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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뮤지엄 컬렉션 투어(유럽회화 1250~1800)

My Favorite Five by Chung Jung Wook


정정욱/뉴욕컬처비트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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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작품부터 봐야할 지 모르겠다.’ ‘작품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다.’

미국 최대의 미술관인 메트로폴리탄뮤지엄을 어떻게 즐겨야 할까? 

그렇다면 가이드 투어를 추천한다. 

현재 메트뮤지엄은 하이라이트 투어(Museum Highlights), 컬렉션 투어(Museum Collection Tour)를 진행하고 있다. 

따로 예약할 필요는 없고, 티켓만 구입하면 누구든지 이용 가능하다. http://www.metmuseum.org/events/programs/met-tours/guided-tou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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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최근 메트뮤지엄 컬렉션 하이라이트 투어(영어)에 참가했다. 안내 데스크에 모이는 장소를 물어보니 "그리스 로마 갤러리 입구 벽시계 아래로 가라"며 가이드 일정이 적힌 종이를 건네줬다. 사이트를 통해 일정을 찾아보지 못했다면 안내 데스크에 비치된 브로셔 ‘What’s On Today’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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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되자 가이드 소개와 함께 그레이트 홀을 가로질러 2층 유럽회화(1250~1800)구역으로 향했다. 투어는 1시간 동안 진행되었고, 총 11개의 작품에 대해 이야기했다. 작품에 대한 설명뿐만 아니라 뒷이야기들도 들을 수 있어 흥미로웠다. 도중에 사람들은 자유롭게 질문했고, 덕분에 투어는 더욱 풍부해질 수 있었다.     


유럽회화 구역은 크게 두 개로 나눠진다. 시대에 따라 13-18세기(갤러리 600-644)와 19-20세기 초반 유럽회화 갤러리(갤러리 800-830)로 구분된다. 필자는 이번에 13-18세기 유럽회화 관에서 인상 깊었던 5점을 골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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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베들레헴 도착(The Arrival in Bethlehem), 마스터 LC로 추정(Attributed to Master LC), ca. 1540, 목판 위 유화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풍경화는 풍경 저 너머까지 담아내기 위해서 섬세함이 필요하다. 풍경화를 볼 땐 그려진 피사체들 하나 하나를 보는 재미가 있다.

‘베들레헴 도착’은 다리부터 맨 끝 성까지의 풍경을 담고 있다. 이 작품을 처음 볼 땐 마치 디즈니 성 같은, 연분홍 색감의 성이 눈에 제일 먼저 들어온다. 그리고 자세히 들여다보면 왼편에 사람들이 마을로 들어오고 있고, 오른편에선 무릎을 꿇고 그리스도를 숭상하고 있다. 그림 속 피사체들을 하나 하나 찾아가며 화가의 섬세함에 느낄 수 있었다. 또한 이 회화는 미완성이라서 아래 스케치까지도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어 더욱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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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자화상(Self-Portrait), 렘브란트(Rembrandt), 1660, 캔버스 위 유화


‘그려진 자서전’ 속 한 페이지를 펴다. 

‘빛의 화가’ 렘브란트는 ‘그려진 자서전’이라고 할 정도로 수 많은 자화상들을 남겼다. 1656년 부와 명예를 누렸던 렘브란트는 파산선고를 받으며 가난에 시달리게 된다. 그 이후 말년의 십여 년 동안 렘브란트는 자화상을 집중적으로 많이 그렸다. 그래서인지 작품 속 렘브란트의 주름진 얼굴은 괜스레 더욱 사실적으로 느껴진다. 화가의 지위와 야심을 보여주던 30대 자화상과 비교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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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테라스의 유쾌한 모임(Merry Company on a Terrace), 얀 스테인(Jan Steen), ca. 1670, 캔버스 위 유화


웃음과 미소들로 왁자지껄해지다. 

