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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etry Window
2016.01.13 17:04

김희자(화가), 바람의 표류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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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b_1000A tranquil morning.JPG

Wheiza Kim, A tranquil morning, 60"x16"x3", Acrylic on wood, mirrors, 2014



바람의 표류지에서



김희자 



하늘은,

내게 말없는 말로 말하라 한다.

그냥 바라보기만 해도

내 마음 전부를 알 수 있다 하네.


파도는,

내게 소리 치지말고 

마냥 노래를 부르라 한다.

내 무슨 한을 토해 내고픈지 다 듣는다 하네.


숲은,

내게 울지말고 말하라 한다.

그져 자기 몸에 기대이기만해도

내 무슨 슬픔을 지닌지 느낄 수 있다 하네.


갈매기들은,

내게 바람가는 쪽을 향하고 

그리움의 시를 읊조리듯 말하라 한다.

보고픈 이들 마음 깊은 곳에로 전해진다 하네.


구름은,

내게 춤을 추듯이

온 몸짓으로 말하라 하네.

내 외로움이 얼마나 깊은 지 보인다 하네.


터질 것 같은 마음,

입을 다물고,

눈을 감고,

모래 톱 풀섶에

지쳐버린 나를 뉜다.


바람이 모든 챠크라의 문을 연다.


귀가 들리고

눈이 뜨인다.


하고프던 모든 말들

깃털 처럼 날리다

아득히 사라진다.


나도 허공에로 떠오른다.



2010--39_40_o.png 김희자 Wheiza Kim

서울대 미대 졸업 후 성신여대 대학원에서 판화를 전공했다. 1997년 스토니브룩대(SUNY) 방문 미술가를 거쳐 한국현대미술을 가르쳤다. 1972년 국립현대미술관의 한국미술 그랑프리전을 비롯, 한국현대판화 4인전, 아시안아메리칸 여성연대전 등 그룹전에 참가했으며, 서울예술의전당 한가람갤러리, 월터위키저갤러리, 인사아트센터, 허친슨갤러리, 인사갤러리 등지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1월 12일부터 23일까지 첼시 갤러리 다르테(Gallery D'Arte)에서 개인전 'Wheiza Kim: Dialogue with Nature-Message from the Wind'를 연다.  http://wheizak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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