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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수 4130 댓글 9

컬빗 인턴기자 할렘 가다 <2> 

길목마다 화려한 벽화 퍼레이드


이지원/뉴욕컬처비트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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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연한 두려움과 설레임을 갖고 할렘(Harlem)으로 향했다. 얼마 전 필자는 할렘 지하철 역에 잘못 내려 지레 겁을 먹은 적이 있었다. 하지만, 오늘은 컬빗 인턴 일행들과 할렘 투어하는 날이다. 지난 3일 오전 9시 45분경 필자는 할렘 한복판에 서있었다. 


꽤 아침 일찍 시작되어서 투어에 참여하는 사람이 많지 않을 줄 알았지만, 15명 정도는 족히 되는 것 같아서 놀랐다. 한국 사람은 우리 5명 밖에 없었지만, 멀리 유럽부터, 아이부터 어른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투어 그룹에 끼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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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어를 하면서 두려움은 점차 사라졌고, 설레임은 증폭됐다. 가이드가 "할렘은 더 이상 옛날에 범죄가 도사리고 있는 도시는 아니다"라고 말해주었다. 필자가 느끼기에도 맨해튼보다 흑인의 비중이 높다는 것 이외에는 평화로워 보이기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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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투어는 할렘에서 가장 오래된 흑인 교회인 아비씨니언 침례교회(Abyssinian Baptist Church)부터 시작됐다. 가스펠 합창으로도 유명하다는 이 교회의 내부를 둘러봤다면 더 좋았겠지만, 밖에서만 보게 되어서 아쉬웠다. 가는 길목마다 컬러풀하고, 화려한 벽화들이 보여서 구경하기에 좋았고, 가이드의 설명까지 들으니 금상첨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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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슈라인(Shrine, 2271 Adam Clayton Powell Jr. Blvd.)이라는 라이브 뮤직 카페에 갔다. 가이드가 데려간 곳 중 가장 할렘스러운 곳이었다고 생각한다. 필자는 사실 투어를 통해서 역사를 듣는 것도 좋지만 그들의 문화를 느끼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라이브 뮤직 카페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잠시 쉬고 나가니 그날 저녁 라이브 카페에서 하는 공연 일정들이 흑판에 적혀있었다. 시간이 된다면 혼자보다는 일행과 함께 들러보는 것도 추천한다.



라이브 카페 내부.JPG

라이브 카페 공연.JPG 


그렇게 두 시간 가량의 투어가 끝났다. 가이드는 투어 내내 열정적으로 할렘의 역사와 현재, 그리고 사람들에 대해 소개해주었고, 참가한 사람들 역시 끝까지 자리를 모두 지켰다. 이 투어는 무료로 진행되지만, 가이드에게 감사의 의미로 팁을 준다. 필자 일행도 1인당 $5~$7의 팁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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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필자는 가이드가 추천해준 흑인들의 소울푸드 전문 실비아 레스토랑(Sylvia’s Restaurant, 328 Lenox Ave.)에서 점심을 먹었다. 레스토랑 안에는 실비아 이름이 적혀있는 핫소스, 바비큐 소스, 콜라드 그린 통조림, 검은콩 통조림, 양념, 그리고 요리책 등까지 까지 팔고 있는 것을 보니 유명한 곳이라는 것이 실감났다. 클린턴 전 미대통령과 오바마 전 대통령도 실비아에서 식사를 했다고 한다. 실비아에서 제공한 식전 빵은 옥수수 빵 맛이 났고, 식감까지 부드러워서 애피타이저로 적당했다. 



