아닐지라도 에어콘이 쏟아내는 공기로 가득한 냉장고형 실내보다는 신선한 옥외 식사(outdoor dining)가 아닐까?
지난 금요일은 알 프레스코 식사하기 좋은 날씨였다.
맨해튼 55스트릿의 뉴욕시티센터와 '앙코르' 시리즈의 뮤지컬 '와일드 파티'.
금요일 오후 8시 공연 전 밥을 먹으려면, 서둘러야 한다. 근사한 식당에서 먹으려면 넉넉히 2시간 플러스 극장까지 가는 시간을 합산해야 한다.
그래서 뉴욕의 많은 미드타운 식당들이 브로드웨이나 링컨센터, 카네기홀 등 공연 전 정식 디너를 메뉴에 올리고 있다. 스피디하게 극장 전 정식(Pre-Theater Prix Fixe)을 제공하는 것. 가격도 레스토랑 위크 수준은 아니지만, 정식 디너 메뉴보다는 저렴하다.
치어코(Circo)
시티센터 길 건너의 이탈리아 식당 치어코(Circo)는 안성맞춤이었다. '서코'라는 발음이 틀린 줄 이제서야 알았다.
치어코는 이탈리아어로 '서커스(Circus)'를 뜻한다. 블루밍데일 인근 블룸버그 통신 빌딩의 르 서크(Le Cirque)는 프랑스어로 서커스를 의미한다. 피에르 호텔의 이탈리아 식당 시리오(Sirio)와 함께 레스토랑계의 전설인 시리오 마치오니씨와 세 아들이 운영하고 있다.
Photo: Circo
오래 전 딱 한번 가본 치어코는 내부가 서커스 텐트에서 영감을 받아 빨강, 노랑으로 알록달록하게, 아티스트 카라 워커의 작품처럼 서커스 곡예사들의 모습으로 장식되어 있다.
하지만, 이날은 밖에서 신선한 공기(먼지)를 마시며, 거리 행인들을 구경하면서 파라솔 아래서 먹기 좋은 날씨였다. 바로 건너편의 그리스 식당 에스티아토리오 밀로스(Milos)는 실내도 알 프레스코처럼 느껴지며, 런치 스페셜이 레스토랑 위크 가격이지만, 저녁엔 비싸다.
치어코의 정식 메뉴. 평소엔 3코스 런치($28), 디너($48)로 레스토랑 위크의 $25, $38보다 약간 높다.
그러나, 극장전(5: 30-6:30) 3코스 정식과 극장 후(9:30-) 3코스 정식은 $42로 평소에는 좋은 가격이다. 7월 20일부터 8월 14일까지 열리는 뉴욕 레스토랑 위크에도 메뉴가 유사하다.
극장 전 정식 Pre-Theater Prix-Fixe@CIRC
웨이터부터 시작했던 시리오 마치오니씨의 레스토랑답게 지긋한 연세의 웨이터님들이 가끔 음식 괜찮냐고 묻는다.
극장 전 디너 시간대 고객들에겐, 극장에 가냐고 물으며 초 스피드로 음식을 제공하는 배려도 해준다.
# 와인: Michele Chiarlo "Le Marne", Gavi di Gavi, Gavi di Gavi, Piedmont, Italy, 2013
해산물을 염두에 두었기에 와인 없이 식사를 못하는 친구가 이탈리안 피드몬트 산 코르테제 화이트 가비 디 가비를 주문했다. 상큼하지만, 드라이해서 해산물과도 알 프레스코 다이닝과도 어우러졌다.
# 식전 빵 (Bread Basket)
치아바타, 브레드 스틱, 포카치아... 주문 후 기다리면서 바구니 속 빵을 먹다 보면, 배불러져 진짜 식사를 즐기지 못하게 된다. 하지만, 치어코의 올리비유는 특히 맛있어서 치아바타를 계속 찍어 먹었다.
# 1코스 Garganelli Al Nero Di Seppia/ Squid ink Garganelli, shrimp, calamari ragu, chili, tomatoes
전에도 파스타를 잘 하는 식당으로 기억했던 치어코.
애피타이저(antipasto)와 프리모 삐아또(primo piatto)를 합친 첫 코스에서 오징어 먹물 파스타를 그냥 지나갈 수 없었다.
오징어를 기피하는 친구도 가르나넬리 알 네로 디 쎄피아를 주문했다. 부드러운 홈메이드 파스타가 아래에 오징어/칼라마리를 갈아 만든 토마토 라구 소스가 숨어 있다. 칼라마리를 볼로네즈 소스 레시피로 쓴 것이 잘 맞았다. 곱배기로 먹고 싶었지만...
