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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렘 르네상스'여, 다시 한번
볼거리 가이드

2016 Harlem Week (7/3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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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렘은 항상 인간적이며, 살아있는 곳이며, 삶의 리듬과 마음의 노래가 있는 곳입니다. 
아무리 예전에는 나빴다할지라도 사람들은 머리를 꼿꼿하게 들고 걸었으며, 그곳에 이 동네에 감사하고 동네를 사랑하는 선량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빌 클린턴- 


2001년 7월 빌 클린턴 전 미대통령은 할렘 중심가(55 West 125th St.)에 사무실을 열었고, 이 연설로 주민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최초의 흑인 대통령' 버락 오바마의 백악관 입성까지 맞아 떨어지며 할렘은 다시 르네상스를 구가하고 있다. 할렘은 1920-30년대 뉴욕 문화의 메카로 '할렘 르네상스'를 꽃피웠다.

빌 클린턴의 할렘 사무실 오픈으로 이 지역 부동산 가격도 뛰었고, 한때 위험지대로 불리우던 할렘에 뉴요커들이 둥지를 틀고, 관광객들이 몰려들고 있다. 건축양식이 아름다운 거리를 비롯, 유서깊은 아폴로 극장(Apollo Theater), 가스펠 합창을 감상할 수 있는 교회에는 줄이 이어진다. 실비아즈(Sylvia's)와 에이미 루스(Amy Ruth's)같은 유서깊은 소울푸드 레스토랑을 비롯 퍼 세(Per Se)보다 예약이 더 힘든 이탈리안 식당 라오스(Rao's)까지  스타 셰프 마커스 사무엘슨이 할렘에 진출, 레스토랑 '레드 루스터(Red Rooster)'를 오픈하면서 할렘이 뜨고 있는 것이다. 

7월 31일부터 8월 27일까지 할렘에서 축제 2016 할렘 위크(HARLEM WEEK 2016)가 대대적으로 열린다. 할렘 위크를 맞아 할렘의 볼거리, 먹거리를 시리즈로 소개한다.


할렘 간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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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5년 아르트로 숌버그와 앤드류 카네기의 재정 지원으로 오픈한 흑인역사자료 도서관 숌버그센터(Schomburg Center for Research in Black Culture).


옛날옛적 할렘은 인디언 원주민이 살던 농지였다. 네덜란드인이 정착하면서 '더치 빌리지(Dutch Village)'로 불리우다가 1658년 할렘(Harlem)이 공식 이름이 된다. 뉴욕이 예전에는 뉴암스테르담이었고, 브루클린이 네덜란드 마을 Breukelen에서 왔듯이 할렘도 네덜란드의 마을 Haarlem에서 왔다.  

1868년 남북전쟁 이후 경제붐으로 유대인, 이탈리안, 독일 이민자들이 대거 유입됐다. 1910년만 해도 흑인 인구는 10%에 불과했으나 1930년대에 이르러 70%에 달하며 다수 거주자가 된다. 1920년대부터 1930년대까지 남부 흑인들이 대거 이주해 정착(Great Migration)했으며, 1950년대 이르러서는 무려 98%에 달하는 23만3000여명의 흑인들이 거주했다. 

할렘에는 알렉산더 해밀턴, 말콤 X, 조지 거쉰, 버트 랭카스터, 알 파치노, 듀크 엘링턴, 소니 롤린스, 루이 암스트롱, 빌리 할리데이, 랭스턴 휴즈, J.D. 샐리저 등이 살았다. 할렘의 경계는 센트럴파크 노스 110스트릿에서 워싱턴하이츠 155스트릿, 이스트 96스트릿 노스(스패니시 할렘, El Barrio)이다.


할렘 볼거리                                                                               

# 아비씨니안 침례교회 Abyssinian Baptist Chu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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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비씨니안 처치와 아담 클레이턴 파웰 주니어 


Abyssinia는 이디오피아의 옛 국가명이다. 1808년 퍼스트뱁티스트처치에서 인종별로 신자를 격리하는데 반발한 이디오피아 어부들과 흑인들이 독립해서 설립한 교회. 뉴욕 여러곳에서 교회가 운영되다가 1922년 현 위치에 찰스 볼튼&선이 고딕 리바이벌과 튜더 리바이벌 양식으로 건축했다. 

컬럼비아대 출신 카리스마 넘치는 목사 아담 클레이턴 파웰 주니어(Adam Clayton Powell, Jr.)가 이끌 무렵 신도수가 1만3000여명이 이르며 미국 내 최대의 흑인교회이자 세계에서 가장 큰 침례교회가 된다. 아담 클레이튼 파웰 주니어 목사는 1937년 미 최초의 흑인 의원으로 선출되어 1963년까지 연방 하원의원으로 재임했다. 

