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g Apple People
2013.09.15 20:01
닥터 콩티, 루디 쿠니아완은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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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은 로마네 콩티, 샤토 페트뤼스 등 위조 와인 제조공장
FBI 루디 쿠니아완 가택 수색에서 물증 압수
2012년 홍콩 소더비에서 와인 경매가 열리고 있다. Photo: www.decanter.com
# 소더비 와인 경매
-2013년 9월 18일 런던 소더비: 도와저 비스콘테스 로더미르 고급 & 희귀 와인 콜렉션
-2013년 9월 20일 뉴욕 소더비: 워렌 A. 스티븐스의 훌륭한 와인 컬렉션 파트 2
-2013년 9월 21일 뉴욕 소더비: 고급 & 희귀 와인
-2013년 10월 5일 홍콩 소더비: 훌륭한 보르도 저장고
-2013년 10월 5일 홍콩 소더비: 개인 저장고에서 나온 주요한 버건디와 보르도. *웹사이트
#크리스티 와인 경매
-2013년 9월 10-24일 크리스티 와인 온라인 세일: 정평있는 저장고들.
중국인들의 샤토 라피트에 대한 집착을 담은 다큐멘터리 '레드 옵세션(Red Obsession)' 중에서 보르도 와이너리.
*소더비의 쿠니아완 사건에 대한 입장
"소더비는 세계 지부에서 쿠니아완씨나 알려진 가명으로 위임된 와인을 받지 않았습니다."
9월 포도 수확의 계절이다. 보르도, 버건디(부르고뉴)에서 나파밸리, 롱아일랜드까지 세계의 와이너리는 포도알 고르기에 분주하다.
가을은 또한 크리스티와 소더비 등 세계의 유명한 경매사의 와인 경매도 활기를 띠는 때다. 소더비는 왜 와인 경매 일정을 알리는 웹사이트에 ‘쿠니아완(Kurniwan)’이라는 이름을 거론했을까?
와인 애호가라면, 특히 희귀 명품 와인을 선호하거나 거래하는 이들이라면 그 이름을 기억해야 한다.
닥터 콩티 Dr. Conti
루디 쿠니아완, 본명 젠 왕 후왕. 인도네시아 화교 출신으로 도미, 2003년부터 불법체류자로 와인 사기극을 지휘하다 체포됐다.
Photo: Richard Jennings/Wine Spectator
닥터 콩티(Dr. Conti).
세기의 와인 사기범 루디 쿠니아완(Rudy Kurniawan, 37)의 별명이다.
본명은 젠 왕 후왕(Zhen Wang Huang). 인도네시아 화교 가정에서 태어났다. ‘닥터 콩티’는 쿠니아완이 프랑스 버건디(부르고뉴) 최고의 와인으로 꼽히는 로마네 콩티에 집착해서 붙여진 별명이다. 특히 로마네 콩티 1947년산을 좋아해 ‘닥터 47’이라는 별명도 있다.
캘리포니아에 살던 루디 쿠니아완은 1998년 미국으로 이주한 후 2001년 이민국에 정치적 망명 신청을 했다가 거부됐다.
2003년 자발적으로 미국을 떠나라는 법원의 명령을 받았지만, 눌러 살며 불법체류자가 된다. 그리고, 세계 와인업계를 뒤흔드는 사기극을 지휘해오다 2012년 3월 8일 체포됐다.
불법체류 아시안 청년이 어떻게 대담하게 크리스티와 소더비 등 경매사와 억만장자 와인 콜렉터들의 눈을 속이며 가짜 와인을 팔아왔을까?
그것이 미스테리다.
닥터 콩티, 루디 쿠니아완의 위조 와인 사기 행적과 그의 화려한 생활, 위조 와인 제조 방법을 연재한다.
가짜 와인 제조 공장
가짜 로마네 콩티. Photo: FBI
2012년 3월 8일 아침, FBI 수사요원 6명은 LA 근교 아카디아의 쿠니아완 저택에서 들어가 체포하고, 가짜 와인을 제조해온 증거들을 압수했다. 쿠니아완의 집은 그야말로 위조 와인 공장과도 같았다.
1950 샤토 페트뤼스, 1947 샤토 라플레르, 샤토 라피트, 도멘 로마네 콩티 등 수 천장의 명품 와인 레이블, 새 코크와 헌 코크, 코크 투입기계, 고무 스탬프, 빈티지 보르도 이름이 적힌 싼 나파밸리 와인… 차고에 쌓인 빈 와인 병 박스들...
다음은 FBI가 소장에서 밝힌 물증 리스트다.