이 작품 안에는 얀 스테인이 숨어있다. 왼쪽에 술에 취해 빨간 얼굴을 하고 있는 남자가 바로 이 그림 작가인 얀 스테인이다. 본인을 그런 우스꽝스런 모습으로 담아낸 것을 보고 어떤 사람일지 궁금해졌다. 그림 가운데 여인은 스테인의 두 번째 아내인 마리아다. 그녀는 수줍은 미소를 띄며 도발적인 포즈를 취하고 있다. 마리아의 존재감과 드레스 색깔은 그림을 밝은 분위기로 이끈다. 그림 속 사람들은 또한 다 다른 얼굴로 웃으며 유쾌함을 드러낸다. 그 웃음들을 보고 있으면 시끌벅적한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스테인은 농촌 생활과 중산층 시민들의 삶 속에서 볼 수 있는 유머 넘치는 소재를 화폭에 담았다. 양조업자의 아들이면서 한때 양조업자 겸 선술집 주인이었던 그는 여인숙과 술집의 장면을 자주 그렸다. 그는 유쾌한 세상살이를 그리면서도 즐기기만 하는 삶이 가져올 재난을 경고하는 풍속화를 그렸다. 그의 작품은 언뜻 우스꽝스러워 보일지라도 많은 경우 교훈을 전달하고 있으며, 아무리 심각한 내용일지라도 웃음과 여유로 승화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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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엘리자베스 페른(1759-1829), 후에 더비 백작 부인 (Elizabeth Farren, Later Countess of Derby), 토마스 로렌스(Sir Thomas Lawrence), 1790, 캔버스 위 유화


아름다움이 우리를 끌어당기다.

갤러리에 들어서자 큰 화폭 안에 아름다운 여인이 시선을 이끌었다. 바로 아일랜드 출신 여배우엘리자 베스 페른이다. 더비 백작 부인으로 유명한 페른은 이 작품이 나올 당시 배우로서 인기 절정에 있었다. 그림 속 그녀는 화려하지 않은 흰 드레스를 입었지만 눈부신 자태를 보여준다.  이 아름다운 초상화는 로렌스가 로열 아카데미 공모전에 출품한 작품이었다. 후에 이 그림은 로렌스가 레이놀즈 다음으로 궁정화가가 되는데 큰 도움을 줬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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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두 제자와 자화상, 마리 가브리엘라 카펫(Self-Portrait with Two Pupils, Marie Gabriella Carpet), 아델레이드 라빌 기아르(Adélaïde Labille-Guiard), 1785, 캔버스 위 유화


그녀들, 캔버스 앞에 서다.

1783년 아델레이드는 프랑스 로열 아카데미에 입학한다. 남성만 있었던 아카데미에 아델레이드를 포함한 4명의 여성들이 회원이 되었다. 당시 여성은 미술을 배울 기회가 적어 여성인 화가가 많지 않았다. 따라서 이 작품은 여성 화가의 좁은 입지를 넓히는 데 한 역할을 했다고 한다. 


이러한 뒷 이야기는 가이드를 통해 알게 되었는데, 이는 세 명의 여자 모습을 다른 시각에서 바라보게 만들었다. 처음엔 아름다운 드레스를 입은 세 여인들의 겉모습에만 눈에 들어왔다. 하지만 설명을 듣고, 캠퍼스 앞에 선 그들의 행동과 묘사를 집중하게 되었다. 아델레이드는 아름다운 드레스를 입고 화려한 자태를 뽐내며 캔버스 앞에 앉아 우리를 응시한다. 반면 두 제자들은 캔버스 앞을 바라보고 있다. 캔버스 앞에 선 그녀들의 모습은 미술계에 큰 변화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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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1000 5th Ave.@82nd St.

일-목 10 am-5:30 pm /금, 토 10 am-9 pm, 추수감사절, 크리스마스, 1/1, 5월 첫째 주 월요일 휴관.

http://www.metmuseum.org



정정욱150.jpg 정정욱/뉴욕컬처비트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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