교회 인근엔 그의 이름을 딴 거리가 있으며, 교회 건물은 1993년 뉴욕시 랜드마크로 등재됐다. (132 Odell Clark Place, 132 West 138th St. Bet. Adam Clayton Powell Jr. Blvd. & Lenox A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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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스트릿@5애브뉴, 스패니시 할렘에 서있는 할렘 르네상스기 재즈 뮤지션 듀크 엘링턴의 동상과 피아노.

# 가스펠 음악 Gospel Music

많은 관광객들이 할렘을 찾는 이유 중의 하나가 가스펠을 감상하기 위해서다. 영화와 뮤지컬 '시스터 액트(Sister Act)'같은 '콘서트'를 기대한다. 20년 전쯤 어학 연수할 때 일본인 클래스메이트 세츠코 여사와 함께 콘벤트애브뉴 뱁티스트 처치(Convent Avenue Baptist Church)에 가스펠을 들으러 갔다. 당시엔 그다지 관광객들이 붐비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 가스펠을 볼만한 교회 앞에는 예배 시작 전부터 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고.

교회엔 정장을 차려입은 흑인 신도들(특히 여인들의 패션 중 모자가 멋지다), 청중 한켠에는 캐주얼 복장의 백인/아시안 관광객들이 앉아 있다. 예전에 프로농구를 볼 때 선수들은 대부분 흑인이고, 관중은 대부분 백인이었을 때처럼 기이한 광경이다.  
사실 할렘 교회에서 가스펠을 감상하려면, 몇가지 주의해야한다.
복장은 예배보는 신도들처럼 단정하게(청바지나 스니커, 반바지 차림은 사절), 일찍 가서 줄 서서 기다려야 하며, 사진 촬영은 금지되어 있다. 콘서트를 감상할 후 헌금도 잊지 말아야 한다. 대부분 교회에서는 예배는 빠지고, 가스펠만 감상하는 관광객들을 환영하지 않는다. 

가스펠을 감상할 수 있는 교회
-Abyssinian Baptist Church (132 Odell Clark Place. 132 West 138th St. bet. Adam Clayton Powell Jr. Blvd. & Lenox Ave.): 
-Convent Avenue Baptist Church (420 West 145th St. bet. Convent &  St. Nicholas Aven.): 일요일 오전 9시, 11시 예배.
-Greater Refuge Temple (2081 Adam Clayton Powell Jr. Blvd.@124th St.): 일요일 오전 11시, 오후 4시, 오후 7시 30분 예배.
-Mount Neboh Baptist Church (1883 Adam Clayton Powell Jr. Blvd. bet. 114th & 115 St.): 일요일 오전 8시, 11시 예배
-Canaan Baptist Church (132 West 116th St. bet. Lenox & 7th Aves.): 일요일 오전 8시, 11시(여름엔 10시) 예배.
-First Corinthian Baptist Church (1912 Adam Clayton Powell Jr. Blvd. bet. 115th & West 116th St.): 일요일 오전 8시, 11시 예배.
-Bethel Gospel Assembly (2-26 East 120th St. bet. 5th & Madison Ave.): 일요일 오전 8시, 11시 30분 예배.


# 스트라이버스 로(Strivers’ R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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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라이버스 로의 브라운스톤 하우스들. 어떤 집의 대문엔 아프리카 조각으로 장식되어 있다.


일명 세인트 니콜라스 사적지구(St. Nicholas Historic District), 스트라이버스 로는 맨해튼 57스트릿 억만장자들의 길(Billionaire's Row)와 대조된다. 그리니치빌리지, 브루클린하이츠, 프로스펙트하이츠의 브라운스톤 타운하우스 거리처럼 우아한 타운하우스들이 줄지어 있는 거리.  

1891년 자유의 여신상의 받침대를 제작한 개발업자 데이빗 H. 킹 주니어가 맡아 백인 중산층을 위해 건축된 조지안 리바이벌 스타일, 콜로니얼, 르네상스 리바이벌 등 다양한 양식의 타운하우스가 줄지어 있다. 특히 구 펜스테이션와 컬럼비아대 로라이브러리를 설계한 스탠포드 화이트의 이탈리안 르네상스 리바이벌 스타일 하우스들이 우아하다. 한때 의사, 변호사, 사업가, 뮤지션 등 흑인 엘리트들이 모여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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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스 프라이스와 클라렌스 S. 루스가 설계한 로하우스 '말을 데리고 걸어 가시오(Walk Your Horses)'가 새겨진 현 주차장도 남아 있다.


그러나 1895년 개발업체의 재정난으로 집들이 저당잡히며 백인들이 떠나고, 1920년까지 대부분의 집들이 비었었다. 그러다 흑인들에게 집 한채당 8천달러에 배당하며 입주하게 됐다. 그래서 별명이 분투하는 자들(Strivers' Row)로 붙여졌다고.

1986년 가수 밥 딜런이 이 거리의 주택을 39만5000달러에 샀다가 2000년에 56만 달러에 팔았다. 지난 10년간 이 거리 주택의 1/3 이상의 주인이 바뀌었다. 백인과 아시안들이 대거 유입됐다고 한다.  2014년 1891년에 지어진 한 타운하우스가 289만 달러에 팔리며, 할렘에서 최고 주택가를 기록했다.(138th & 139th St. Bet. Adam Clayton Powell Jr. & Frederick Douglass Blvd.)


