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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 이수임: 내가 페이스북을 탈퇴한 이유
창가의 선인장 (28) 전국 자기자랑 마당
내가 페이스북을 탈퇴한 이유
Soo Im Lee, Shaman garden, 2010, Gouache & pencil on paper, 26 x 20 inches
많은 사람이 즐기는 페이스북을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무당굿 푸닥거리를 보는 듯하다.
개인 사정까지 잘 아는 몇몇 친구들의 여행 사진, 식당에서 먹는 사진들을 이따금 페이스북을 통해 들여다본다. ‘전국 자기자랑 마당’ 같다. 자랑 정도야 애교로 함께 보며 즐길 수 있다지만 자랑이 지나치다 보니 거짓으로 과대 포장된 모습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친구 중 한 명은 페이스북을 통해 방방곡곡에 자신에게 득이 될 친구를 수천명 만들었다. 온종일 페북에 살다시피 하며 실생활과는 다른 자신의 풍요롭고 멋진 모습의 사진을 올린다. 상대방 사진과 글에 부드러운 댓글로 코멘트하며 시선을 끈다. 전시회와 여행하며 잠자리를 해결하려고 연락한다. 드디어는 페이스북 친구를 만나 폐를 끼치는 것을 대접받는 양 화려한 모습으로 증명하듯 페북에 올리며 다음 건수를 위해 또 미끼를 던진다.
착한 사람을 만나면 망설임 없이 신세를 지고 떠나고, 그렇지 못한 사람과는 페친을 단절한다. 비행기 표만 달랑 들고 페친이라는 명목하에 세상을 두루 구경할 수 있으니 그것도 능력이라면 놀라운 능력이 아니겠는가! 내 눈엔 페친이 페이스북 친구라기보다 '폐를 끼치는 친구' 같지만.
중앙청 앞에서 찍은 사진을 자기 집이라고 외국 친구에게 보여줬더니 믿더라는 오래전 일화와 별다르지 않은 페친들의 사진과 근황은 진정한 친구를 선별하기에 좋은 무당굿 마당놀이다.
오랫동안 알고 지낸 몇몇 친구들의 터무니 없이 과장된 모습에 실망하고 멀리하다 드디어는 페이스북 문도 닫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