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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ts
2015.04.14 10:45

포시즌 7월16일 최후의 만찬

조회 수 7789 댓글 0

 

필립 존슨이 디자인한 씨그램 빌딩 내 레스토랑 포시즌(Four Seasons)이 2016년 7월 16일로 문을 닫는다.

1959년 아이젠하워가 대통령이던 시절 오픈한 포시즌은 뉴욕의 파워 런치 레스토랑으로 인기를 누려왔다.

http://www.nytimes.com/2016/07/10/nyregion/four-seasons-lunch-spot-for-manhattans-prime-movers-moves-on.html

 

 

씨그램 빌딩 포시즌 & 브라써리 폐업 카운트다운

브라써리 12월 말, 포시즌 2016년 7월 클로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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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5 파크 애브뉴의 씨그램 빌딩(왼쪽)과 52스트릿 포시즌 레스토랑 입구.

 

 

1959년 미스 반 데어 로에가 설계한 파크애브뉴의 걸작 빌딩 씨그램 빌딩(Seagram, Park Ave.@52nd St.)에서 파워 엘리트와 식도락가들을 서비스해온 포 시즌 레스토랑(Four Seasons Restaurant)이 2016년 7월로 문을 닫는다. 빌딩의 새 주인 에이비 로젠이 포시즌에 월 300만 달러의 렌트를 요구하면서 포시즌이 항복했다.

 

필립 존슨이 디자인하고, 피카소의 발레 커튼이 걸려있으며, 풀(pool)이 있던 핸섬한 레스토랑 포 시즌의 씨그램 시대가 내년 여름 막을 내리게 된 것. 그러나, 정확히 말한다면, 씨그램 빌딩에서의 폐업이다. 줄리안 니콜리니가 소유한 포시즌은 새 로케이션을 물색중이며, 이 자리엔 마리오 카보네 팀이 3천만 달러의 공사비로 개조한 새 레스토랑이 들어설 예정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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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러 스코피디오+렌트로(Diller Scofidio + Renfro)가 설계한 씨그램 빌딩 안의  브라써리(Brasserie).

 

 

씨그램 빌딩에서 쫒겨나는 것은 포 시즌 뿐 아니다. 53스트릿 반대편의 브라써리(Brasserie)는 이에 앞선 올해 말로 문을 닫는다. 록펠러센터 씨그릴, 링컨센터 링컨 리스토란테, 메이시 백화점 내 스텔라 34 등을 소유한 레스토랑계의 큰 손 파티나 그룹이 소유한 브라써리는 한때 24시간 오픈, 잠들지 않는 도시 뉴요커들에게 사랑받는 프렌치 식당이었다.   

 

브라써리는 최근에 처음 가보았다. 해피 아워에 굴과 와인이 저렴하고, 레스토랑 위크보다 더 싼 디너 3코스 정식($35)이 있는 모던한 인테리어의 브라써리가 떠나야한다는 것은 애석한 일이다. 다가오는 뉴이어스이브 디너가 마지막 날이라니 씁쓸하기만 하다.

 

포시즌에서는 롱아일랜드 오리 요리와 솜사탕 디저트가 특히 기억에 남았다. 보르도 디너에 가봤으며, 보르도와 소테른 테이스팅에서 당첨되어 매그넘 포르테를 받아 참으로 고마웠던 식당이다. 또한 캐주얼한 바 그릴 룸에서는 간단한 애피타이저와 와인을 즐길 수 있었다.

 

 

The Pool Room  & The Grill Room

@The Four Seasons Restaurant, Seagram Building

 

 

랜드마크 레스토랑 포시즌의 풀룸 & 그릴룸 테이스팅

 

 

Location, Location, Location!

브루클린 브리지 아래 리버 카페(River Cafe)와 센트럴파크의 태번 온더 그린(Tavern on the Green)은 뉴욕에서 황금의 로케이션에 자리한 레스토랑이다.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 중 퍼세(Per Se)와 마사(Masa)가 컬럼버스서클의 타임워너 빌딩 안에, 장 조지(Jean Georges)는 건너편 트럼프 호텔 & 타워 빌딩 내, 르 버나단(Le Bernadin)은 미드타운 에퀴터블 빌딩 내에 자리해 있다.

 

파크애브뉴 포시즌 레스토랑(Four Seasons Restaurant)은 미슐랭 스타는 아닐지라도 로케이션만큼은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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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그램 빌딩을 설계한 건축계의 두 거장 미스 반 데어 로에(왼쪽)와 필립 존슨.

 

 

1959년 미스 반 데어 로에(Mies van der Rohe, 1986-1969)가 뉴욕시 최초의 유리 건물로 설계한 파크 애브뉴 52스트릿의 씨그램 빌딩(Seagram Building) 내에 자리해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인테리어는 권위있는 건축가상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필립 존슨(Phillip Johnson, 1906-2005)이 당시 450만 달러를 들여 디자인한 '걸작' 에 위치한 레스토랑이다. 

