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C 버킷 리스트 (14) 타퀘리아 테후칭코의 호박꽃 퀘사디야
10애브뉴 헬스키친의 허름한 델리에서 시작한 타퀘리아 테후칭고(Tehuitzingo)는 조용하게 뉴욕 식탐들, 골수팬들의 사랑을 받아오며 타임스퀘어 포트로소리티 뒤에 2호점까지 냈다. 싸고, 맛있고, 빠르고, 이국적이지만 우리 입맛에 맞는 테후칭고의 타코. 특히 오프브로드웨이 공연 전후로 들르기에 좋다.
NYC 버킷 리스트 NYC Bucket List <14> 타케리아 테후칭고
타임스퀘어 & 브로드웨이 극장가
Times Square & Theater District 50
테후칭고 타퀘리아의 스파이시 포크 토스타다($3.50, 왼쪽)와 치킨(pollo) 타코($3), 그리고 타마린드맛의 멕시칸 소다.
뉴욕에 멕시칸은 많아도, 캘리포니아 만큼 잘하는 멕시칸 식당은 별로 없다. 그래서 뉴욕타임스가 진짜 멕시칸 음식을 맛보려면 레스토랑 키친으로 가야한다고 주장했던 것은 멕시코 출신 이민자들이 일하고 있는 키친이 해답이기 때문이다.
동부에 멕시코 요리의 이미지를 바꾼 것은 체인 치폴레(Chipotle)일 것이다. 그러나 치폴레가 식중독 파문으로 인기가 시들해졌다. 나는 체인보다는 작은 식당이 좋다. 10애브뉴 헬스키친의 허름한 델리에서 시작한 타퀘리아 테후칭고(Tehuitzingo)는 조용하게 뉴욕 식탐들, 골수팬들의 사랑을 받아오며 타임스퀘어 포트로소리티 뒤에 2호점까지 냈다. 싸고, 맛있고, 빠르고, 이국적이지만 우리 입맛에 맞는 테후칭고의 타코. 특히 오프브로드웨이 공연 전후로 들르기에 좋다.
오른쪽 내부 사진은 호평으로 도배한 바의 벽. 그동안 더 유명해진듯. Photo: Yelp
친구와 10여년 전쯤 10애브뉴(47스트릿)의 멕시코 델리 안에 '숨어있는' 타코 식당에 갔다. 아마도 뉴욕매거진에서 '죽음의 타코(killer taco)'라고 소개했던지라 호기심이 동해서 였을 것이다.
가는 길도 멀지만, 주변도 황량해서 영 입맛이 떨어지는 동네, 헬스 키친의 10th 애브뉴다. 이름도 기억하기 힘든 테후칭고 델리 & 그로서리(Tehuitzingo Deli & Grocery, 695 10th Ave). 조그만 델리 깊숙히 안으로 들어가면, 조금 음침한 조명이 있는 의자들과 핫소스(레드&그린)이 놓여있고, 구석에 키친이 보인다. '비밀로 하는 음식점'이라고 하기에도 참으로 초라한 식당이었다.
타코가 2개에 $2-$2.50, 비싼 부리토도 $5 미만이었던 것같다. 그런데, 그 옷장만한 키친에서 자그마한 체구의 두 멕시칸 여인들이 조리하는 이 비밀 식당의 메뉴가 제법 세련됐다.
스파이시 포크 타코
옥수수에 피어나는 곰팡이(버섯, corn mushroom) 퀘사디야.
소머리(beef head), 소혀(beef tongue) 소뱃살(beef belly)를 비롯 돼지 귀(pork ear), 돼지 양(pork tripe) 등 타코 메뉴만 무려 17가지에 달했다.(돼지 껍데기 타코도 있다고. 마포 최대포집의 돼지 껍데기를 그리워하게 만드는...) 게다가 호박꽃(pumpkin)과 옥수수 버섯(corn mushroom) 퀘사디야도 있다.
뉴욕타임스와 뉴욕매거진이 보증한 타코는 그후로 몇 차례 모험심을 갖고 10애브뉴까지 원정갈만한 가치와 보람이 있었다.
그리고, 10여년 후 뉴욕의 이름난, 혹은 이름 없는 식당들의 폐업이 이어지는 가운데 테후칭고 델리는 살아남았다. 42스트릿@9애브뉴의 포트오소리티 뒤에 자그마한 2호점을 열었다.
스파이시 포크 타코, 소프트($3)와 감자 & 할라페뇨 타코($3). 매콤한 돼지고기는 제육볶음을, 감자 타코는 매운 감자조림을 연상시켰다. 한식과 자꾸 비교하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브롱스 아서애브뉴의 089 피자리아에서 맛본 감자피자는 감미로왔다. 라임과 핫소스를 치면, 멕시칸의 향그럽고, 매운 맛이 더 살아난다.
퀘사디야 옥수수 버섯($3.50) 2개. 옥수수에 자라는 곰팡이. 버섯은 알고보면, 모두 곰팡이(fungus).
고기도 아닌 것이 야채도 아닌 것이 오묘한 깊은 맛을 준다. Quesadillas de Flor de Calabaza@Taqueria Tehuitzingo
멕시칸 소다 자(하)리토($2)
치킨 타코($3). 이날은 닭고기가 너무 드라이했다. 촉촉하고, 양념도 배이고, 구운 맛이 살아야 하는데. 소프트 토르티야를 2개 주니 타코를 2개로 만들어 먹을 수 있다. 진짜 매운 핫! 핫소스 대신 마일드 핫소스(녹색)는 치나마나.
스파이시 포크 토스타다($3.50). 햄버거, 샌드위치, 타코처럼 입을 크게 벌려 먹는 대신 포크로 폼 잡고 먹을 수 있는 토스타다. 토르티야 그릇에 나오면, 먹어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했는데, 하드 토르티야 접시라서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매콤한 돼지고기와 빨간콩, 상치가 균형있는 식사가 된다.
치즈& 할라피뇨 타말레(Tamale, $2.50). 멕시코의 대표 음식 중의 하나인 타말레는 옥수수 가루 반죽에 고기, 치즈, 할라페뇨, 야채 등을 섞어 옥수수 껍질에 싸서 찐 것. 만두와 유사하면서도 주먹밥처럼 갖고 다니면서 먹기에 좋다.
마야인들이 먹기 시작했다는 타말레의 맛은 특별하지 않았지만, 배가 금방 불러지는 음식이다. 멕시코인들은 애피타이저로 먹는다지만, 다음엔 초콜릿 타말레를 시도해봐야할듯.
Squash Blossom Quesadilla
치킨 타코 대신 치킨과 라이스 타코($3)와 호박꽃 퀘사디야($3.50)를 시켰다. 근사하게 나이프와 포크도 나왔다.
유니온스퀘어 그린마켓에 호박꽃(Squash Blossom)이 사라진 지 한달이 넘은 것 같은데, 테후칭고에는 있었다. 멕시코에서 수입해오는 것일까? 냉동한 것일까? 양념이 잘 배여서 장 조지급의 고급 요리처럼 맛이 좋았다.
지난번 드라이해서 치킨 저키같았던 치킨 타코가 이번에는 무척 촉촉하고 부드러웠다. 그러나, 밥은 말라서 좀 딱딱했다. 핫소스를 치면 춘천 닭갈비처럼 매콤하다.
Taqueria Tehuitzingo
578 9th Ave.(bet. 42-41st 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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