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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영화제(9/28-10/15) NYFF 2017

미 위대한 작가 아서 밀러조안 디디온 스포트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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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서 밀러와 조안 디디온, 공적인 삶과 사적인 비극



2017 뉴욕영화제 다큐멘터리 스포트라이트(Spotlight on Documentary) 부문에는 희곡작가 아서 밀러와 소설가 조안 디디온을 조명한 영화가 눈길을 끌었다. 


아서 밀러 다큐 'Arthur Miller: Writer'는 딸인 배우 겸 감독 레베카 밀러가, 조안 디디온 다큐 'Joan Didion: The Center Will Not Hold'는 조카인 배우 겸 감독 그리핀 던이 연출했다. 즉 가족과 친지가 만든 퍼스널 다큐멘터리인 셈이다. 


두 영화는 위대한 작가들의 공적인 이미지에 가려졌던 사적인 진실에 포커스를 두고 휴머니티를 이끌어낸다. 자신의 픽션보다 더 극적인 삶을 살았던 작가들의 이야기다.   

  

아서 밀러의 아킬레스 건

Arthur Miller: Write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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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hur Miller: Writer  https://youtu.be/f0SY4c-c_xc


아서 밀러(Arthur Miller, 1915-2005)는 우리 동네 브루클린하이츠에서 4곳(윌로우, 피에르폰트, 몬태규 스트릿과 그레이스 코트)을 전전하며 살았고, 마릴린 먼로와 데이트하던 식당(아만도)가 아직도 남아 있어서 친숙한 느낌이 들었다. 아서 밀러의 걸작 '세일즈맨의 죽음(The Death of Salesman)'은 어학원(ESL)에서 교재로 사용했고, 그의 희곡 '다리에서 본 풍경(A View from a Bridge)'은 20년간 두차례나 브로드웨이에서 리바이벌됐다. 오래 전 보았을 때 영어도, 문화도 이해가 어려운 작품이었다. 최근엔 '댓가(The Price)'가 마크 러팔로와 대니 드비토 주연으로 브로드웨이에서 공연됐다. 


하지만, 위대한 작가에게도 혹평받은 졸작, 극화되지 않은 원고들이 자동차 트렁크에 있었다. 소위 '트렁크 플레이(trunk play)인데, 이 미완의 희곡처럼, 아서 밀러의 공적인 유명세 뒤, 사적인 삶을 그의 딸 레베카 밀러(Rebecca Miller)가 연출했다. '아서 밀러: 작가(Arthur Miller: Writer)'는  다큐멘터리다. 마릴린 먼로를 포함 세번의 결혼, 맥카시 선풍의 피해자, 다운신드롬 아들을 숨겨두었던 위대한 작가의 초상을, 딸의 카메라가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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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베카 밀러가 아버지 아서 밀러가 가구 만드는 모습을 촬영하고 있다. Arthur Miller: Writer


기본적으로 다큐멘터리는 객관적인 시각이 핵심이지만, 아이러니컬하게도 이 작품은 딸 레베카 밀러가 예일대학 시절부터 찍어온 아버지에 관한 홈 무비에 가까운 기록영화다. 레베카 밀러는 1996년 아버지의 작품 '더 크루서블(The Crucible)'의 주연으로 찾아왔던 영국 배우 다니엘 데이 루이스와 결혼, 2남 2녀를 두었다. 


그런데, 아서 밀러에겐 1966년 다운신드롬을 갖고 태어난 아들(레베카 밀러의 동생)이 있었고, 생후 1주일만에 정신병원에 보냈졌다. 아버지 밀러는 40여년간 아들을 외면했다. 아들 다니엘을 돌보도록 설득시킨 인물이 다름 아닌 사위 다니엘 데이 루이스였다는 것이 화제가 되었다. 이 영화에선 어떻게 다루어질지 궁금했다.



7989572c31e1c5a95980db7096521cb2--april-st-norma-jean.jpg 아서 밀러와 마릴린 먼로


아서 밀러는 유대계 폴란드 이민자였던 아버지와 뉴요커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무학이었던 어버지는 섬유 사업가로 성공했지만, 대공황 때 폭삭 망했다. 그는 접시닦이, 사환 생활을 했고, 작가가 되기 위해 미시간 대학교로 간다. 그리고, 대공황의 체험은 훗날 '세일즈맨의 죽음'의 영감이 된다. 맥카시즘에 대항했고, 섹스 심볼 마릴린 먼로와 결혼했던 밀러는 차가운 지성인의 이미지와는 달리 집에서는 늘 무언가를 만드는 목수였고, 다정다감한 아빠로 그려진다.  딸은 아버지에게 묻는다. 왜 첫번째 부인과 이혼하셨어요? 밀러는 "유명해지고 보니, 그녀가 내 성에 차지 않더라"는 식으로 솔직하게 대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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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서 밀러, 딸 레베카, 사위 다니엘 데이 루이스


레베카 밀러는 아서 밀러의 세번째 부인인 독일계 사진작가 인지 모라스(Inge Morath)와 사이의 딸이다. 모라스는 사진작가 그룹 매그넘 포토의 유일한 여성 멤버이기도 했다. 레베카 밀러는 25년을 플래쉬백하면서 다운신드롬을 갖고 태어난 남동생 다니엘을 포함하지는 않았다. 아버지와 동생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였을 것이다. 장애자 자식과 태어나자마자 격리되고, 가족사에서 아들을 증발시켜야 했던 아서 밀러. 그는 냉혹한 아버지였을까? 깊은 슬픔을 드러내지 않았을 뿐인가? 딸 레베카도 아버지 생전에 이 고통스러운 질문을 던질 수 없었다. 다니엘 밀러는 아서 밀러의 아킬레스 건이었다. 101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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