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try Window
2016.04.13 00:17
김정기, 우주의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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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봄
김정기
그대는 다른 행성의 언어를 쓴다.
그 소리들이 껍질을 뚫는다
허물 벗은 소나무 새순이
발그레 하다가 연두가 들어있는 봄의 첫줄
첫사랑의 눈빛이다.
가버린 날에 살던 땅에서 카톡을 보내온
냉이 꽃다지 원추리에 들어있는
우주의 창문이 열린다.
벌거벗은 공기들이 손을 내밀면
폭죽으로 터지는 여린 입김
자라나는 법을 터득한 직선을 그으면
떠난 계절의 남루를 벗어버리는
그대의 지난날이 넘친다.
책상 위에 먼지 한 알
집 앞을 뛰는 백인여자의 신발
물집이 생겨 새살이 돋는 모양새까지
눈여겨보아지는 새 날들
번지는 색깔에 꽃 편지 쓰는
그대는 봄이다
김정기
1970년 “시문학”지로 문단 데뷔, 1975년 시집“당신의 군복” 출간. 1979년 도미.
시집 "구름에 부치는 시" "사랑의 눈빛으로" "꽃들은 말한다" "빗소리를 듣는 나무", 수필집 등 다수. 제 13회 미주문학상 수상.
라디오코리아 양서추천 담당 [16년], 현재 뉴욕 중앙일보 문학교실 담당[1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