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ater
2015.08.09 22:02
한여름 밤 센트럴파크의 무료 셰익스피어 '심벨린(Cymbel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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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akepeare in the Park 2015
한여름 밤의 셰익스피어 '심벨린(Cymbeline)' 무료 공연 가이드
Cymbeline
July 23 - August 23
The Delacorte Theater in Central Park
매년 여름 센트럴파크 내 델라코트시어터에서 열리는 무료 공연 '셰익스피어 인더 파크'. '심벨린' 공연.
“인생은 연극, 세계는 극장이다.” -윌리엄 셰익스피어-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명 대사가 흐르는 계절이다. 한여름 밤 센트럴파크에서 셰익스피어를 만나자.
셰익스피어 인더 파크(Shakespere in the Park)는 1956년 다운타운 퍼블릭시어터의 제작자이자 연출가 조셉 팝(Joseph Papp)이 시작한 셰익스피어 축제로 여름철 뉴욕에서 가장 인기있는 무료 셰익스피어 공연.
7월 23일부터 8월 23일까지 센트럴파크 내 델라코트시어터(Delacorte Theater)에서 희곡 '심벨린(Cymbeline)'이 공연 중이다. 델라코트 시어터는 뉴욕필하모닉 무료 콘서트가 열리는 센트럴파크 그레이트 론(Great Lawn)의 남쪽에 위치한 야외극장이다.
진지한 연극광들에엔 브로드웨이보다 더 좋은 셰익스피어 인더 파크. 무료 공연이라는 점이 뉴욕의 멋이다.
지난 토요일 오전 친구와 함께 무료 티켓 로터리에 응모했다. 12시가 조금 넘어서 이메일이 왔다.
친구는 당첨(Congratulations!), 나는 낙첨(Unfortunately...). 오후에 센트럴파크 그레이트힐에서 열린 재즈 콘서트를 본 후 델라코트 시어터에서 티켓을 픽업했다.
로터리 당첨자는 오후 5-7시 사이 델라코트 시어터에서 티켓을 픽업해야한다. 위는 델라코트 시어터 앞의 '로미오와 줄리엣' 조각.
솔직히 셰익스피어 작품은 부실한 내 영어로는 대사가 잘 들어오지 않는다.
예전에 2-3차례 '셰익스피어 인더 파크'를 보았지만, 셰익스피어의 영어가 이해될 턱이 없다. 줄거리를 읽고 가서 연극 자체를 즐긴다기 보다도(이해력이 떨어지므로), 센트럴파크의 야외 극장의 분위기에 더 빠지게 된다(고상한 척을 하면서).
8일 저녁 노을이 보라빛으로 물들었다. 상쾌한 한여름 밤의 연극.
벨베데르 캐슬(Belvedere Castle)의 고성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셰익스피어 공연은 로어이스트사이드의 주차장보다 낫지 않은가?
그런데, 델라코트 시어터엔 영화관처럼 먹거리가 허용되어 뒷자리에서 감자칩을 계속 먹어대며 손바닥을 부비는 두 관객 때문에 알아듣는데 더욱 고통스러웠다.
조엘 코엔 감독의 '파고(Fargo)'에서 명연기를 보여주었던 프랜시스 맥도만드가 흰 원피스 차림으로 셰익스피어를 만나러 왔다.
특히 퍼블릭 시어터의 셰익스피어 극엔 메릴 스트립, 알 파치노, 케빈 클라인, 크리스토퍼 월켄, 윌리엄 허트, 미셸 파이퍼, 앤 해서웨이 등 할리우드 스타들과 토니상 수상 연기파들이 종종 출연하기 때문에 뉴욕에 살면서 가볼만한 체험이다.
8일엔 배우 프란시스 맥도만드가 보러 왔다. 남편 조엘 코엔이 연출한 영화 '파고(Fargo)'에서 만삭의 경찰관으로 나왔던 연기파 배우.
"Cymbeline" Photo: Carol Rosegg, Public Theater
셰익스피어의 '심벨린(Cymbeline)'은 두 왕자를 납치당한 영국의 왕 심벨린이 두번째 악처의 계략으로 사랑스러운 공주 이모젠과 평민 포스츄머스의 사랑이 위태로워지지만, 결국 해피엔딩이 되는 로맨틱 코미디.