오징어 파스타와 오징어 라구소스
# 2코스 <1> Salmone/Roasted Scottish salmon, couscous, vegetables, lemon caper sauce
연어 구이만으로는 지루하거나, 외로워서 쿠스쿠스 침대를 배려한듯한 요리사의 감각. 아부다비에도 문을 열었다는 치어코의 중동 스타일 스카티시 사몬. 듬직한 연어가 입안에서 녹을 정도로 부드러웠다.
# 2 코스<2> Gamberoni Pietrasanta/Pan seared prawns, chestnut honey, peperoncino calabrese, artichokes, zucchini Extra Supplement (+5/+8)
프라이팬에 중자 새우와 고추에 밤꿀(꿀밤!) 소스로 지진 후, 호박 튀김을 얹었다. 달달한 이 요리는 중국식 사천 새우요리 맛을 연상시켰다. 아티초크가 독도처럼 앉아 있었는데, 별 효과는 없었다. 프리 시어터엔 5달러, 레스토랑 위크엔 8달러를 추가로 부과한다.
다음엔 새우 대신 마치오니 어머니 에디지아나의 유명한 리코타 라비올리를 시도해보고 싶다.
Ravioli Di Mama Egi/Hand made ravioli, Buffala ricotta cheese, spinach, butter, sage
# 3 코스, 돌체<1> Cointreau Panna Cotta, Strawberry, rhubarb compote
자매 식당 시리오의 티라미수에 반해 시키고 싶었지만, 정식 메뉴에는 없었다. 대신 말랑말랑 부드러운 파나 코타로 만족, 생크림과 우유로 만든 계란 없는 푸딩이라 가볍다.
# 3 코스, 돌체<2> Fior di latte gelato
'우유의 꽃(fio di latte) 젤라토의 이름답게 부드럽고, 향미가 그윽한 젤라토 트리오, 커피, 초컬릿, 바닐라. 커피 젤라토가 우세.
# 돌체 피날레
에스프레소와 함께 하면 좋을듯한 비스코티와 이탈리안 쿠키가 디저트와 함께 나왔지만, 공연 시간 5분 전. 시티센터 앞의 웅성거리는 관객들이 조바심을 진정시켜주었다. 쿠키를 싸달라고 했건만, 웨이터가 깜깜 무소식. 포기하고 나오니, 다음날 쿠키 생각이 간절해졌다. 다음부터는 급할 땐 내프킨이나 손수건에라도 싸갖고 나와야할듯. 집록백을 휴대하는 것도 아이디어.
*치어코 2015 섬머레스토랑 위크 메뉴
http://www.circonyc.com/menus.html
CIRCO,NYC
120 West 55th St.(bet. 6-7th Ave.)
212-265-3636 http://www.circonyc.com
시리오 마치오니 패밀리
Photo: Circo
시리오 마치오니와 부인 에지디아나, 아들 마리오, 마르코, 마우로 가족 기업이다.
레스토랑계의 전설적인 인물 시리오 마치오니(Sirio Maccioni)는 이탈리아 토스카니의 몬테카티니에서 태어나 파리, 함부르크의 레스토랑과 호텔에서 웨이터와 호스트로 수련한 시리오 마치오니는 뉴욕으로 이주 1974년 르 서크(Le Cirque)를 오픈했다. 다니엘 불루가 미슐랭 스타가 되기 전 르 서크의 키친에서 일했다. 1996년 '르 서크'의 캐주얼 이탈리아 버전 '치어코'를 열었으며, 2012년엔 아버지의 이름을 따서 따서 피에르 호텔 내 '시리오(Sirio)'를 오픈했다.
2008년 라스베가스의 벨라지오 호텔에 르 서크와 서코, 2009년엔 아리아 리조트와 카지노에 시리오 리스토란테(Sirio Ristorante)를 열었다. 치어코는 뉴욕 미드타운 외에 라스베가스의 벨라지오호텔, 도미니칸 리퍼블릭에 이어 지난해 아랍에미레이트연합국(UAE) 수도 아부다비의 인터콘티넨털 호텔 안에 지점을 열었다.
시리오 마치오니의 세 아들 마리오 마치오니(Mario Maccioni), 마르코(Marco), 마우로(Mauro)가 대를 이어 레스토랑 비즈니스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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