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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5.17 04:47
ABT 수석 무용수 서희(Hee Seo): '스타 탄생' 신화의 주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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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희 Hee Seo, ABT 수석 무용수
“나는 매일매일 다시 발레리나가 되기로 결심한다”
지젤
서희씨가 수석무용수로 활동하는 아메리칸발레시어터(ABT)가 5월 15일부터 7월 8일까지 2017 봄 시즌을 시작한다.
서희는 5월 23일, 6월 26일, 28일 차화공주(Princess Tea Flower)역을 비롯, '돈키호테(Don Quixote)'(5/15, 5/18), '지젤(Gieselle)'(5/25), '해적(Le Corsaire)'(6/7, 6/10), '백조의 호수(Swan Lake)'(6/16), '모짜르티나(Mozartina)'(7/7, 7/8), '호두까기 인형 파뒤되(The Nutcracker pas de deux)'(7/5, 7/8)에 출연한다.
‘스타 발레리나 탄생(A Prima is Born)'
ABT의 빛나는 서희(ABT’s Radiant Hee Seo)
*다음은 한국 중앙일보 2011년 4월 23일자에 게재된 것을 보충한 것입니다.
미국의 발레 전문지 ‘포인트(Pointe)’는 2009년 10/11월호 커버스토리로 아메리칸발레시어터(American Ballet Theatre, ABT)의 서희(25)를 실었다. 당시 서희는 수석무용수(Principal Dancer)도 아니고, 솔로이스트(Soloist)도 아닌 코르드발레(Corps de Ballet, 군무 발레리나)였다. 영화 배우로 친다면 수석무용수는 주연급 배우, 솔리스트는 조연급, 코르드발레는 단역 배우다.
서희는 코르드발레로 2009년 3월 14일 ABT의 디트로이트오페라하우스 투어 공연에서 ‘로미오와 줄리엣’에 주역으로 무대에 올랐다. 그날 서희는 줄리엣 데뷔 공연으로 자신의 23세 생일을 자축한다. 그해 7월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하우스에서 열린 시즌 공연에서 다시 줄리엣이 된 서희는 뉴욕의 무용 비평가들을 놀라게했다.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코리 스턴스와. Photo: John Grigaitis
뉴욕타임스는 “7월의 줄리엣(Juliet in July)으로 상서로운 데뷔. 코르드발레에 불과한 서희는 극적인 광채와 클래식 발레의 시학을 결합했다. 그녀의 몸은 매 스텝마다 날아올랐다. 솔리스트 시몬 미스머와 함께 ABT의 가장 매혹적인 발레리나”라고 평했다. 한편, 포인트 잡지는 “감동적이며 대담하다”고 찬사를 보낸다.
이듬해 8월 서희는 조연급에 해당하는 솔로이스트(Soloist)로 초고속 승진했다.
라 실피데(La Sylphide)에서. Photo: Gene Schiavone
“서희는 발레리나로서 완벽한 몸을 가졌다. 그러나 가장 큰 자산은 역할을 자신만의 방법으로 해석하는 통찰력에 있다.”
서희의 재능을 지켜본 ABT의 예술감독 케빈 맥켄지의 말이다.
2011년 봄 메트 오페라하우스에 돌아오는 서희는 세 작품에서 주역을 맡았다.
‘지젤’의 타이틀롤, ‘브라이트 스트림’의 발레리나, 그리고 자신을 위해 안무되는 크리스토퍼 윌든의 신작에 출연한다. 5월 27일부터 8회 공연될 ‘지젤’엔 줄리 켄트, 이리나 드보로벤코, 팔로마 헤레라, 시오마라 레예스, 디아나 비쉬네바까지 ABT의 수석 무용수와 영국 로얄발레단의 수석 무용수로 초대된 알리나 코조카루가 지젤로 분한다. 솔로이스트 서희는 그들 사이에서 이미 수석 무용수로 대우받고 있는 셈이다.
