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oking for the Best Lobster Roll in NYC
뉴욕 랍스터롤 베스트 5: 루크, 랍스터파운드, 에드, 메리, 그리고 레베카
6월 15일은 미 랍스터의 날(National Lobster Day)이다. 랍스터를 먹으며, 랍스터에 감사(?)하는 날.
뉴욕에 사는 것이 행운이라고 느껴지는 순간이 많지만, 먹거리 중에서는 단연 랍스터일 것이다. 한국에선 럭셔리로 통하는 랍스터를 자주 먹고 있으니. 메인주와 롱아일랜드 지역에서 잘 잡히는 덕분이다. 물론 랍스터도 레스토랑에선 비싸기에 차이나타운에서 라이브 랍스터를 사다가 집에서 삶아 먹는다.
19세기 뉴잉글랜드(메인, 매사추세츠, 뉴햄프셔, 버몬트, 로드아일랜드, 커네티컷)에서는 랍스터가 너무 흔해서 죄수들조차 1주일에 2번 이상씩 주었다고 하니, 감옥 안에서 호사한 셈이다. 랍스터 대신, 닭고기를 달라!는 아우성이라도 지르며 폭동을 하지는 않았을까?
맥랍스터
한편, 메인주의 맥도날드엔 랍스터 샌드위치, 즉 랍스터롤 ‘맥랍스터(McLobster)’가 메뉴에 올랐고, 지난해엔 캐나다 온타리오까지 진출했다. 가격은 $7선. 대신 대서양산 냉동 랍스터를 쓴다고.
랍스터롤(Lobster Roll)은 여름의 별미.
랍스터롤의 레시피는 간단해 보인다. 녹인 버터에 랍스터 살을 발라 재였다가 핫도그빵에 끼워 먹는 것. 로드아일랜드 뉴포트의 식당 블랙펄(Black Pearl)에선 핫도그 빵 대신 크롸쌍을 쓴 '랍스터 샐러드 온 크롸쌍'을 제공한다. 빵에 들어가는 랍스터 샐러드엔 셀러리나 파를 송송 썰어 마요네즈에 버무려 내는 곳도 있으며, 상치, 레몬즙, 소금과 후추가 가미되기도 한다.
로드아일랜드 뉴포트 재즈 페스티벌에서 맛본 랍스터롤. 마요네즈, 셀러리로 버무려 파를 얹었다. 클램차우더로 인기있는 블랙펄의 랍스터 샐러드 온 크롸쌍(왼쪽부터), 블랙펄 건너편 어느 식당의 랍스터 슬라이더(미니)와 포테이토칩, 포트아담스주립공원 페스티벌 안에서 맛본 랍스터롤.
뉴잉글랜드 식당에서는 전통적으로 마요네즈 대신 버터를 쓰며, 감자칩이나 프렌치 프라이를 곁들인다.
사실 랍스터롤을 개발한 이는 1929년 커네티컷 밀포드의 식당 페리스(Perry’s)로 알려져 있다. 커네티컷에선 따뜻한 랍스터를 끼울 때 ‘랍스터 롤’이라고 부르며, 찬 랍스터를 끼우면, ‘랍스터 샐러드 롤’이라고 부른다. 롱아일랜드 몬탁 가는 길 아마간셋의 랍스터 롤 전문 식당 ‘런치, 랍스터 롤(Lunch, The Lobster Roll)’ ‘핫 랍스터롤’과 차가운 ‘클래식 랍스터롤’, 그리고 미니 랍스터롤 ‘랍스터롤 슬라이더’도 제공한다.
뉴욕의 랍스터롤 전쟁
세계의 요리사들이 성공을 위해 모여드는 뉴욕, 이 도시는 레스토랑의 전쟁터다.
2007년 랍스터롤 소송이 요식업계를 시끄럽게 했다. 브루클린 브리지 아래 그리말디와 줄리아나 피자리아의 무혈 전쟁을 방불케하는 소송 사건이 일어난 것.
레베카 찰스(펄 오이스터 바) 에드 맥팔랜드(에드즈 랍스터 바)
그리니치빌리지의 씨푸드 레스토랑 펄즈 오이스터 바(Pearl’s Oyster Bar)의 주인 레베카 찰스가 2그해 3월 소호에 오픈한 에드즈 랍스터 바(Ed'd Lobster Bar)의 에드 맥팔랜드를 저작권 위반 혐의로 고소한 것. 에드는 이전에 펄 오이스터 바에서 6년간 수석 요리사로 일했었다. 레베카는 에드가 자신의 레시피를 모두 베껴갔다고 주장했다. 메뉴의 34개 중 랍스터롤, 클램차우더와 시저 샐러드 등 31개가 펄 오이스터 바의 메뉴를 그대로 카피했다는 것.
