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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tus and Water Lily Festival


July 16, 2016 
@Kenilworth Park and Aquatic Gardens, Washington D.C.

Photo: Youngmi Jin/진영미(Freelanc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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蓮이여 


구상(1919-2004)

이리 곱고 정한 꽃인데 
진흙 속에 뿌리를 내리고 
시궁창을 내 집으로 삼아도 
아침저녁으로 맑은 숨을 쉬느니, 
사람들이 버리고 외면한 
그 찌꺼기 배설한 것들 속에서도 
오히려 내 양분을 취하느니 
그 몸은 물방울 하나도 
헛되이 빌붙지 못하게 하거늘 
무어라 이름할 수 없는 신선함에 
먼지 하나 범할 수도 없고 
숨소리도 죽여야 하느니, 
이 청정한 고운 님의 경지에 
해와 달이 함께 빚어낸 꽃이라 
선학이 꿈을 꾸고 있는지 
세상이 아무리 험난하고 
역겨운 일들만 난무한다 해도 
스스로 제 몸을 곧추 가누고 
이 지상에 고운 것만 걸러내 세우니 
뉘 감이 범할 수가 있으랴만 여기 
그 잎의 둥글고 도타운 덕성으로 하여 
모든 고뇌 떠안고, 망상을 소멸하니 
떠오르는 보름달로 맞이하듯 
새 아침을 맞이하는 해의 
그 맑고 찬란한 새 얼굴을 보듯 
내일은 더 곱고 생기에 찬 꽃으로 
그 향기도 함께 피우며 
온 누리에 세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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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nps.gov/keaq/planyourvisit/lotus-and-water-lily-festival.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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