Photo: FBI
▶인쇄된 와인 레이블 수천장: 도멘 드 로마네 콩티(Domaine de la Romanée-Conti), 샤토 라피트(Chateau Lafite), 샤토 페트뤼스
(Chateau Petrus), 샤토 라플레어(Château Lafleur)를 비롯 고가 와인 레이블
▶코크: 수백개의 코크, 코크를 싸는 알루미늄 포장지, 코크를 막는 봉랍(sealing wax)
FBI▶기계식 용구: 코크를 병에 투입하는 데 사용하는 기구
▶수십 개의 고무 도장: 빈티지, 와이너리 이름 와인 병에 등장하는 사항이 박힌 스탬프
▶문방구류: 풀, 스텐실, 패턴 가위, 잉그레 드로잉 페이퍼
FBI
▶위조 방법 메모: 1962 도메인 퐁소 클로 드라 로셰 레이블 위조하는 요령 설명 노트
FBI
▶수십개의 빈 와인 병: 가짜 와인으로 사용될 병들. 레이블이 없는 병, 진짜 레이블이 부착된 와인 병 등
▶캘리포니아 와인 병: 비싼 보르도 와인 이름이 적힌 싼 캘리포니아 와인 병들
FBI
▶레이블 떼어내기: 부엌 싱크대 안에 잠긴 와인 병들. 와인 병에서 레이블을 떼기 위한 것.
루디 쿠니아완은 체포 사흘 후 뉴욕으로 옮겨져 브루클린의 구치소, 메트로폴리탄디텐션센터에 수감됐다.
검찰은 쿠니아완을 금융회사에 300만 달러 사취를 위한 송금사기, 뉴욕 와인 경매사에 미술품 담보 송금 사기, 와인 판매를 위한 송금 사기, 뉴욕 와인 경매에 위조 와인 수십만 달러 판매를 위한 우편 사기, 런던 와인 경매에 수십만 달러 위조 와인 우편 사기 계획 등 5가지 죄목으로 기소됐다.
로어 맨해튼의 미 연방지방법원. 9일 재판은 볼 수 없었지만, 컴퓨터로 사건을 조회할 수 있었다. Photo: Sukie Park
쿠니아완의 위조 와인 사기 첫 재판은 9월 9일 리처드 버만 판사의 주재로 열렸다.
이 날은 하필 프랑스의 포도 수확기다. 올 5월 6일 판사는 증인으로 버건디의 대표주자 도멘 드라 로마네 콩티(Domaine de la Romanée-Conti)의 오베르 드 빌레인(Aubert de Villaine), 도멘 루미에르(Domaine Roumier)의 크리스티앙 루미에르(Christian Roumier), 도멘 퐁소(Domaine Ponsot)의 로랑 퐁소(Laurent Ponsot)가 비디오 테이프로 증언하는 것을 허락했다.
루디 쿠니아완은 에르메스 정장, 파텍 필립 시계, 크롬하츠 안경, 악어가죽 부츠 차림으로 와인 테이스팅과 경매장을 드나들었다. LA 타임스와도 인터뷰를 했다. Photo: LA Times
쿠니아완은 가짜 와인을 경매장과 개인 소장가들에게 팔아오다 덜미가 잡혔다.
그가 초반에 수백만 달러어치 와인을 구입했으며, 홍콩에서 수백만 달러의 송금을 받아왔고, 집에서 발견된 수천 장의 와인 레이블을 감안할 때, 쿠니아완의 배후에는 막강한 재력과 ‘위조 와인공장’의 생산력을 갖추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그곳이 인도네시아일지, 중국일지, 홍콩일지, 아니면 다른 나라일지는 드러나지 않았다.
버건디(부르고뉴) 최고 와인으로 꼽히는 DRC의 앙리 자이예 리쉬부르
쿠니아완은 희귀 빈티지 와인 외에도 샤토 라피트, 샤토 마고, 샤토 페르튀스 등 보르도와 로마네 콩티 앙리 자이예 리쉬부르(Henri JayerRichebourg) 등 버건디(부르고뉴)의 최근 빈티지까지 손을 뻗쳤을 것으로 예상된다. FBI에 의하면, 그는 홍콩에서 수백만 달러씩 송금을 받아왔다.
와인 전문가들은 그 동안 루디 쿠니아완이 위조한 와인들이 아시아로 흘러 들어갔을 것으로 믿고 있다. 미국과 유럽보다 아시아는 규제가 느슨하고, 와인 정보가 부족한데다가, 최근 와인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중국인들의 보르도에 대한 집착을 다룬 다큐멘터리 ‘레드 옵세션(Red Obsession)’의 워윅 로스 감독은 “중국에서 팔리는 샤토 라피트 10병 중 1병만이 진짜”라고 단언했다. 이 다큐멘터리에 의하면, 중국에선 샤토 라피트 빈 병이 50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고 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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