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상수 감독 '당신 자신과 당신의 것' 10번째 뉴욕영화제 초청
홍상수 감독 10번째 뉴욕영화제 초청
신작 '당신 자신과 당신의 것(Yourself and Yours)' 미국 내 첫상영
Yourself and Yours(2016) by Hong Sangsoo
홍상수(Hong Sangsoo) 감독의 신작 '당신 자신과 당신의 것(Yourself and Yours)'이 9월 30일부터 10월 16일까지 열리는 제 54회 뉴욕 영화제(New York Film Festival)에 초대됐다. 뉴욕 영화제 메인 프로그램 상영작 25편 중 유일한 아시아 감독 작품이기도 하다.
이로써 뉴욕영화제에 초청된 홍상수 감독의 작품은 10편에 달했다. 2002년 '생활의 발견'으로 시작,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2004), '극장전' (2005), 해변의 여인(2006), '밤과 낮'(2008), '옥희의 영화'(2010),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 '자유의 언덕'(2014),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2015)까지 9편이 뉴욕영화제에서 상영됐다.
새 영화 '당신 자신과 당신의 것'은 화가 영수(김주혁 분)는 여자친구 민정(이유영 분)이 최근 어떤 남자와 만나 만취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후 크게 싸우고 헤어지게 된다. 다음날 영수는 민정을 찾아나서는데, 그녀와 똑같이 생긴 여성, 어쩌면 쌍둥이일지도 모르는 한 여성이 어떤 남자와 만나는 모습을 보게 된다. 이 영화는 남녀의 결별에서 화해까지의 과정을 미스테리하게 그린 작품.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 제임스 스튜어트와 킴 노박 주연의 '현기증(Vertigo)'를 연상시킨다. 상영시간 86분.
애인에 대한 의심으로 헤어진 후 다시 유사한 여인을 만나는 이야기. '당신 자신과 당신의 것(Yourself and Yours)'
2016 뉴욕영화제는 에이바 뒤베르네이의 '13번째 수정헌법(The 13th)'으로 개막, 제임스 그레이 감독의 '잃어버린 도시 Z(The Lost City of Z)'로 폐막한다. 올 영화제엔 페드로 알모도바르, 올리비에 아싸야, 장 피에르와 뤽 다렌, 짐 자무쉬, 케네스 로네간 감독 등의 신작이 초청됐다.
유럽 영화제 수상작도 대거 상영된다. 켄 로치 감독의 올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나, 다니엘 브레이크 )을 비롯, 칸영화제 감독상 공동 수상작인 크리스티안 문주(바칼로레아)와 올리비에 아사야(퍼스널 쇼퍼), 베를린 영화제 금곰상 수상작인 지안프란코 로시(바다의 불), 베를린 영화제 감독상 수상작인 미아 한센 러브(앞으로 올 이야기) 등이 뉴욕에 선보인다. https://www.filmlinc.org
Interview Flashback: Hong Sangsoo
홍상수 감독 2004 뉴욕영화제 기자회견
"내 영화는 자전적이다"
2010년 MoMA에서 열린 'Yeonghwa: Korean Film Today'에 '다른 나라에서' 상영 후 홍상수 감독이 관객과 대화를 하고 있다.
*다음은 2004년 10월 '남자는 여자의 미래다'로 뉴욕영화제에 초대됐던 홍상수 감독의 기자회견 내용을 보완한 것입니다.
뉴욕중앙일보(2004/10/08)
홍상수 감독은 특히 뉴욕 비평가들의 총애를 받아왔다. 링컨센터 필름소사이어티에서 발행하는 필름 코멘트(Film Comment)와 문화 비평주간지 빌리지 보이스(Village Voice)에서는 '강원도의 힘' '생활의 발견' '극장전' '오! 수정' '우리 선희' 등을 미국 내 개봉되지 못한 걸작으로 선정한 바 있다.
지난해 10월 브루클린아카데미오브뮤직(BAM)은 데뷔작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과 '오! 수정'까지 홍 감독의 영화 4편의 회고전을 열어 그의 작품세계를 조명하기도 했다. 뉴욕국제영화제는 2년 전 '생활의 발견'을 초대 상영했으며 올해에는 칸 영화제 경쟁 부문에 올랐던 신작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로 다시 홍감독을 초대했다.
지난 10월 4일 오후 홍감독은 링컨센터 앨리스털리홀에서 '여자는...' 시사회 이후 기자회견을 가졌다.
2004년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로 뉴욕영화제(NYFF 2014)에 초대된 홍상수 감독이 비평가와 토론하고 있다.
▶당신의 영화는 자전적인가?
"내 영화에는 교수나 감독들이 등장해 흔히들 그런 질문을 한다. 내 모든 영화들이 자전적이라 할 수 있다. 나는 필터없이 사람들을 있는 그대로 영화 속에 담기 위해 내가 아는 주변 인물들을 선택한다."
▶영화 속에 음악이 극히 제한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유는?