한국생활 13년 해외생활 13년을 향해 가고 있는 169cm에 46kg의 발레리나. 완벽한 몸매, 우아한 무브먼트, 새털처럼 가벼운 점프, 절묘한 균형 감각에 청순한 용모와 섬세한 연기까지 갖춘 서희는 ABT에서 자신의 ‘스타탄생’ 신화를 만드는 중이다.
서희(25)가 발레를 시작한 것은 열두살, 콩쿠르에 입상한 것은 6개월 후, 그리고 유학을 떠난 것은 열세살 때다. 미래의 스타 발레리나에게 모든 것은 초특급으로 이루어졌다.
서울에서 2남 1녀 중 둘째로 태어난 서희는 몸이 약해 어릴 때 수영을 배웠다.
강남초등학교 6학년 때 좀체로 늘지않는 수영을 포기하자 대신 엄마는 발레학원에 보냈다. 발레를 배우기 6개월째, 선화예중 발레 콩쿠르에서 입상한다.
선화예중 1학년 때는 문훈숙 유니버설발레 단장의 권유로 오디션을 본 후 발탁되어, 워싱턴 DC의 키로프발레아카데미(전 유니버설발레아카데미)에 3년 장학생으로 유학간다. 여기서 전설적인 키로프 발레리나 알라 시조바의 혹독한 지도를 받았다.
서희는 2003년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로잔 콩쿠르(Prix de Lausanne)에서 입상했고, 같은 해 뉴욕의 유스아메리칸 그랑프리(Youth America Grand Prix)에서 대상을 수상한다. 강수진씨가 수석무용수로 활동하는 독일 스튜트가르트발레단 산하 ‘존 크랑코 발레아카데미’에서 수학하던 중 스튜트가르트와 ABT로부터 입단 제의를 받았다. 서희의 선택은 미국이었다.
2004년 스튜디오컴퍼니(현 ABT II)에 입단, 이듬해 견습생으로, 2006년부터 코르드발레로 활동해오다 지난해 8월 솔리스트가 된다. (*Update: 서희는 2012년 7월 수석 무용수로 전격 발탁됐다,)
1937년 ‘모르드킨 발레’라는 이름으로 창단된 ABT는 1940년 발레시어터, 1956년 아메리칸발레시어터로 개명했다. ABT는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공연이 휴지기를 맞는 5월 중순부터 7월까지 링컨센터 내 메트오페라 하우스에서 봄 시즌 공연을, 뉴욕시티센터에서 가을 시즌 공연을 열고 있다. ABT에는 수석 무용수 17명(남 9, 여 8), 솔리스트 14명, 코르드발레엔 안은영씨와 입양한인 제니퍼 월렌 등 58명이 활동 중이다.
An Interview with Hee Seo
-부상당했다고 들었다. 언제 사고가 났나.
“지난해 말 새 프로덕션으로 ‘호두까기 인형’ 중 클라라 역을 연습하던 중에 넘어지면서 발목을 다쳤다. 다행히 수술은 안해도 될 정도지만, 아직도 재활운동을 하면서 리허설 중이다.”
ABT '호두까기 인형'
-솔리스트로 승진한 것은 어떤 의미인가.
“이름뿐만 아니라 세계 최고 발레단의 단원들과 선생님, 그리고 까다로운 관객들에게 인정받는 대외적인 의미가 있다. 개인전으론 주역으로서 역할에 더 깊게 집중하고 배울 수 있는 여유가 생겨서 좋다. 사실 어떤 때는 무대보다 발레단원들이 다 지켜보는데서 진행되는 스튜디오 리허설이 더 떨리기도 한다. 다들 발레 도사들이기 때문이다.”
-봄 시즌 ‘지젤’과 ‘브라이트 스트림’에 출연한다. 솔리스트로는 유일한 지젤이다. 코르드발레로 주역(줄리엣)을 맡았고, 이번에도 특별 대우를 받고 있는데.
“지젤은 줄리엣과 더불어 모든 여자 무용수의 로망이다. 남들보다 일찍 역할을 맡게되어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줄리(켄트), 니나(아나니아쉬빌리), 알렉산드라(페리) 등 전설적인 발레리나들의 공연을 봐왔기 때문에 부담도 된다.”
