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어이스트사이드 투어 (5) 이스트브로드웨이 맛집: 미션차이니즈푸드, 난주수타국수집
포워드 빌딩-미션 차이니즈 푸드-난주 수타 짜장면&만두
차이나타운에서 동쪽으로 뻗어난 로어이스트사이드를 관통하는 이스트 브로드웨이는 중국에서도 복주(福州, Fuzhou) 이민자들이 몰려 사는 동네다. 정착한 로어이스트사이드에 정착한 유대인들과 공존하던 이 지역은 지금 힙한 레스토랑들이 속속 문을 열고 있다. 오차드 스트릿에서 이주한 스타 셰프 대니 보윈의 미션 차이니즈 푸드가 그 선두주자일 것이다. 그러나, 푸저우 이민자들이 연 싸고 맛있는 중국집도 주목할만 하다. 난주 지역의 손국수 짜장면과 물만두를 맛보면 중독되기 쉽다.
Lower East Side Tour <5>
로어이스트사이드 맛집: 이스트 브로드웨이
포워드 빌딩-미션 차이니즈 푸드-난주 수타 짜장면&만두
하늘로 치솟는 럭셔리 콘도의 그늘 아래 허름한 중국 간판, 영화로웠던 영화관, 힙한 부티크, 누보 갤러리, 트렌디 레스토랑, 그리고 그래피티 아트까지 로어이스트사이드(LES)는 그저 걸어다니기에도 눈이 즐겁다. 옛것과 새것, 유대인과 중국, 그리고 라틴 분위기에 젊은 에너지로 나날이 변신하고 있는 오가닉 타운, 로어이스트사이드엔 맛집도 도처에 있으니 산책길이 더욱 감미롭다.
East Broadway@Essex St. 지하철 역 입구(2016. 3). 이스트브로드웨이는 바워리스트릿 차담스퀘어까지.
로어이스트사이드 남단들 관통하는 이스트 브로드웨이(East Broadway)는 차이나타운 차담 스퀘어에서 그랜드 스트릿 동쪽 끝까지 뻗어있다.
'차이나타운의 월스트릿'으로 불리우는가 하면, 중국 복주(福州, 푸저우, Fuzhou) 출신 이민자들이 많아 'Little Fuzhou'라고도 불리우는 이 동네는 오래 전부터 유대인과 중국인들이 공존해온 곳이다.
East Broadway 지하철 역 입구(2014. 4), 지금은 문닫은 가게들. 복주(푸저우) 노인정이 복주 이민자들 동네임을 암시한다.
(지하철 F 트레인 타고 East Broadway 역 하차. 맨해튼 마지막 스탑으로 다음 역은 브루클린 York St. 꼬리 쪽에서 나가면 Seward Park을 코너로 스트라우스 스퀘어가 있다. 이 동네는 한자 간판에서도 알 수 있듯이 유대인 문화와 중국 문화가 공존하고 있다. 공원 건너편에 아름다운 빌딩 포워드(175 East Broadway)가 서있다.)
# 포워드 빌딩 The Forward Building
173-175 East Braodway
이스트브로드웨이에서 옥상엔 향수어린 물탱크, 머리에는 왕관같은 시계를 달고 훤칠하게 서있는 보자르 양식의 이 건물은 한때 유대계 좌익 신문사 '포워드(The Forward)'가 소유했다.
1913년 포워드 배달 소년들
1897년 히브리어로 창간된 포워드는 1920년대 발행부수 25만부까지 번영했다가 점차 줄어들면서 1972년 빌딩을 팔았고, 1998년엔 중국인 손에 넘어갔다.
건물은 1912년 조지 A. 보엠 설계로 지으면서 신문사의 이념에 따라 정면에 마르크스와 엥겔스 등 사회주의자들의 부조로 장식했다.
2006년 29채의 럭셔리 콘도로 개조,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과 브루클린 브리지의 전망을 보유하고 있다. 한때 이 건물에는 영화배우 테이텀 오닐이 살면서 마약을 사다가 적발됐다고.
