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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5) 박숙희: 제임스 프랭코의 첫 뉴욕, 2008
수다만리 (19) 제임스 프랭코의 첫 뉴욕, 2008
할리우드 학구파, 21세기 르네상스 맨
UCLA 학사, NYU 석사, 예일대 박사...그리고 동서남북 수많은 대학교 수업들, 할리우드 지성 제임스 프랭코의 뉴욕 일기.
배우들을 '분칠하는 사람들'로 폄하하던 때가 있었다. 지성보다는 미모를 중시하던 시절의 이야기다.
할리우드 스타 제임스 프랭코(James Franco, 39)를 ''21세기의 르네상스 맨'으로 불러도 좋을 것이다. 그는 스크린 안팎에서 카멜리온처럼 변신한다. 전설적인 스타 제임스 딘(‘제임스 딘’), 반체제 시인 앨런 긴스버그(‘하울’), 캐년에 조난당해 사투를 벌이는 하이커 아론 랠스턴(‘127시간), 스파이더맨의 친구 해리 오스본(‘스파이더맨’), 게이 운동가 하비 밀크의 애인(‘밀크’) 등으로 각인시켰다. 실 생활에서 제임스 프랭코는 배우, 감독, 제작자, 시나리오 작가, 소설가, 시인, 화가, 모델, 뮤지션, 학생, 그리고 교수라는 카드를 갖고 자유자재로 역할을 바꾼다.
2008년 컬럼비아대 수업에서 졸고 있는 제임스 프랭코
가장 주목을 끄는 것은 제임스 프랭코가 늘 공부하는 학생이라는 점이다. UCLA 학사(영문학), 컬럼비아대 석사(소설창작), 뉴욕대 석사(영화연출)을 받았고, 예일대 박사(영문학), 로드아일랜드디자인스쿨(디지털 아트) 등지에서 공부했다.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학업과 연기, 그리고 '직업'을 곡예하듯 그에게서 천재 냄새가 풍겼다.
2011년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Rise of the Planet of the Apes)' 홍보 차 센트럴파크사우스 리츠 칼튼 호텔에서 기자 간담회를 했을 때 그는 헝크러진 부시시한 머리, 붉은색 체크 셔츠에 검은 가죽재킷, 그리고 블랙 진 차림으로 나타났다. 얼굴에 졸음이 가득해 보인 그에게서 '이유 없는 반항'의 제임스 딘과 예전에 여의도 잡지사에 찾아왔던 배우 최민수씨가 오버랩됐다.
Photo: Fame
기자회견에서 "하는 일이 많다. 자신을 레오나르도 다빈치같은 ‘르네상스맨’으로 간주하나?"고 질문했을 때, 제임스 프랭코는 "난 기본적으로 여러 분야에 관심이 많다. 연기하기 훨씬 전부터 그림을 그렸는데, 배우가 되고 싶어서 연기를 공부했고, 모든 사람들도 내가 연기를 하기를 기대해서, 내 삶이 이렇게 설정됐다. 내가 혼자 즐기면서 해온 미술, 감독, 글쓰기 등을 연기처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하고 있을 뿐이다. 이를 통해 여러가지 배출구를 제공하고, 배우로서의 경험을 풍부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나 자신이 특별히 ‘르네상스맨’의 이미지를 추구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이날 공연배우 프리다 핀토는 “실제 제임스는 잠을 거의 안자더라”고 귀뜸했다.)
1978년 캘리포니아 팔로알토에서 3형제 중 장남으로 태어난 제임스 프랭코의 아버지는 스웨덴계 포르투갈인, 어머니는 러시아계 유대인 혈통으로 스탠포드대 동문이다. 소년시절 제임스의 아이돌은 리버 피닉스와 조니 뎁. 수줍음을 극복하려고 배우를 꿈꾸었으나, 부모의 희망대로 UCLA 영문과에 들어갔다. 그러나, 1년 중퇴 후 배우 수업에 들어자자 부모가 지원을 끊었다. 그래서 맥도널드에서 일하며 생활비를 벌었다.
고교시절 제임스 프랭코(왼쪽 끝)
제임스 프랭코가 뉴욕에 온 것은 2008년 서른살 때였다. UCLA에서 소설을 논문으로 영문학 학사를 받았는데, 지도교수가 고 애플 CEO 스티브 잡스의 여동생 모나 심슨이었다. 그해 여름 뉴욕으로 이주해 뉴욕대학원과 컬럼비아대학원, 그리고 브루클린칼리지 소설작법 코스에 등록했다. 뉴욕대에선 영화연출, 컬럼비아대에선 문예창작을 전공하고 있었다.
이와 동시에 노스캐롤라이나의 워렌윌슨칼리지(Warren Wilson College)에서는 시작법을 수강했다. 2009년 컬럼비아대학교 수업에서 조는 사진이 공개되어 입방아에 오르기도 했다. 2010년 프랭코는 컬럼비아대 석사학위를 받았다. 그후 예일대 영문학 박사과정에 들어갔고, 동시에 로드아일랜드디자인스쿨 디지털 아트 과목에 등록했다. 이후엔 USC, UCLA, CalArts, NYU에서 영문학과 영화 강의도 했다.
2013
그뿐인가? 제임스 프랭코는 또한 아티스트이기도 하다. UCLA 재학 중 회화를 LA의 갤러리에 전시했으며, 이후 베를린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2013년엔 자신의 영화 'This is the End'를 홍보하기 위해 LA 한 거리에 벽화를 그리기도 했다. 최근엔 애리조나주립대학교 갤러리에서 동생 톰 프랭코와 2인전 'Pipe Brothers: Tom and James Franco'(6/17-9/23)을 열고 있다.
영화 촬영 중에 호머의 '일리아드'를 읽을 정도의 지성인, 다음은 할리우드 학구파 제임스 프랭코의 첫 뉴욕 에세이다.
My First New York
James Franco, 2008
난 2008년 8월 말 뉴욕으로 이주했다. 파리의 섬머스쿨에서 막 돌아왔고, 유럽에서 '파인애플 익스프레스(Pineapple Express)'를 홍보하고 있었다. 그래서 오리엔테이션 바로 전 날에야 뉴욕에 올 수 있었다.
웨스트빌리지에 B-52(*록밴드)가 소유했었다는 한 아파트를 구했다. 내가 영화학교(Tisch)에 등록한 뉴욕대에 가까웠다. 또한, 문예창작 프로그램이 있는 컬럼비아대학교로 가는 지하철과도 가까웠다.
난 그때까지 지하철을 타본 적이 없었다. 난 정말 지하철 타는 걸 좋아했다! LA에 살 적엔 늘 자동차 안에서 오디오북을 들었는데, 이제 그렇게 할 수는 없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지금은 오랫동안 걸어다니면서 오디오북을 듣는다.
늘 컬럼비아대 도서관에 간다. 도서관에서는 모두들 나한테 다가와 말을 걸었다. 그래서 내가 사람들이 말해도 되는 방에 있다는 것을 알게됐다. 이젠 조용한 도서실에 다닌다.
2011년 뉴욕대 졸업식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