실비아의 레스토랑 소스.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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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할렘 스타일 프라이드 치킨과 와플(Harlem Style Fried Chicken and Waffle)을 먹어보았다. 치킨과 벨기에 대표음식 와플이라는 콤보는 우리나라에서는 쉽게 상상할 수 없는 조합이어서 기대하지 않았지만 나름 잘 어울렸다. 와플은 1789년 미국의 토마스 제퍼슨 대통령이 프랑스 대사 시절 와플 기계를 구입해오면서 미국에서 큰 인기를 얻게된 메뉴라고 한다. 치킨도 잘 튀겨져서 바삭한 식감 그대로 먹을 수 있어서 좋았다. 가격도 $14.95로 비싸지 않아서 만족스럽게 먹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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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식사 후 거리로 나오니 평화로워 보였던 할렘에도 많은 사람들이 전형적인 뉴요커들처럼 저마다의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필자가 이번에 경험한 할렘은 처음 예상한 것처럼 그렇게 삭막하지 않았다. 여행을 할 때 분명 안전을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하지만, 그 걱정이 여행에 영향을 끼치게 된다면 결코 즐거운 여행이 될 수 없다. 혼자보다는 일행과 함께, 밤보다는 낮에 가서라도 할렘을 느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할렘 투어 예약



이지원150.jpg 이지원/뉴욕컬처비트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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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Young 2017.08.08 02:48
    뉴욕최대의 흑인 거주지인 할렘..
    사실 궁금 하기도 조금은 두렵기도 한 곳이죠~~
    기자님 덕분에 좋은 이미지를 가질 수 있게 되었네요.
    할렘에 가서
    환상적인 가스펠 합창을 꼭 한번 들어보고 싶습니다.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 Joseph 2017.08.08 02:50
    할렘가에 대한 선입견을 반성하게 해주는 좋은 기사 잘 보았습니다.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이질감이 아닌 서로 다름을 생각하게 하는군요.
  • chj 2017.08.08 02:50
    할렘하면 무섭게만 느껴졌는데 옛날이랑 정말 많이 달라졌나보네요!! 벽화가 내포한 의미가 뭔지 생각하면서 보는것도 재밌을거같고 치킨이랑 와플의 조합도 정말 궁금하네용 ㅎㅎ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 Jone 2017.08.08 02:57
    할렘이 이렇게 변햇을줄이야!! 흑인 범죄가 빈번한그곳이 관광도시로 바뀌다니 신기하네요좋은정보감사합니다
  • KEVIN 2017.08.08 03:00
    아주 오래전 히트쳤던 런던보이즈의 "할렘 디자이어"라는 팝송이 생각이 나네요~ㅋ 많은 사람들이 범죄와 총으로 인식되었던 이곳이 지금은 진정한 문화의 거리로 탈바꿈한 것 같네요~ 유익한 반전의 정보 감사합니다~
  • manmind 2017.08.08 04:43
    오전부터 시작한 투어... 두려움 반, 기대 반으로 시작했을텐데 다행스럽게도 이제는 할렘이 범죄의 온상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려줘서 고맙습니다.
    그리고 슈라인 라이브 뮤직 카페에서의 흥겨운 째즈, 팝, 락을 들으며 흑인 특유의 자유분방함을 느끼며 힐링 시간을 갖고 싶네요. 이번 할렘투어 기사도 반가운 정보였습니다.
    남은 여행 건강하게 잘 하길 바라며, 끝까지 유익한 기사 기대합니다. 수고하세요. ^^
  • stella 2017.08.08 10:51
    언제나 유익한 정보 고마워요^^ 뉴욕의 재발견과 새로운 곳을 알게 해줘서 좋습니다.
  • Dong 2017.08.08 10:52
    할렘 하면 떠오르는 모습하곤 너무나 다른느낌이 드네요 벽화에서도 자유스럽고 조금은 활기차보이고.
    그래도 밤에는 조금 꺼려질거같은 느낌이 ㅎㅎ
  • Tae 2017.08.12 09:12
    도시나 사회가 개발되면서 안보도 비례하게 확립되는것같아요. 할렘 여행객들에겐 낭보로 들리겠지만.. 기본 할렘사회의 넘치는 활력과 창조성은 서서히 잃어가는것 같습니다. 그 분위기가 미치는 할렘음악 특유의 쓸쓸하면서도 자유로움이 이젠 잘 뭍어나올것 같지 않아서 아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