# 호텔 테레사 (The Hotel There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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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면 회색 건물이 옛날 호텔 테레사. 1960년 카스트로가 미드타운 호텔에서 뛰어나와 테레사에서 머물렀다.


1913년 독일 출신 스톡브로커 구스타버스 신덴버그가 부인의 이름을 따서 지은 13층짜리 호텔. 조지 앤 에드워드 블룸 설계로 완공 후 '할렘의 월도프'라는 별명이 붙여졌다. 

1960년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가 UN 연설차 뉴욕에 왔을 때 미드타운 한 호텔에 머물다가 매니저가 현금으로 지불하라고 요구하는 바람에 모두들 뛰어나와 할렘 테레사 호텔로 이동했다고. 카스트로는 테레사에 묵으면서 소련의 후르시초프, 이집트의 나세르 대통령, 인도의 네루 수상, 말콤 X, 시인 랭스턴 휴즈와 알렌 긴스버그와도 만났다고 한다. 이듬해 존 F. 케네디가 테레사 호텔에서 선거운동을 하기도. 1967년 호텔 문을 닫고, 보수공사를 거쳐 '테레사 타워'라고 이름을 바꾸어 사무실 전용 빌딩이 됐다. 1993년 뉴욕시 랜드마크로 등재.


# 아폴로 시어터(Apollo Theater)

apollo-theater.jpg www.apollotheater.org

1914년 조지 카이스터가 클래시컬 리바이벌 양식으로 설계한 극장으로 '재즈의 전설' 듀크 엘링턴, 디지 길레스피, 레이 찰스, 아레사 프랭클린, 제임스 브라운, 잭슨 파이브, 마빈 게이, 벤 E. 킹, 사라 본, 머라이아 캐리, 로린 힐  등이 공연했고, 지금 TV의 '아메리칸 아이돌'같은 '아마추어 나잇(Amateur Nights)'을 통해 17세의 엘라 피츠제럴드 같은 스타를 발굴하기도 했다.  

1987년부터 2008년까지 '아폴로에서 쇼타임(Showtime at the Apollo)'을 녹화해서 전미 TV로 방명했다. 2009년 한국판 뮤지컬 '드림 걸스(Dream Girls)'가 공연됐다.  좌석 1506석. 1983년 뉴욕시 랜드마크로 등재됐다. 253 West 125th St. https://www.apollotheater.org


# 할렘 스튜디오 뮤지엄 Studio Museum in Harlem

1968년 설립된 흑인 아티스트 전문 미술관. 지난해 제이콥 로렌스(*MoMA 'One Way Ticket'), 노만 루이스(*쥬이시 뮤지엄 리 크래스너와 듀오전) 등 주요 흑인 작가를 비롯 약 2000여점을 소장하고 있다.

2005년 크리스 오필리(Chris Ofili), 2008년 키힌데 와일리(Kehinde Wiley), 2011년 9/11 때 WTC LMCC 스튜디오에서 작업하다 사망한 조각가 마이클 리처즈(Michael Richards), 2013년 사진작가 고든 팍스(Gordon Parks) 특별전이 열렸다. 144 West 125th St. http://studiomuseum.org

*맨해튼 뮤지엄 마일(Museum Mile)인 110스트릿@5애브뉴에 오픈 예정이던 아프리카미술관(Museum of African Art)는 이름이 아프리카 센터(The African Center)로 바뀐 채 2015년 개관 예정 일정이 지연되고 있다. 원래 아프리카미술관은 퀸즈 서니사이드(뉴욕중앙일보 사옥 1블럭 옆)에 자리했다가 시의 지원금 2천만 달러를 받아 뮤지엄 마일로 이주 로버트 M. 스턴의 설계에 뮤지엄과 콘도 혼합건물로 지어졌다. 


# 슈라인 Shr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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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할렘에 문을 연 자그마한 공연장으로 월드뮤직과 영화, 연극, 무용 등 다양한 공연예술을 소개한다. 또한 월드컵 축구나 농구, 야구 등을 볼 수 있는 스포츠 바도 겸하고 있다.

슈라인의 주인은 서아프리카의 자그마한 나라 부르키나 파소(Burkina Faso) 전 대통령의 친구라고. 그래서 슈라인을 중심으로 '리틀 부르키나 파소'가 형성됐다.  프랑스 식민지였던 이 나라는 훌륭한 영화감독(칸영화제 대상, 베를린영화제 은곰상 수상 이드리싸 우에드라오고 등)들이 많이 나왔다.  LP 레코드와 재킷으로 도배를 하고, 아프리카 가면과 조각 등으로 장식한 인테리어가 구경할만 하다. 레개 콘서트가 열리면 가보고 싶은 클럽이다. 2271 Adam Clayton Powell Jr Blvd. http://www.shrineny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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