지젤
-지젤은 어떤 인물인가.
“순진한 시골 처녀로 신분을 숨기고 마을에 온 왕자와 사람에 빠지지만, 약혼자의 등장으로 배신하자 충격으로 죽는다. 영혼으로 왕자와 다시 만나 사랑의 춤을 추지만, 동이 트면 다시 무덤으로 돌아가 사랑을 이루지 못한다.”
-줄리엣을 어떻게 해석했나.
“기교적이라기 보다는 상상을 요구하는 역할이다. 수많은 발레리나들이 이 역을 해왔다. 나는 코르드발레였으므로 나만의 줄리엣을 만들어야 했고, 쉽진 않았다. 느낄지라도 표현하는 것은 어렵다. 슬픈 표정을 짓는 것이 보여지지 않는다. 몸으로 표현해야 한다. 역할을 위해 노마 쉬어러 주연의 흑백영화를 비롯해 올리비아 허세, 레오나르도 디 카프리오가 출연한 영화도 찾아 봤다.”
-러시아 집단농장과 쇼스타코비치의 곡을 배경으로 한 ‘브라이트 스트림’에선 발레리나 역이다.
“주인공 지나와 함께 발레학교에 다니다가 나는 도시에서 발레리나로 성공하고, 지나는 고향으로 돌아간다. 내가 고향에 공연하러 가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그린다. 처음엔 도시에서 사온 옷과 신문기사를 보여주며 도시 생활과 성공한 삶을 자랑하다가 어릴 적 모습으로 돌아가 바람피우는 지나 남편을 혼내기도 하는 재미있는 발레다.”
-크리스토퍼 휠든 안무의 새 작품에도 나온다.
“특별히 나를 위해 만들어지는 작품이다. 벤자민 브리튼 작곡(‘왼손을 위한 피아노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디버전, 작품번호 21’)를 안무한 작품이다. 새로운 작품은 안무와 역량도 중요하지만 무용수의 뮤즈 역할도 중요하다. 춤과 영감을 주는 두 역할을 해야 한다.”
'지젤'에서 데이빗 홀버그와 서희.
-‘지젤’의 상대역 데이빗 홀버그, ‘브라이트 스트림’의 호세 마누엘 카네노는 어떤 댄서인가.
“발레단 최고의 남성 무용수들이다. 난 파트너 복이 많아서 작품마다 그 역할의 최고 댄서들과 춤을 추어왔다. 데이빗과는 ‘라실피드’, 호세와는 ‘라 바야데어’에서도 주역을 함께 맡았다.”
-동료들 사이에 질투나 부러움은 없나.
“발레단에 들어온지 5년이 넘었다. 항상 모든 동료들한테, 모범이 되고자 노력하고, 다른 무용수들을 보며 많이 배우고 있다.”
-수석 무용수는 언제쯤 기대할 수 있을까.
“글쎄, 천천히 하지만, 멀리 가고 싶다. 주역이라는 타이틀만으로는 예술가가 될 수 없으니까.”
-5월 16일 오프닝 갈라에선 어떤 모습으로.
“한국에서 어머니가 오셔서 갈라 파티에 함께 갈 예정이다. 정장(블랙 타이) 이벤트라 엄마가 벌써 드레스를 고르시고 있다. 난 보통 디자이너들이 보내주는 드레스 중 골라 입는다.”
Hee Seo
-언제 발레리나가 되기로 결심했나.
“발레를 시작한 후 피곤하고, 끝이 보이지 않는 완벽함에 좌절도 많이 한다. 그래도 매일 매일 다시 발레리나가 되기로 결심한다. 오늘도 노력해서 내가 원하는 조금 더 발전된, 더 나은 예술가가 되기 위해서다.”
-워싱턴 DC의 키로프발레아카데미와 스투트가르트의 존크랭코 발레아카데미 교육의 차이는.
