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2439 댓글 0

컬빗 인턴기자 할렘 가다 <1> 

아침엔 투어, 점심엔 실비아 식사, 저녁은 슈라인 콘서트

 

정정욱/뉴욕컬처비트 인턴기자

 

투어) 유명인들이 그려진 벽화 설명.jpg

 

I see trees of green, red roses too

I see them bloom for me and you

And I think to myself what a wonderful world

-"What a Wonderful World" - by Louis Armstrong 

 

 

뉴욕은 잠들지 않는 도시. 

저녁 11시 맨해튼 미드타운은 화려한 불빛들이 여전히 번쩍이고, 사람들로 넘쳐난다. 

같은 시간 업 타운은 고요하다. 대부분 가게들은 문을 닫고, 거리엔 사람들이 잘 보이지 않는다. 125 스트릿을 넘어가기 전에 지하철을 서둘러 내려 빠른 걸음으로 집으로 향한다.

 

할렘은 맨해튼 업타운 125스트릿을 중심으로 위치하고 있다. 영화 속 할렘은 총기 사건이 난무하고, 마약 거래가 만연한 범죄 세계의 현장이었다. 실제로 할렘은 오랫동안 각종 범죄의 소굴이었다. 그러나, 최근 다양한 흑인문화를 접할 수 있는 문화 지구로 변화하고 있다. '할렘 르네상스'가 다시 찾아왔다고들 한다.

 

 

투어) 설명 중인 가이드2.jpg

 

# Harlem Tour in the Morning

 

처음 가보는 135 스트릿 스테이션. 아침이어서 그런지 한적하고, 평화로운 분위기에 앞 뒤로 보이는 큰 건물들은 이 곳이 어딘지 잊게 만든다. Free Tour by Foot Harlem Tour는 이 곳에서 시작됐다. 2시간 동안 영어로 진행되는 투어는 햇볕이 쨍쨍한 날씨였음에도 불구하고, 그늘 아래를 찾아 열띤 설명을 하는 가이드 덕분에 참을 수 있었디. 두 발로 할렘의 역사부터 명소까지 느껴보는 시간은 이 곳에 대한 편견을 깼다.

 

온라인으로 예약하면 확인하는 E-메일을 보내준다. 시작하는 장소에 찾아가 그 자리에서 바로 참가할 수도 있다. 투어 덕분에 할렘에 대한 편견을 깰 수 있었다. 

 

아침에 할렘을 투어를 한 후 실비아에서 식사를 했다. 그리고, 저녁 때는 슈라인에서 콘서트를 감상했다. 모두 가이드가 추천해준 할렘 명소. 할렘에서의 하루.

 

 

# Sylvia's for Lunch ★★★

 

sylvia's 로고.jpg

 

할렘에서 가장 유명한 레스토랑. 1962년 창립자 실비아 우즈(Sylvia Woods)의 이름을 따서 오픈했다. ‘소울 푸드의 여왕(Queen of Soul Food)’라는 타이틀을 적어 놓은 만큼 흑인들의 소울 푸드를 전문적으로 팔고 있다. 우리나라로 치면 흑인들의 백반집이라고 할 수 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알 샤프턴 목사를 비롯,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 캐롤라인 케네디 등 유명 정치인들이 실비아에서 식사를 했다.

 

 

Sylvia's) 내부 모습.jpg

 

식전 빵은 우리나라 KFC 비스켓과 비슷한 맛이 난다. 갓 나온 듯 따뜻한 빵은 부드럽고, 폭신한 식감을 냈고, 버터, 잼과 함께 먹으니 더욱 맛이 좋았다. 

 

 

01.jpg

 

치킨&와플(Harlem Style Fried Chicken)은 프라이드 치킨과 벨기에/네덜란드 사람들이 즐겨먹는 와플을 함께 제공하는 요리. 그 양부터 엄청났다. 닭다리는 우리나라 치킨 닭다리에 족히 3배정도 될 듯 했다. 담백한 닭다리 살과 짭조름한 닭 껍질은 간이 적당했고, 밋밋한 와플과도 잘 어울렸다. 다만 양이 너무 많아 계속 먹다 보면 느끼할 수 있다.

