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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etry Window
2017.12.18 01:19

오세영,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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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오세영

 


불꽃처럼 남김없이 사라져 간다는 것은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스스로 선택한 어둠을 위해서

마지막 그 빛이 꺼질 때,


유성처럼 소리없이 이 지상에 깊이 잠든다는 것은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허무를 위해서

꿈이 찬란하게 무너져 내릴 때,


젊은 날을 쓸쓸히 돌이키는 눈이여

안쓰러 마라.

생애의 가장 어두운 날 저녁에

사랑은 성숙하는 것


화안히 밝아오는 어둠 속으로

시간의 마지막 심지가 연소할 때,

눈 떠라, 

절망의 그 빛나는 눈.



신경림.jpg 오세영 (1942- )

전라남도 영광에서 태어나 서울대 국문과와 동대학원 졸업. 보성여고 교사와 충남대 교수를 거쳐 서울대 교수를 지냄. 1968년 현대문학에 시 ‘잠깨는 추상’으로 데뷔. 소월시문학상, 정지용문학상, 편운문학상, 공초문학상, 만해문학상 등 수상. 시집으로 ‘바람의 그림자’’수직의 꿈’’푸른 스커트의 지퍼’ 등이 있다.


Oh Se-young (1942-)was born in Yeongkwang, Jeollanam-do. He is both a prolific poet and critic. He has published eighteencollections of poetry. His lyrical poetry is known for its simplicity; it is often imbued with Buddhist imagination of the emptiness of self and nonattachment to materialism. After years of shuttling between academia and creative writing, he has recently retired from teaching at Seoul National University. Oh is a recipient of many prestigious awards including the Sowol Poetry Award, the Jung Ji-yong Literary Award, and the Manhae Literary Aw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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