“두 학교 모두 가장 기본적이고 정확하며 아름다운 러시안 트레이닝을 밑바탕으로 배웠다. 키로프가 100% 러시안이었다면, 독일에선 개인적인 역량에 맞는 테크닉을 배웠다.”
-링컨센터에서 이웃한 라이벌 ABT와 뉴욕시티발레의 차이는.
“시티발레는 뉴욕시에서 기금을 받아 조지 밸런신 작품 위주로 공연한다. ABT는 미 내셔널발레컴퍼니로 세계 여러 안무가들의 작품을 미 전역과 해외에서 공연한다.”
줄리 켄트 Photo: Marty Sohl
-ABT의 수석무용수 중 가장 좋아하는 댄서는.
“줄리 켄트다. 발레리나가 가질 수 있는 최대의 장점은 여성스러움이라고 생각하는데, 줄리의 무용의 그렇다. 진짜 예술가의 아우라가 있는 무용수를 존경한다.”
-역대 발레리나 중에선.
“지난해 ‘라 바야데어’를 주역을 맡아 나탈리아 마카로바 선생님과 리허설을 했다. 인도를 배경으로 한 발레라서 섹시한 의상과 신과 영접하는 안무가 있는데, 선생님은 ‘정신적으로, 성적인 것이 아니라(Spiritual not Sexual)’이라는 한 문장으로 바야데어를 완벽히 설명하셨다. 무용하는 이들은 공감하는 말이다. 작품을 완벽히 이해하고 춤을 추는 모든 무용수를 존경한다.”
-가장 하고 싶은 역할은.
“강수진 선생님이 해서 한인들에게 많이 알려진 ‘카멜리아 레이디’(*발레판 ‘라 트라비아타’)의 마가리트 역이다. 발레단에서 데이빗 홀버그와 배우고 있는데, 언제 공연 기회가 올지는 모르겠다. 그리고 백조와 흑조를 모두 연기해야 하고, 인간이 백조가 되는 환상적인 작품 ‘백조의 호수’다.”
블랙 스완
-영화 ‘블랙 스완’을 어떻게 생각하나.
“나탈리 포트만의 연기는 좋았다. 하지만, 진짜 발레 세계와 동떨어진 부분도 많았다. 거식증이나, 캐스팅을 위한 단장과의 관계 등 영화로 만들어지면서 모든 것이 많이 과장된 것 같다. 개인적으로 올 오스카상의 진짜 주인공은 ‘킹스 스피치’라고 생각한다.”
-실제 주역을 맡으면 ‘블랙 스완’의 주인공 니나처럼 압박이 큰가.
“리허설 기간 중엔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힘들어하지만, 막상 공연 때는 보통 때처럼 행동하려하고, 최대한 마음을 편하게 갖는다. 항상 압박감이 있어서 공연 날이라고 크게 다르지 않다. 매일매일이 그렇다고 보면 된다.”
데지레에서 마르첼로 고메즈와.
-발레리나에 대한 일반인의 큰 오해는.
“적게 먹고 얌전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특별한 식이요법은.
“‘몸에 필요한 음식은 내가 원하는 음식’이라고 배웠다. 가리지 않고 잘 먹고 프로틴을 더 섭취하려고 한다.”
-수영한 것이 발레에 영향을 주나.
“특별히 발레에 주는 영향은 없고, 그저 물에 빠지면 살아남는 방법을 배웠다!”
-이국 땅에서 가장 힘든 때는.
“가족이 보고 싶을 때다.”
-어떻게 극복하나.
“친구처럼 지내는 엄마한테 전화해서 울고, 수다도 떤다.”
제니퍼 월렌
-코르드발레에 한인 안은영, 제니퍼 월렌과는 어울리나.
“친하다. 제니퍼 언니완 같은 빌딩에 살고, 은영 언니와 함께 밥 먹으러 다니기도 한다.”
-입양된 제니퍼 월렌은 생모를 찾았나.
“찾기는 했는데, 생모가 만나고 싶어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슬픈 이야기다.”