 

본래 이 곳 대표 메뉴는 바비큐 립이라고 한다. 혹시 오게 된다면 바비큐 립도 함께 먹으면 좋을 것 같다.

 

Sylvias’s

328 Malcom X Blvd.

http://sylviasrestaurant.com

 

 

# Evening Concert at Shrine ★★★★★

 

Shrine) 투어 중 외부 모습.jpg

 

라이브 음악 공연장이자 술과 음식도 먹을 수 있는 바이다. 투어 중 가이드가 이 곳 음악이 가장 핫하고, 음식도 맛있다며 강력 추천했다. 슈라인은 하루에도 4-5개의 밴드가 무대에 오른다.

 

평소 축제 취재를 가거나 공연 현장에 가면 흑인들이 유독 눈에 들어온다. 그들은 음악에 맞춰 춤을 추며 관객석이 무대로 만든다. 그런 흑인들의 중심에 있는 할렘에서는 어떤 음악들이 흘러 나올까? 

 

 

Shrine) 리아 우드 공연과 사람들.jpg

 

오후 6시 반경 도착한 슈라인(Shrine)은 휑했던 낮과 달리 말 소리와 음악 연주로 가득 차 있었다. 저녁 7시부터는 엠비언트 팝(Ambient Pop)을 하는 리아 우드(Leah Wood)가 공연을 시작했다. 리아 우드 보컬의 목소리는 긁는 듯 하면서도 부드러워 계속 귀를 기울이게 만들었다. 길거리 클럽에서 노래하는 수준이 이 정도라니 놀라웠다. 

 

공연 스케줄은 사이트를 통해 알 수 있다. 다양한 장르의 가수들(Jazz, Pop, Rock, Funk…)이 공연하므로 스케줄을 확인해 개인의 취향에 맞게 가보면 좋겠다.

 

 

02.jpg

 

음식과 맥주들도 환상적이다. 맥주에 치킨 윙(Chicken Wings)과 홈메이드 스테이크 퀘사디야(Homemade Quesadilla, Steak)를 곁들였다. 치킨 윙엔 프렌치 프라이가 따라 나왔다. 맥주는 처음 들어본 것들이 많았는데, 모두 맛이 좋았다. 과일향이 나는 맥주 Angry Orchard를 비롯, Coors light, Red stripe, Amstel light, Negra Modelo를 마셨는데, 달콤한 맥주부터 진한 향기를 가진 맥주까지 맛이 다양하고, 모두 목 넘김이 좋아 술술 마시게 되었다. 한 병 가볍게 마시기로 했던 것이 몇 병으로 늘어나고 말았다.  

 

음악 연주는 귀를 즐겁게 하고, 맛있는 음식과 맥주는 입 안을 행복하게 하고, 클럽 내부 장식들과 연주하는 모습들은 눈을 떼지 못하게 한다. 다만 공연장 앞에 앉으면 웨이터를 부르기 힘들어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어려움은 있다. 그럼에도 악명 높은 할렘이 천국으로 변신하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Shrine) 내부모습2.jpg

 

저녁 9시. 밤은 어디서든 위험하다 보니 가까스로 정신을 차리고 아쉬움을 달래며 클럽 밖을 나섰다. 어둠이 드리운 할렘의 밤은 다시 두려움을 가지게 했으나 지하철 역이 가까워 괜찮았다. 친구들과 함께였고, 걸음이 다소 빨라지고, 앞만 보고 걸었을 뿐. 다음을 기약하며 135스트리트 역 지하철을 타 다운타운을 향했다. 

 

Shrine

2271 Adam Clayton Powell Jr Blvd, New York

http://www.shrinenyc.com

 

 

정정욱150.jpg 정정욱/뉴욕컬처비트 인턴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