셰익스피어의 장기인 남자와 여자가 성을 바꾸어 연기하는(cross-dressing)과 1인 2역이 나오며, 여성의 정절을 테스트하고, 독약과 검투 장면도 있다.
"Cymbeline" Photo: Carol Rosegg, Public Theater
특히, 4년 전 브로드웨이 연극 '세미나(Seminar)'를 보고 좋아했던 릴리 레이브(Lily Rabe)와 해미쉬 링클레이터(Hamish Lnklater)가 다시 호흡을 맞추어서 반가왔다. 이 커플의 궁합은 벌써 세번째. 지난해 '셰익스피어 인더 파크'의 '헛소동(Much A Do About Nothing)'에도 함께 출연했다.
2011년 '세미나'에서 해미쉬 링클레이터(왼쪽부터), 헤티엔 박, 릴리 레이브, 제리 오코넬. Photo: Jeremy Daniel
'세미나'는 한인 배우 헤티엔 박이 출연해서 보게된 작품인데, 교수 역을 맡았던 앨런 리크만과 학생들간의 팽팽한 긴장이 흥미진진했다.
영화 '스탠드 바이 미'의 아역 출신 제리 오코넬도 출연했는데 헤티엔 박과 극장 앞에서 만났을 때 오코넬이 상당히 친절했다. 그러나, 단연 해미쉬 링클레이터와 릴리 레이브의 자연스러운 연기가 돋보였고, 헤티엔 박과 제리 오코넬은 딱딱했다.
"Cymbeline" Photo: Carol Rosegg, Public Theater
게다가 악덕 이아키모역엔 2012년 뮤지컬 '립 오브 페이스(Leap of Faith)'의 주연을 맡았던 라울 에스파르자(Raúl Esparza, 사진 오른쪽 끝)가 분해 열연했다. 나홀로 춤추고, 노래하는 장면은 메트 오페라 '리골레토'의 현대판처럼, 때론 가라오케처럼 들리기는 했지만.
'립 오브 페이스'는 흥미로운 뮤지컬이었지만, 뉴욕타임스의 벤 브랜틀리가 악평을 했고, 토니상에서 고배를 마시며 조기에 막을 내렸다. '심벨린'의 연출은 '리어왕' '실수연발' 의 셰익스피어 전문 다니엘 설리번이 맡았다.
영화 '심벨린'
게다가 '심벨린'은 최근 영화로도 제작됐다.
에단 호크, 에드 해리스, 다코타 존슨, 밀라 요보비치의 호화 캐스팅인 마이클 알미레이다 감독의 '심벨린'은 불법 바이크 경기와 마약 거래 범죄자들의 왕으로 각색됐다. 에단 호크가 악역을 맡는 것이 흥미롭다. 영화는 지난해 베니스 영화제와 부산 영화제에서 상영된 액션 스릴러로 올 초 개봉됐다.
'셰익스피어 인더 파크' 무료 티켓을 받을 수 있는 3가지 방법
1. 줄 섰다가 직접 받기(Free Distribution)@센트럴파크: 공연 당일 정오(12PM)시부터 델라코트시어터 앞에서 1인당 2매씩 배부한다. 못받을 경우엔 오후 6시부터 대기(stand-by) 줄에서 행운을 잡을 수도 있다.
2. 인터넷으로 응모 후 추첨(Virtual Ticketing Lottery)@컴퓨터, 스마트폰: 퍼블릭시어터 웹사이트에서 어카운트를 만든 후 공연 당일 정오까지 응모하면, 당첨자는 Congratulations!, 비당첨자는 Unfortunately, 라고 이메일이 온다. 당첨자는 당일 오후 5시-7시 사이에 신분증을 지참하고, 티켓을 픽업해야 한다.
http://www.publictheater.org/Programs--Events/Shakespeare-in-the-Park/Free-Virtual-Ticketing-Lottery/?SiteTheme=Shakespeare
3. 퍼블릭시어터 추첨@Public Theater(425 Lafayette St.): 공연 당일 오전 11시 30분부터 직접 종이에 응모하면, 정오에 추첨한다. 당첨자는 바우처(voucher)를 갖고 당일 오후 5-7시에 델라코트시어터 박스오피스에서 픽업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