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월드 트레이드 센터 한인 건축가 작품 베꼈나?

조지아주 박지훈씨 대학원 논문작품 Cityfront '99' 도용 소송 제기

63빌딩, 삼성 타워팰리스 설계 건축회사 '스키드모어, 오윙스 & 메릴(SOM)'에 손배 청구

박지훈씨의 설계작 시티프론트(왼쪽) 3D 모델과 SOM 설계 1WTC(프리덤 타워) 전경.

조지아주의 한인 건축가 박지훈(Jeehoon Park)씨가 원월드트레이드센터를 설계한 뉴욕의 건축회사 스키드모어, 오윙스 & 메릴(Skidmore, Owings & Merrill, SOM)을 상대로 고소했다.

박지훈씨는 1999년 시카고의 일리노이 테크놀로지 인스티튜트(Illinois Institute of Technology) 대학원 졸업 논문으로 설계했던 작품을 도용한 것이라며 피해보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박씨가 시카고의 시티프론트 센터(Cityfront Center)를 위해 설계했던 '시티프론트 99(Cityfront '99')는 122층의 원 월드트레이드센터와 유사한 삼각면체 유리건물이다. 9/11으로 폭파된 후 2014년 11월 재건된 원 월드트레이드센터, 일명 프리덤 타워(Freedom Tower)는 1776피트 높이로 서반구에서 6번째로 높은 빌딩이다.

박지훈씨는 자신의 대학원 시절 자문관이 SOM의 어쏘시에이트 파트너로 일했고, 자신의 작품이 대학교 로비에 전시되었다면서 SOM에서 자신의 디자인을 여러가지 방법으로 볼 수 있었다고 소장에서 밝혔다. 또한, SOM 측에서 2006년 산드라 불록과 키아누 리브스가 출연한 영화 '레이크 하우스(The Lake House)'에 자신의 설계도가 등장했으며, 이를 보았을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 영화에서 박씨의 설계도는 SOM의 시카고 사무실이 위치한 빌딩 로비에서 촬영됐다는 것. '레이크 하우스'는 한국 이현승 감독의 영화 '시월애'의 리메이크 작품으로 남자 주인공의 직업이 건축가다.  

 The Lake House

1996년 미국으로 이주한 후 현재 조지아주 스와니 소재 퀴베 아티텍쳐(Qube Architecture LLC)의 회장인 박지훈씨는 원 월드트레이드센터 설계에 크레딧을 포함한 불특정 액수의 피해배상을 청구하고 있다. 

1936년 시카고의 건축가 루이스 스키드모어, 나타니엘 오윙스가 창립한 후 존 O. 메릴이 가담한 건축회사 SOM은 이듬해 뉴욕에 첫 지부를 오픈했다. 주요 설계 건물로 서울의 63빌딩(1985)과  삼성 타워팰리스 3차 G동(2004)를 비롯, 시카고의 존 핸콕센터(1969), 윌리스 타워(구 시어스타워, 1973), 세계 최고층 빌딩(2717ft)인 두바이의 부르즈 칼리파(Burj Khalifa, 2010) 등 세계 50여개국의 건물을 디자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