(*Update: 제니퍼 월렌은 2012년 한국에서 생모와 상봉했다.)
윌라 김
-한인 디자이너 윌라 김이 ABT ‘잠자는 숲 속의 공주’ 의상을 맡았다.
“나는 파랑새 역할을 맡았다. 윌라 선생님이 내 의상 가봉을 하셨는데, ‘발레 의상은 처음’이라시면서 ‘어떨게 만들었으면 좋겠냐’ 물어보기도 하셨다.”
-시간이 날 때는 뭐하나.
“운동하러 간다. 짐에서 트레이너와 근력운동을 한다. 때론 오페라나 전시회도 가고, 대학교 공부도 한다.”
-대학 공부라니.
“미국에서 예술가들이 공부하는 대학 코스로 정규 대학 교수들이 와서 수업이 진행된다.”
-발레리나로서 가장 자랑스러울 때는.
“마음이 뜨거워지는 공연을 했을 때. 관객의 박수, 그리고 진심이 담긴 감사편지를 받았을 때, 세계적인 무용수들과 같이 일하고, 최고의 선생님들에게 항상 새로운 것을 배우는 특별한 삶을 산다는 것을 느낄 때다.”
-올해 수석무용수 줄리 켄트(42)는 입단 25주년, 팔로마 헤레나(35)는 20주년이다. 발레레나의 은퇴 시기는.
“사람들마다 다르지만, 여자 무용수의 경우는 40세를 전후해서 대개 은퇴한다.”
-20년 후 자신의 모습을 그려본다면.
“아마 엄마가 되어있지 않을까?”
*J 칵테일 1: 발레복 빌려입고 나간 콩쿠르
“초등학교 6학년 때 전교 어린이 회장이었다. 교장 선생님께서 선화예술 학교에서 보낸 콩쿠르 공지를 받으시고 추천하셨다. 당시 취미로 발레를 했는데 남들이 얼마나 연습하고 가는 곳인지 전혀 모른 채 나가게 됐다. 발레 의상과 슈즈가 굉장히 비싼데 취미로 하던 터라 그런게 있을 리가 없었다. 동네 언니꺼 빌려입고 나갔는데, 상을 받게 됐다. 그 계기로 선화에 장학생으로 가게 되었지만, 막상 가서는 진도도 못따라 가는 많이 뒤쳐져있는 학생에 불과했다.”
Photo: John Grigaitis
*J 칵테일 2: 서희와 줄리엣
“사춘기는 잃었지만, 발레는 얻은 셈이지요.”
서희는 어릴 적 ABT의 수석무용수 알렉산드라 페리가 줄리엣으로 출연한 발레를 보고 또 봤다. 로미오와 줄리엣이 한밤중에 사랑을 고백하는 ‘발코니 장면’에 반해 늘 줄리엣을 추는 것을 꿈꾸어왔다. 2009년 1월, ABT 입단 4년째, 코르드발레였던 서희는 케빈 맥킨지 ABT단장의 캐스팅콜을 받는다. 열네살의 줄리엣을 공부하려고, 노마 쉬어러·올리비아 핫세·클레어 데인스 주연의 영화를 찾아봤다. 또 여러 발레 버전의 비디오와 희곡까지 읽었다. 셰익스피어의 대사에 주목해 읽으며 마임과 제스처를 서희 만의 무브먼트로 만든 것. 로미오 역의 솔리스트 코리 스턴은 서희와 ABT스튜디오컴퍼니에서 만났다. 스턴이 한국음식에 대해 농담하는 것에 화가나 한때 1년여간 말을 안하기도 했지만,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재회해 우정을 되찾았다.
뉴욕=박숙희 문화전문기자
sukie@koreadaily.com
5월 20일 '즐거운 파리의 아가씨'에서 장갑팔이 아가씨 역의 서희가 남작 역의 마르첼로 고메즈와 무대 인사를 하고 있다.
*서희 발레리나 3대 로망(백조의 호수, 지젤, 잠자는 숲 속의 공주) 달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