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 브로드웨이 2인극 '하이젠버그(Heisenberg)'
'브로드웨이'하면 뮤지컬이 떠오르지만, 기회가 되면 연극을 보는 것도 즐거운 체험이다. 대개 연극은 관객을 끌기 위해 할리우드 스타들을 캐스팅하며, 스타들은 무대에서 연기력을 인정받고 싶어 한다. 알 파치노, 줄리아 로버츠, 니콜 키드만, 톰 행크스가 다녀갔고, 지금은 다이앤 레인, 메리 루이스 파커가 브로드웨이로 출근하고 있다.
NYC 버킷 리스트 NYC Bucket List <35> 브로드웨이 연극
타임스퀘어 & 브로드웨이 극장가
Times Square & Theater District 50
35. 브로드웨이 연극
테이블 두개, 의자 두개, 그리고 남과 여
하이젠버그(Heisenberg)
연극에서 2인극은 남남의 경우 사무엘 베켓의 '고도를 기다리며'처럼 실존문제나 아돌 후가드의 '아일랜드'처럼 인종차별이라는 사회문제를 다루거나, 남녀의 경우는 Boy Meets Girl식의 야릇한 로맨스가 떠오른다.
사무엘 프리드만 시어터에서 공연 중인 2인극 '하이젠버그(Heisenberg)는 70대의 영국 남자와 40대의 미국 여자 이야기다. 기차역에서 만날 때 타인이었던 이들 사이엔 늘 그러하듯 성적인 긴장감이 팽팽하다. 그런데, 여자는 거짓말 투성이에 둘러대며, 증흥적인 반면, 남자는 수줍으며, 보수적이며, 폐쇄적이다. 여자는 자신의 직업이 암살자, 웨이트레스로 바뀐다. 남자는 푸줏간 도살자.
책상 2개, 의자 2개, 배우 2명(데니스 안트와 메리 루이스 파커)으로 80분간 지속되는 드라마. 마크 브로코우의 스마트한 연출이다. 큰 무대가 필요없기에 무대 위에도 객석을 만들었다. 사실은 오프나 오프오프 브로드웨이 소극장용 연극으로 적합한, 브로드웨이 여느 뮤지컬처럼 눈요기거리가 없다. 인간의 본능과 삶의 변주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 도발적인 행동이 가져다주는 뜻밖의 행로.
Denis Arndt and Mary-Louise Parker and in “Heisenberg,” by Simon Stephens. Photo: Joan Marcus
3년 전 59 East 59에서 보았던 영국 노 배우 아이린 앳킨스와 데이빗 샌본의 '올 댓 폴(All That Fall)의 정전기같은 짜릿함과 연기에 비하면 '하이젠버그'의 조지(메리 루이스 파커)와 알렉스(데니스 안트)는 약간 과장된듯한 캐릭터들이다. 이 극장에서 2010년 이 극장에서 공연됐던 남녀 2인극 '모피 입은 비너스(Venus in Fur)'와 유사한 설정이기도 하다. 오디션에 늦게 나타난 여배우와 연출자간의 성적인 긴장관계를 그렸다.
베르너 하이젠버그(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 원리(不確定性原理, uncertainty principle)'에서 따온 제목이 시사하듯이 남과 여의 관계는 끊임없는 우연과 필연의 연속이다.
1923년 건축된 사무엘 J. 프리드만 시어터의 원래 이름은 빌트모어 시어터. 1987년 화재가 발생한 후 14년간 비어있다가 2008년 보수공사 후 재개관하면서 이름을 바꾸었다. 유진 오닐 시어터, 닐 사이먼 시어터, 스티븐 손하임 시어터 등 희곡작가나, 뮤지컬 작곡가의 이름이 아니라 브로드웨이의 홍보인이었던 프리드만의 이름을 딴 것이 진기하다.
'하이젠버그'는 TKTS에서 종종 40-50% 할인 티켓이 판매된다. http://shows.manhattantheatreclub.com/heisenbe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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