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 인테리어 사라지나?
럭셔리 콘도 개조공사 들어가는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
아르데코 인테리어 랜드마크 보존될까?
<Update> 뉴욕시 랜드마크위원회는 3월 7일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의 인테리어를 만장일치로 랜드마크로 지정했다.
엘리베이터 문 장식(왼쪽부터), 로비의 청동 시계탑, 렉싱턴애브뉴 통로의 난간 장식.
한때 미국과 세계의 대통령, 유럽의 왕족들이 머무는 호텔로 명성을 날렸던 맨해튼 미드타운 월도프 아스토리아(Waldorf Astoria) 호텔이 3월 1일부터 3년간의 동면기에 진입한다. 뉴욕 하이클래스의 자존심이었던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은 2014년 중국의 보험회사 안방(Anbang, 安邦保险集团)에 19억5천만 달러에 매각되었고, 대대적인 보수 공사에 들어가게 된다. 안방기업은 최근 세계 호텔 체인 매입에 혈안을 올리고 있다.
파크애브뉴 정문 Waldorf-Astoria New York
호텔 1413개 객실 중 1100개가 럭셔리 콘도 아파트로, 나머지가 호텔 객실로 개조될 것으로 알려졌다. 1층의 3개 레스토랑 피코크 앨리 바(Peacock Alley Bar), 스테이크 레스토랑 불앤베어(Bull and Bear)와 중식당 라 신(La Chine)도 리모델링에 들어간다. 2015년 말 이미 1200만 달러의 보수공사 후 오픈한 고급 중식당 '라 신'도 이 기간 문을 닫는다. 호텔 주인은 바뀌었지만, 호텔과 레스토랑 운영은 이전처럼 힐튼 호텔에서 맡아할 것으로 전해졌다.
로비의 검은 기둥은 벨기에 산 대리석이다. 천장의 아르데코 양식이 화려하다.
문제는 월도프-아스토리아 호텔 외관은 1993년 뉴욕시 랜드마크로 등재됐지만, 아르데코 양식의 인테리어는 보호장치가 없는 것. 중국의 안방기업이 매입 후 보수한다는 뉴스에 랜드마크 위원회가 서둘러서 공청회를 했지만, 절차가 길어지고 있다. 따라서 럭셔리 콘도 개조 플랜에 따라 인테리어가 훼손될 가능성도 크다.
뉴욕 랜드마크 보존 위원회의 인테리어 랜드마크 지정 고려 부문
-월도프 아스토리아의 걸작 인테리어
-파크애브뉴 현관과 로비
-렉싱턴 애브뉴 현관과 로비
-1층 인테리어(파크애브뉴 로비와 기둥)
-웨스트 라운지(전 피코크 앨리)
-웨스트 엘리베이터 로비, 메인 로비, 메인 로비 홀
-이스트 아케이드
-렉싱턴 애브뉴 계단, 2층, 3층 층계참
-그랜드볼룸과 발코니, 볼룸 입구홀(전 실버 갤러리), 볼룸 현관
-바실돈 룸, 제이드 룸, 아스터 갤러리, 제이드 갤러리와 아스터 갤러리를 잇는 로비와 렉싱턴애브뉴 계단
-위 공간의 조명과 인테리어, 벽면, 천장, 바닥, 벽화, 거울, 샹들리에, 조명, 붙박이 가구, 문, 외관 엘리베이터문, 창살, 발코니, 난간, 난간 손잡이, 금속장식물 등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자리의 월도프와 아스토리아 호텔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은 모피 수입과 부동산으로 재산을 축적한 뉴욕의 전설적인 갑부 아스터 가문이 통합해 건축한 호텔이다. 1893년 뉴욕의 백만장자 윌리엄 월도프 아스터(William Waldorf Astor)가 현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자리(33스트릿@5애브뉴) 자신의 맨션에 13층(450객실)짜리 월도프 호텔을 오픈했다.
이 호텔엔 당시 흔치 않았던 전기도 들어왔고, 개인 화장실도 구비됐다. 4년 후 그의 사촌이자 라이벌인 갑부 존 제이콥 아스터 4세(John Jacob Astor IV)가 바로 옆에 17층 짜리 아스토리아 호텔을 세웠다. 인접한 두 호텔은 골목길(Peacock Alley)로 이어졌으며, 이로써 합병된 월도프-아스토리아는 당시 세계 최대의 호텔로 등극한다.
파크애브뉴 현관 장식
파크애브뉴 로비의 난간 장식과 천장 데코.