포워드 빌딩 바로 옆번지 빨간 지붕이 미션 차이니즈 푸드. 주중에는 점심을 제공하지 않아 늘 닫혀있다. 주말엔 딤섬을 제공한다.
# 미션 차이니즈 푸드 Mission Chinese Food
171 East Broadway
이스트 브로드웨이의 맛집으로 소개하려는 두 곳은 중국 식당이다. 하나는 포워드 빌딩 옆의 미션 차이니즈 푸드(Mission Chinese Food). 한국에서 태어난지 3개월만에 오클라호마의 한 가정으로 입양되어 스타 셰프가 된 대니 보윈(Danny Bowien)이 대표.
모모푸쿠 데이빗 장과 호형호제하는 대니 보윈은 샌프란시스코 미션 스트릿의 허름한 중국식당에서 팝-업 셰프로 인기를 얻은 후 2012년 5월 로어이스트사이드 오차드 스트릿에 퓨전 사천요리 전문 '미션 차이니즈 푸드' 뉴욕점을 열었다.
뉴욕타임스를 비롯 뉴욕 언론과 식도락가들의 찬사를 얻은 대니 보윈의 도발적인 메뉴는 이듬해 제임스비어드재단상 신인 요리사상(Rising Star Chef)을 거머쥐었다. 그리고, 로어이스트사이드에 멕시칸 식당 미션 칸티나(Mission Cantina)를 열었다.
새 미션 차이니즈 푸드 Photo: Erica A./Yelp
아쉽게도 2013년 미션 차이니즈 푸드는 보건당국에 의해 영업 정지되었고, 렌트 인상까지 겹쳐지면서 이듬해 이스트 브로드웨이 공간을 매입해서 업스케일로 오픈했다. 연회장 스타일의 인테리어에 오이스터와 사시미가 있는 칵테일바까지 마련했으며, 주말엔 딤섬도 제공한다.
베이컨유부 떡볶이(thrice-cooked bacon tossed with duk, bitter melon and tofu skin): 세 번 조리한 훈제 베이컨, 저민 가래떡, 유부를 섞어 볶았다. 베이컨의 맛이 가미된 가래떡의 향미는 스모키하다.
마침 미션 차이니즈 푸드의 셰프 안젤라 다미유가(Angela Dimayuga)는 올 제임스비어드재단상 신인 요리사상(Riging Star Chef) 부문에 모모푸쿠 쌈바 요리사 맷 루도프커와 함께 후보로 올라있다. 데이빗 장-대니 보윈 한국계 스타 셰프 후계자들의 도약이다.
마파두부(mapo tofu): 돼지 어깨살과 두반장, 고추기름과 물론 두부를 넣고 푹 조리한 마파두부는 느끼한 맛이 없고, 매콤하며 깊은 맛이 일품이다.
새 미션차이니즈푸드엔 아직 못가봤는데, 오차드 스트릿 오리지널에서 맛본 메뉴 몇가지를 소개한다. 이중 마파두부는 두부의 고소함이 살아있고, 고추 소스의 깊은 맛이 뉴욕에서 맛본 최고의 마파두부였다. http://www.mcfny.com
이스트 브로드웨이를 따라 로어맨해튼의 월드트레이드센터 빌딩을 보며 서쪽으로 내려가면 한자 간판이 즐비하다. 차이나타운 버스 회사가 이 거리에도 있는데, 뉴욕-필라델피아 편도가 6불, 왕복은 10불!
# 난주 수타국수집 Lan Zhou Handmade Noodle(蘭州手工拉麵)
144 East Broadway
Lam Zhou Handmade Noodle & Boiled Dumpling
허름한 난주수타국수&만두집(Lam Zhou Handmade Noodle, 蘭州手工拉麵)은 정말 짜장면과 만두가 싸고 맛있다.
브루클린 다운타운의 풍전등화 만두집 Golden fried Dumpling이 싸고 맛있다고 이전에 소개했는데, 난주수타국수집에 비하면 열등하다. 손국수(hand-pulled noodle)의 맛은 칼국수(knife cut noodle)보다 맛이 좋다.