 

캐나다산 위스키 씨그램 본부 건물로 청동과 유리를 사용해 건축한 38층짜리이 빌딩은 뉴요커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미스 벤 데르 로에의 조수 건축가로 기용된 필립 존슨은 씨그램 빌딩 로비와 포시즌의 인테리어를 설계했다. 씨그램의 성공으로 필립 존슨은 링컨센터와 뉴욕스테이트시어터(현 데이빗 코크 시어터)를 설계하며, 미국의 대표적인 건축가로 떠오르게 된다.

 

포시즌 레스토랑은 1989년 뉴욕시 랜드마크로 지정되기도 했다. 이스트 57스트릿에 I. M. 페이가 설계한 포시즌 호텔(Four Seasons Hotel)은 포시즌 레스토랑과 무관하다.

 

 

IMG_9726.JPG 동전 의자

 

 

포시즌 1층엔 코트 체크 카운터와 화장실이 있으며, 로비에 조니 스윙(Johnny Swing)의 동전 의자(coin chair)가 놓여있다. 지난해 그릴룸 계단 한 켠에 있었던 조각같은 의자는 5센트(nickel) 동전으로 만든 '작품'이다. 얼마어치의 동전이 들어갔는지는 모르지만.

 

이 포시즌 레스토랑은 수영할 수 없는 풀장이 있는 널따란 다이닝 룸 '풀룸(The Pool Room)'과 라운지 스타일의 '그릴 룸(The Grill Room)'으로 나뉘어 있다. 그릴 룸은 특히 뉴욕의 재계, 문화계 명사들이 점심을 즐기는 '파워 런치(power lunch)' 레스토랑으로 이름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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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릴 룸에서 풀 룸으로 가는 통로 '피카소 앨리'에 걸렸던 '삼각 모자'.

 

 

포시즌 레스토랑은 지난해 통로에 걸린 피카소 커튼 '삼각모자'의 운명을 두고 화제에 올랐었다. 

또한 하늘로 치솟고 있는 럭셔리 콘도 개발 붐과 렌트의 로켓 상승으로 인해 포시즌의 운명도 모래시계와 같아졌다. 내년으로 만료될 포시즌의 렌트 계약은 연간 78만4000달러, 그러나 현 뉴욕의 싯가 370만 달러. 따라서 내년 렌트 계약을 갱신할 때 수백만달러로 치솟는 계약서를 제시한다면, 포시즌은 씨그램 시대의 막을 내려야할 운명에 있다. 

 

모래시계, 풍전등화... 씨그램 내 포시즌 레스토랑의 내일을 우려하면서 풀 룸과 그릴 룸 시식기를 소개한다.

 

 

 

 

The Pool Room, Four Seasons Restaurant                         

 

 

4 Seasons color tiny.jpg Photo: Four Seasons

 

포시즌의 풀 룸에는 몇년 전 디너, 와인 디너와 와인 테이스팅에 몇 차례 가보았다.

 

그러나, 솔직히 수영장에서 익사할 뻔했던 기억으로 풀 룸가에서의 식사가 유쾌하다기보다는 약간 불안했다. 물 소리가 안정감보다는 긴장감을 주었다고나 할까. 하지만, 음식은 훌륭했다.

 

보르도 와인 디너에서는 풀을 등뒤로 하고 앉아 식사에 집중할 수 있었다. 

그랜드 보르도 테이스팅에서 러플에 당첨되어 매그넘 사이즈의 보르도 클로스 포르테를 선물로 받았고, 한번은 기로 소턴의 와인 메이커가 미출시 소턴을 한병 주어서 포시즌은 상냥한 레스토랑이라는 이미지로 각인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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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d Seafood Platter: 랍스터와 새우, 성게, 스캘롭, 조개, 굴이 얼음 침대에 시원하게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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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isp Farmhouse Duck: 겉은 바삭바삭하고, 안은 부드러운 오리요리. 소스가 북경오리와 유사하지만, 정교하게 새콤하고, 약간 스파이시한 플럼-루밥-페퍼의 콤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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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xtail Ravioli: 쫄깃한 소꼬리 식감에 진한 소스가 상당히 리치해서 포만감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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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tton Candy & Souffle: 포시즌 제일 유명한 솜사탕 디저트. 한번쯤 맛보다 재미로 시켜먹을 만한데, 올드 잉글리쉬 쉽독을 연상시킨다. 달콤하고, 부드럽게 넘어가며, 살짝 취하게 만드는 그랑마니에 수플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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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찍을 정신이 없었던 보르도 와인 디너에서.

 

 

 

Pecko-smaller.jpg Chef Pecko

셰프 펙코 잔틸라비반(Pecko Zantilaveevan)은 10대에 미국으로 이민와서 다니엘 불루(Daniel Boulud)가 르 서크(Le Cirque)에서 수석 셰프였을 때 라인 쿡으로 일했다. 이후 록펠러 센터의 씨그릴(Sea Grill)에서 수석 라인쿡으로 수련했다.