에드 랍스터 바에 소개된 에드 맥팔랜드는 스태튼 아일랜드 출신으로 17세에 처음 랍스터 맛을 보았고, 프렌치 컬리너리 인스티튜트에서 요리를 수학했다. 이후 르 서크(Le Cirque)와 피숄린(Picholine) 등 고급 프렌치 레스토랑을 거쳐 펄 오이스터 바 키친에서 뉴잉글랜드 요리를 마스터했고, 자신의 랍스터 식당을 열게 된 것이다.
레베카 찰스는 사실 1997년 파트너 메리 레딩과 펄 오이스터 바를 열었으며, 레딩을 소유권 분쟁으로 고소한 바 있다. 2001년 메리 레딩은 몇 블록 떨어진 찰스 스트릿에 랍스터 롤 전문 식당 '메리즈 피시 캠프(Mary's Fish Camp)를 오픈했다. 그리고, 브루클린 파크 슬로프엔 브루클린 피시 캠프를 운영하고 있다.
레시피도 특허를 낼 수가 있을까? '모모푸쿠'의 요리사 데이빗 장은 공공연히 차이나타운의 식당 '오리엔탈 가든'에서 포크번의 영감을 얻었으며, '그레이트 뉴욕 누들타운' 등 중국 식당에서 나오는 생강&파 소스를 응용하기도 했다. 그러나, 모모푸쿠 밀크바의 크리스티나 토시가 개발한 '컴포스트 쿠키(Compost Cookie)와 '크랙 파이(Crack Pie)'는 카피되는 걸 방지하기 위해 트레이드 마크로 등록했다.
뉴욕 랍스터롤 5인방
▶루크 랍스터롤(Luke’s Lobster Roll)
뉴욕 랍스터롤은 펄 오이스터 바, 메리즈 피시 캠프, 그리고 에드즈 랍스터의 3파전에 브루클린 레드훅의 랍스터 파운드가 끼어들어 4파전을 벌였다.
지난해 어느 여름날 우리 동네 브루클린 브리지 아래 모퉁이를 돌아 숨어있는 루크즈 랍스터 롤을 발견했다. 보통 랍스터 가격은 시장가(Market Price)이며 메리즈 피쉬 캠프에서 $26-$28할 때까지 맛보았다. 그런데, 루크네 랍스터롤은 15불. 일단 착한 가격에 밑지는 셈 치고 시켰다. 그리고 반해버렸다.
일단 나의 취향은 마요네즈와 셀러리에 버무린 랍스터롤의 팬은 아니다. 루크네 랍스터롤은 토스트해서 바삭고소한 핫도그빵 사이에 싱싱통통한 랍스터 살코기가 인심좋게 들어갔고, 마요네즈는 거의 느껴지지 않고, 레몬버터를 약간 스친, 심플한 랍스터.
그 이후로 친척이 오셨을 때 랍스터롤, 크랩롤, 슈림프롤을 시키고, 이 세가지 롤을 하프 사이즈로 즐길 수 있는 ‘테이스트 오브 메인(Taste of Maine)’까지 두루 맛보았다. 슈림프롤도 달착고소 훌륭했지만, 크랩롤은 별로였다.
우리 셋은 브루클린 브리지 파크의 테이블을 잡아서 소풍을 했다. 지인은 “랍스터롤 하나 더!”라고 하셔서 달려가 추가로 시켰다. 그분은 6개월 후 다시 오셨을 때 “랍스터롤 먹으러 가자”고 하셔 두번이나 갔다. 착한 가격에 심플하고 맛있는 루크스 랍스터롤이 정녕 뉴욕에서 맛본 최고의 랍스터롤이다.
웹사이트에 따르면, 대표 루크 홀덴(Luke Holden)의 아버지는 메인주의 어부 출신 생선 딜러. 그가 2007년 뉴욕에 와서 투자 은행가로 일하면서 고향 메인에서 맛본 정통 랍스터롤도 없고, 가격이 30달러 선이라는 것을 발견했다.