부엌 한켠에서 수타국수를 만드는 청년이 반죽을 도마에 두드리는 소리가 "탁! 탁!"하고 들린다.
6차례쯤 늘이면, 짜장면발이 나온다. 더 가늘게 만들 수도 있다고. 이렇게 바로 만든 수타국수의 쫄깃하면서도 부드럽다. 그런데, 난주에서는 칼국수(Knife Cut Noodle)는 50센트씩 더 받는다. 왜 그런지는 알 수 없지만.
반대편에서는 여인들이 만두를 빚고 있는데, 돼지고기 다진 것과 싱싱한 부추, 간장을 가미해서 달착지근하면서 풍미가 좋다.
대개 한국식 중국집 짜장면이 춘장에 녹말가루, 감자, 양파, 돼지비계로 조리해서 무척 느끼한 반면, 난주의 짜장면(11번, Dry Noodles with Minced Pork Sauce, $6)는 복초이(청경채)가 곁들여지며 담백한 맛이다. 단, 단무지나 김치가 안나오는 대신, 탁자 위의 겨자식물 짠지(Chinese mustard green pickle)와 비벼 먹으면 더욱 맛이 좋다.
겨자식물 짠지(chinese mustard green pickle)를 짜장면에 섞으면...
난주의 만두피는 속이 다 들여다보이는 씨스루 덤플링.겉은 얄팍하고, 만두 속은 알차다. 만두(찐만두, 군만두) 6개에 2달러(세금 포함), 10개에 3달러. 12개를 시키면 4달러. 세금 포함 가격이다.
늦은 점심 큰 테이블에 앉았을 때 앞의 두 여성(일본인/미국인)은 만두 10개씩만 맛있게 먹고 나갔다. 어느 날 늦은 오후에는 백인 남성 3인(레코딩 아티스트인듯)이 만두 10개, 12개, 채소 국수를 시켰다. 나른한 오후에 3달러짜리 간식이란!
냉동만두 50개는 10달러. 집에서는 찌는 것보다 물만두처럼 물을 충분히 넣고 끓이니 달라붙지 않고도 맛있었다,
이 식당의 미스테리는 간판이 2개라는 점이다.
건물 정면 앞간판엔 푸저우(福州) 일왕 소식 이라고, 옆 간판에는 난주(란주)수랍면이라고 달려있다. 난주(중국어로 란조우)는 서안과 서역을 연결하는 실크로드의 거점으로 난주 사람은 시고 매운 음식을 즐겨 먹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 간판의 푸저우(福州)는 한때 일본에 점령됐던 남부의 도시. 어떻게 이 조그만 식당이 두 가지 지역의 이름을 갖게 되었으며, 왜 식당 이름은 yelp엔 Lam Zhou Handmade Noodle로 뉴욕 매거진엔 Lan Zhou Handmade Noodle로 알려졌는지 묻고 싶어진다. 그런데, 식당 주인과 직원들이 영어를 잘 못하기 때문에 주문도 번호로 해야할 지경이다.
하여간에 푸저우보다 난주가 유명해졌고, 이 식당의 이름이 됐다. 난주수공랍면(蘭州手工拉麵)은 란주(지역) 스타일의 핸드메이드 풀드 누들이라는 뜻으로 이 '랍면'이 일본에서 '라면'이 되었다는 설이 있다.
엘드리지 스트릿의 난주 수타국수집(위/아래)
차이나타운 식당에 난주수공랍면 간판을 달고 있는 집이 더 있는 것으로 보아서 난주식 수타국수가 백미이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오장동 함흥냉면 전문, 평양냉면 전문 필동면옥처럼... 컬빗은 이 식당을 난주수타국수집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앞으로 난주의 메뉴를 모두 시도해보고 싶어진다.
All rights reserved. Any stories of this site may be used for your personal, non-commercial use. You agree not to modify, reproduce, retransmit, distribute, disseminate, sell, publish, broadcast or circulate any material without the written permission of NYCultureBeat.com.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