1996년 포시즌으로 옮겨와 수석 요리사 크리스찬 알빈(Christian Albin) 아래서 일하면서 푸아그라 피자(foie gras pizza)를 선보여, 뉴욕타임스의 루스 레이첼로부터 찬사를 받았다. 그리고, 2010년엔 수석 셰프로 승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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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Grill Room, Four Seasons Restaurant              

 

 

Four Seasons Grill Room 2.jpg Photo: Four Seas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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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룸의 목욕탕/수영장같은 분위기보다는 그릴룸의 환상적인 조각과 지속적으로 움직이는 커튼이 매력적이다.

 

 

그릴룸이 마사 스튜어트, 안나 윈투어 등의 '파워 런치'로 유명하다고 했지만, 저녁 때는 오히려 캐주얼한 편이었다. 지난해 8월 어느 월요일 저녁 피카소의 벽걸이 그림의 거처가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을 때 저녁 무렵 그릴 룸을 찾아갔다. 그릴 룸의 'Evening Savories' 메뉴가 풀룸보다 덜 부담스럽다.

 

스페인식 타파스(애피타이저 분량 small dish) 몇가지로 와인 한 병을 나누어 마셨다. 높은 천장에 지속적으로 움직이는 마술과 같은 스틸 커튼, 그리고 편안한 소파가 풀룸보다 훨씬 아늑했다. 

 

그리고, 4월의 한 금요일 저녁 다시 그릴 룸으로 가서 거의 유사한 메뉴를 반복했다. 풀 룸이 여유있는 사람들의 우아한 디너 레스토랑이라면, 그릴 룸은 이른 저녁 덜 부담스럽게 데이트하기 좋은 레스토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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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의 월요일 저녁 그릴룸에서. 스틸 커튼이 끊임없이 움직인다.

 

 

두번째 그릴룸에 갔을 때 메뉴를 보니, 더 이상 고민되지 않았다. 슈림프 칵테일이나 훈제 연어, 생굴처럼 어디서나 먹을 수 있는 메뉴보다는 셰프의 장기를 엿보고, 맛볼 수 있는 것을 주문하고 싶었다. 소믈리에가 소비뇽 블랑과 카버네 소비뇽 한 잔씩 가져와서 추천하는 메뉴가 있냐고 물으니, 셰프가 태국 출신이니 투나 피자를 강추한다고 했다. 

 

유사한 메뉴를 8개월만에 시식하는 것도 흥미로웠다. 8월의 어느 월요일과  4월의 어느 금요일. 월요일은 대개 셰프가 쉬는 날로 알고 있었지만, 오히려 한가한 날이었는지 맛도 프리젠테이션, 서비스도 좋았다. 금요일엔 소믈리에게 상당히 친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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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 Crabcakes: 얼핏 스캘롭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게살 케이크. 위에 레물레이드(아이올리+마요네즈) 소스가 얹혀있다. 한입에 쏙 들어와 통통 게살의 맛이 바다를 부른다. 4월의 '이브닝 세이보리' 메뉴에선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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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ispy Oysters: 얼음인줄 알았더니, 소금 동산. 얌전하게 올라 나온 굴 튀김은 고추 피클의 맛이 매콤해 식욕을 자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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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ispy Oysters: 4월의 금요일 크리스피 오이스터는 2개가 줄었다. 모양은 전에 비해 미웠지만, 고소하고 감칠맛이 좋았다.

키친이 바쁜 모양.

 

 

IMG_6538.jpg  줄리안 오브 더 시즌즈 소비뇽 블랑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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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shimi Pizza: 투나 사시미 피자. 비스킷처럼 얇고 바삭한 토르티야에 참치와 시메지버섯, 방울 토마토, 고추, 새싹 등을 토핑으로 올린 웰빙 피자. 8월의 월요일엔 투나가 싱싱하고, 예쁘고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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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ngkok Crisp: 8개월만에 갔더니 사시미 피자의 이름이 '방콕 크리습'으로 바뀌었다. 4월의 금요일엔 키친이 바빠서인지 모양이 일그러졌다. 투나가 이전만큼 싱싱하지는 않아 물컹 했지만, 고소한 식감은 좋았다. 이탈리아 피자 반죽 대신 토르티야로 바꾸면 웰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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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 Burgers:갈비살 미니 버거(슬라이더)는 촉촉한 육즙이 흘러나오며 스테이크가 부럽지 않았다. 8월의 미니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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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 Burgers:갈비살 슬라이더. 햄버거를 먹으면서 칠칠맞아지는 나에겐 미니 버거가 적격이다. 4월의 미니버거는 rare를 강조해서 하나 더 주문해 먹으니 포만감이 왔다.

 

 

전체적으로 포시즌 그릴룸에서 지난해 8월 월요일의 맛이 A+였다면, 4월 금요일의 맛은 B-정도. 한여름의 월요일에 신선한 재료가 들어오고, 고객이 많지 않았기 때문일까? 봄의 금요일엔 아마도 키친이 바빠서 맛이 떨어졌을 수도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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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심으로 돌아가게 하는 솜사탕은 나누어 먹으면 더 화기애애하다. 

 

 

IMG_9728.JPG 5월 9일 버건디 와인 디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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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 East 52 St. New York 

212.754.9494  http://www.fourseasonsrestaurant.com

 

 

*포시즌의 훼손위기 피카소 커튼 '삼각모자' 어디로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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