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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4) 박준: 아내에게 여행을
사람과 사막 (6) 동행
아내에게 여행을
Self-Portrait, Amish Village, Pennsylvania
삶을 돌아보니 후회할 일이 별로 없었다. 가난하지만 이루고 싶었던 작은 소망들을 이루었고, 그때의 삶도 행복했다.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 나보다 어려운 이웃을 위한 봉사, 그리고 내 아내에게 더 많은 세상을 보여주지 못한 안타까움에 마음이 늘 무거웠었다. 두 가지를 동시에 이루기에는 현실이 감내해야할 무게에 망설이게 됐고 차일피일, 어떤 것이라도 해야만할 당위성을 얻지 못했었다. 고요한 달빛이 산책하기 좋은 어느날 밤 근처의 공원에서 산책을 하며 갑자기 아내가 “여보 당신이 훌쩍 떠나 돌아다니는 세상은 왜 당신을 그렇게도 미치게 하지?? 혹시 떠날 때 다른 여성을 동반하지는 않는거야?? 농담반, 진담반 물었고 우선 내 아내에게 더 넓은 세상을 보여주기로 결정했다. 내 작품 여정에 아내와 동행하는 걸로 아내와의 여정을 시작했었다. 물론 현실적인 어려움에 힘들었지만 세상만사 두가지를 다 가질 수는 없지 않은가?
Self-Portrait, Monument Valley, Arizona
그렇게 시작된 아내와의 동행은 또 다른 행복의 경험을 공유하게 됐고, 서로를 더욱 이해하고, 사랑하게 되었음을 고백한다. 미국은 우리가 살아가야 하고 후손들이 살며, 느끼고 사랑해야할 우리들의 제 2의 고향이다. 이 나라를 사랑하기 위해서라는 대단한 이유가 아니더라도 아내나 가족에게 자연여행을 통해 작은 일상이 얼마나 소중하고 행복한지 마음 깊이 새기는 계기가 된다면 이 얼마나 훌륭한 일인가? 특히 이민생활에서 아내의 역할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소중하다. 그런 아내에게 넓은 세상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해주고 삶에 지치고 상처받은 아내들의 영혼이 치유될 수 있다면 남편들이여 무엇을 망설이는가? 망설이지 말고 지금 당장 아내들에게 일정의 자유를 주자!! 자연여행을 통해 힐링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올때 소소한 일상과 가족이 얼마나 소중한가 느낄 수 있는 기회를…
Self-Portrait, Badlands, South Dakota
박준 Park Joon/사진작가
1956년 서울에서 태어나 해군 제대 후 83년 암울한 정치적인 상황을 피해 뉴욕으로 이주했다. 뉴욕 포토그래픽아트센터스쿨에서 사진을 전공한 후 세상과 소통하는 도구가 됐다. 1997년 첫번째 전시 후 카메라 들고, 캘리포니아 데스밸리만 30회 이상 촬영했으며, 7월 뉴욕에서 LA까지 크로스컨트리 여행도 10여회 하면서 ‘로드 러너’라는 별명이 붙었다. 하와이와 US 버진아일랜드만 빼고 전국을 돌았다. 아웃사이더로서 미국의 역사와 역사 속의 사람들로부터 교훈을 배우기 위해 떠난다. 1년에 2번씩은 대륙여행을 하고 있다. 2005년 뉴욕타임스는 생선과 인물을 모델로 작업하는 박씨를 대서특필했다. 그에게 "사진은 찍는 것이 아니라 만드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