"장편 영화를 찍으면서 음악 사용하는 것을 지극히 두려워했다. 음악을 깔면 관객들은 음악에 빠져버릴 우려가 있기 때문에 가능하면 절제했다."
▶왜 제목이 '여자는 남자의 미래인가?' 페미니스트 제목같은데.
"영화 시작에서 주인공 선화(성현아)는 남자들(유지태.김태우)의 과거에서 존재하다가 다음에는 현재 속에서 남자들의 의식을 지배한다. 다음에는 그들이 찾아가는 미래가 된다. 움직임 자체가 여자가 이동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나?"
▶마지막 장면이 미완성인 것처럼 보인다. 왜 그런가?
"오픈된 결말이다. 미래가 어둡기 때문일 것이다."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왜 유지태의 아내는 영화에 등장하지 않나?
"마지막 장면 전에 문호가 집으로 돌아가 백일몽을 꾸는 장면이 있다. 만일 자신이 선화와 결혼했다면 하고 몽상하는 장면이다. 긴 장면인데 계절상 문제가 있어서 편집 때 잘라냈다."
▶왜 당신의 영화는 롱숏과 롱테이크가 많은가?
"내 영화는 남녀의 관계를 주로 그리고 있다. 관계를 설정하기 위해 롱 숏을 즐긴다."
▶'봄 여름 가을 겨울...' '태극기를 휘날리며'에 이어 '스캔들'도 개봉된다. 당신의 영화는 왜 미국에서 개봉되지 않나?
"아무도 사지 않기 때문이다."(웃음)
▶한국에서의 흥행 성적은?
"차차 좋아지고 있다.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는 약 40만명의 관객이 들었다."
박숙희 기자
nysuki@joongangusa.com
홍상수 영화 연보
The Day a Pig Fell into the Well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 (1996)
The Power of Kangwon Province (강원도의 힘) (1998)
Virgin Stripped Bare by Her Bachelors (오! 수정) (2000)
On the Occasion of Remembering the Turning Gate (생활의 발견) (2002)
Woman Is the Future of Man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2004)
Tale of Cinema (극장전) (2005)
Woman on the Beach (해변의 여인) (2006)
Night and Day (밤과 낮) (2008)
Like You Know It All (잘 알지도 못하면서) (2009)
Jeonju Digital Project "Visitors": Lost in the Mountains (어떤 방문: 첩첩산중) (short film, 2009)
Hahaha (하하하) (2010)
Oki's Movie (옥희의 영화) (2010)
The Day He Arrives (북촌방향) (2011)
List (리스트) (short film, 2011)
In Another Country (다른 나라에서) (2012)
Nobody's Daughter Haewon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 (2013)
Our Sunhi (우리 선희) (2013)
"Hong Sang-soo": Venice 70: Future Reloaded (홍 상수 베니스 70: 미래 리로디드) (short film, 2013)
Hill of Freedom (자유의 언덕) (2014)
Right Now, Wrong Then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 (2015)
Yourself and Yours ( 당신 자신과 당신의 것) ( 2016)
홍상수의 영화사상 걸작 10편
영국의 영화 전문지 '사이트&사운드(Sight & Sound)'가 2012년 영화 사상 위대한 영화 250 (Greatest Films Of All Time)의 순위를 발표했다. 다음은 홍상수 감독이 선정한 영화사상 걸작 10편.
라탈랑테 L'Atalante(1934) 장 비고 Jean Vigo
항구를 떠나는 배 Boat Leaving the Port(1895) 루이와 오귀스테 뤼미에르 Louis et Auguste Lumière
익사에서 구조된 부뒤 Boudu Saved from Drowning(1932) 장 르누아르 Jean Renoir
초여름 Early Summer(1951) 오즈 야스지로 Ozu Yasujirô
녹색광선 The Green Ray(1986) 에릭 로메르 Eric Rohmer
탈출한 남자 A Man Escaped(1956) 로베르 브레쏭 Robert Bresson
북극의 나누크 Nanook of the North(1922) 로버트 플래허티 Robert J. Flaherty
마자린 Nazarín(1958) 루이스 브뉘엘 Luis Buñuel
오르뎃 Ordet(1955) 칼 데오도르 드라이어 Carl Theodor Dreyer
청년 링컨씨 Young Mr. Lincoln(1939) 존 포드 John Ford
홍상수 감독
1961년 서울에서 태어나 중앙대 영화과를 중퇴한 후 캘리포니아 미술공예대학(California College of Arts and Crafts) 졸업 후 시카고아트인스티튜트(Art Institute of Chicago)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1992년 귀국 후 SBS-TV '작가와 화제작'의 PD로 일하다 1996년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로 데뷔했으며, '하하하'로 칸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상(2010), '우리 선희'로 로카르노 영화제 은표범상(감독상, 2013),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로 로카르노영화제 황금표범상(대상, 2015)을 수상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영화학과 교수를 지냈으며, 건국대 영화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홍상수 영화는 왜 나를 슬프게 하나: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