그래서 2009년 이스트빌리지 7스트릿에 랍스터롤 전문 식당을 열고, 메인 랍스터만 사용해왔다. 지금은 덤보, 로어맨해튼, 어퍼이스트사이드, 웨스트사이드 그리고 워싱턴 DC 등지까지 10개에 이른다고. http://lukeslobster.com
▶레드훅 랍스터파운드 (Red Hook Lobster Pound)
지난번 허리케인 샌디 때 침수됐던 브루클린 레드훅에 본점을 둔 랍스터롤 전문 랍스터파운드. 매디슨스퀘어 이츠(25스트릿&브로드웨이), 브로드웨이 바이츠(@32스트릿&브로드웨이)와 브루클린의 주말 푸드 마켓 ‘스모가스보드’ 등지와 트럭으로 맨해튼을 돈다.
9월에 열리는 아틀랜틱 앤틱 페스티벌에서 인기있는 벤더. 루크네 랍스터롤처럼 착한 가격이다. 메인주 랍스터 중 관절, 집게발 부위살을 쓰며, 빵도 메인주에서 온 걸 쓴다고.
셀러리와 파, 양파에 화이트와인을 가미한 소스에 버무린 랍스터 위에 파프리카를 뿌려 매콤하다. 루크네 랍스터롤 전까지 가장 좋아했던 랍스터롤. 슈림프롤은 싸고 더 맛있다.
랍스터파운드의 랍스터롤에는 3가지 스타일이 있다.
메인주 스타일은 마요네즈를 쓰며, 커네티컷 스타일은 뜨겁고 버터를 많이 쓴다. 터스칸 스타일은 그저 베이질 식초로 버무려 낸다.
랍스터파운드는 2009년 랄프 고람과 수잔 포비치 부부가 레드훅에 시작했다. 펄 오이스터 바, 메리스 피시 캠프와 에드즈 랍스터 바의 3파전에 트럭으로 맨해튼을 누비며 2013년 데일리 밀에 의해 미 최고의 푸드트럭 1위에 선정됐다. 롱아일랜드 몬탁에도 지점을 냈다. http://www.redhooklobster.com
▶에드즈 랍스터 바(Ed’s Lobster Bar)
소호 라파엣 스트릿의 에드즈 랍스터는 오픈 초기 딱 한번 가봤다. 뉴욕타임스에서 소송 뉴스를 접한 후라서 약간의 편견이 있었다. 남의 아이디어를 베껴가서 잘 하나 보자라는 사시로 들어가서 대리석 카운터가 시원한 바에 앉았다.
에드의 랍스터롤은 펄 오이스터 바와 메리스 피시 캠프보다 우선 랍스터 살을 넉넉하게 올려주었으나, 마요네즈가 너무 많이 들어간 것으로 기억한다. 셀러리와 차이브도 넣는다. 에드네도 역시 메인주 랍스터를 쓴다고. http://www.lobsterbarnyc.com.
▶메리즈 피쉬 캠프 (Mary’s Fish Camp)
대형 창문과 오픈 키친이 시원해서 좋은 그리니치빌리지 메리즈 피시 캠프. 하늘색 벽과 분위기가 왠지 오래전 인사동에서 전유성씨가 하던 카페 ‘학교종이 땡땡땡’을 연상시키는 시골스러운 분위기였다. 4-5년 전만해도 줄 서서 기다려야하는 식당이었다. 토요일 오후 3시 직전에 가면, 기다리지 않고 바에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역시 마요네즈에 셀러리, 레몬을 쓰는 메리네 랍스터롤은 늘 키친에 있는 메리의 표정처럼 자신감있고, 튼실하다. 사이드로 나오는 프렌치 프라이를 씹는 맛도 좋다. 그러나, 랍스터롤보다 더 좋아하는 것은 스티머와 로즈마리, 타임, 마늘을 듬뿍 넣고 구워주는 생선(그릴드 피시, 레드 스내퍼나 그루퍼)이다. http://www.marysfishcamp.com
▶펄 오이스터 바(Pearl Oyster Bar)
그리니치빌리지 코넬리아 스트릿에 있는 랍스터롤의 고향. 파트너 메리를 고소한 바 있으며, 랍스터롤 등 레시피 저작권을 두고 에드를 고소한 바 있는 ‘뉴욕 랍스터롤의 대모(?)’ 레베카 찰스의 식당.
펄 오이스터 바는 가본지 너무 오래됐지만, 이른바 구두끈처럼 가느다란 프렌치 프라이가 듬뿍 나오는 것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펄의 랍스터롤은 헬만스 마요네스를 듬뿍 듬뿍 쓰고 있어서 약간 느끼했던 기억이 난다. http://www.pearloysterba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