1929년 뉴욕의 상류사회가 업타운으로 이동하자 아스터 가문은 두 호텔 부지를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개발업자에게 매각한다. 그리고, 북쪽(49스트릿/파크 애브뉴)로 이전 1931년 이름을 합쳐 월도프-아스토리아로 오픈하게 된다. 바로 그 무렵, 미국은 대공황에 들어간다.
월도프-아스토리아의 건축가는 5애브뉴 피에르 호텔과 셰리네덜란드 호텔을 설계한 슐츠&위버(Schultze & Weaver). 당대 유행했던 아르데코(Art Deco) 양식으로 47층, 625피트 높이의 호텔을 완성, 1931년 10월 1일 공식 오픈했을 때 세계 최고 높이, 최대 호텔이 된다.
월도프 아스토리아의 모토인 'Host to the World' 아르데코 사인(왼쪽)과 그랜드볼룸에서 춤추는 윈저공과 심슨 여사.
호텔 객실 1413개 외에 월도프 타워(Waldorf Towers, 28층-42층)엔 백악관을 본따서 가장 비싼 프레지덴셜 스위트를 비롯, 작곡가 콜 포터, 로얄 스위트, 윈저공 스위트, 맥아더 스위트 처칠 스위트 등이 있다. 존 F. 케네디와 재클린 케네디가 결혼 후 묵었으며, 마릴린 먼로와 아서 밀러가 무도회에 참가하고, 그레이스 켈리가 살았던 호텔. 미국의 이혼녀 심슨 부인과 결혼하기 위해 왕위를 버린 영국의 윈저공(에드워드 8세)이 보금자리를 꾸였으며, 허버트 후버 대통령은 은퇴후 30년 동안 살았고, 가수 프랭크 시나트라는 1979년부터 1988년까지 스위트를 소유했다.
파크 애브뉴 현광 로비의 모자이크와 벽화
인근 그랜드센트럴터미널의 트랙 61은 월도프 아스토리아로 바로 올라가는 통로가 있다. 프랭클린 D. 루즈벨트 대통령, 더글라스 맥아더 장군이 이 트랙을 사용했으며, 1948년엔 플랫폼에서 패션쇼도 열렸다. 특히 소아마비였던 FDR은 휠체어 신세였는데, 자동차를 탄 채로 엘리베이터가 움직여 기차 플랫폼으로 갈 수 있을 정도로 엘리베이커가 크다고 한다. 하지만, 이 플랫폼은 일반 대중에 공개되지 않는다.
미 대통령들, 영국여왕, 각종 스포츠 장면이 새겨진 청동 시계, 꼭대기엔 자유의 여신상.
만남의 장소로도 인기있는 로비의 화려한 청동 시계탑은 4천 파운드에 달하는 것으로 런던의 골드스미스컴퍼니가 1893년 시카고에서 열린 월드컬럼비아 엑스포를 위해 제작한 것으로 월도프-아스토리아에서 사들여 호텔의 보물이 됐다. 8각형의 시계탑에는 조지 워싱턴, 에이브라함 링컨, 율리시스 S. 그란트 장군, 앤드류 잭슨, 벤자민 해리슨, 그로버 클리블랜드, 빅토리아 여왕과 벤자민 프랭클린 두상이 있으며, 꼭대기엔 황금빛 미니 자유의 여신상이 서있다. 시계는 15분마다 종이 울린다.
그랜드볼룸 샹들리에
2015년 3층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이탈리안 와인 테이스팅(위). 피코크 앨리 라운지의 콜 포터가 쓰던 피아노.
피코크 앨리 라운지 옆엔 호텔 타워에 30여년간 살던 작곡가 콜 포터(Cole Porter)가 치다가 호텔에 선물한 스타인웨이&선 피아노가 설치되어 있다. 피아노는 엠파이어룸과 밴더빌트룸 옆에도 한대씩 있다. 때때로 콘서트가 열리기도 한다. 2015년 봄 3층의 그랜드 볼룸에선 이탈리안 와인 테이스팅이 열렸다.
아르데코 양식은 천장, 엘리베이터, 기둥 등 장식에서 멋을 발휘한다. 3월 1일 운명의 시간은 다가오고, 랜드마크 위원회가 월도프-아스토리아의 격조있고, 아름다운 인테리어를 법적으로 보존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Waldorf Astoria New York (310 Park Ave.@49th St.) http://www.waldorfnewyork.com
*NYC 버킷 리스트 <41> 타임스퀘어 아르데코: 필름센터+맥그로힐 빌딩
- 월도프아스토리아호텔,
- 라쉰,
- 불앤베어,
- 피코크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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