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롤 킹(Carole King) 뮤지컬 '뷰티풀(Beautiful)'
펜주 허쉬시어터의 뮤지컬 '뷰티풀(Beautiful)'
Beautiful: The Carole King Musical
펜주 허쉬시어터(1904석)는 뉴욕의 스티븐손하임시어터(1055석)보다 크고, 웅장하고, 화려하다.
*Beautiful The Carole King Musical Trailer
뮤지컬 공연은 라이브 예술이다. 할리우드 영화처럼 복제되지 않기에 공연마다 수백, 수천만달러의 제작비가 대거 투여된다. 그러기에 브로드웨이에 새로운 공연을 올리는 것은 도박에 가깝다.
'팬텀 오브 오페라'의 앤드류 로이드 웨버나 '해밀턴'의 린 마누엘 미란다처럼 오리지널한 작곡가들의 히트 뮤지컬은 잭팟이 터진 경우다. 브로드웨이 프로듀서들은 관객을 사로잡기 위해 오리지널한 창작물보다 영화 원작이나 히트송을 도입한다. '라이온 킹'이나 '시스터 액트'처럼 친숙한 할리우드 영화를 각색하거나, '맘마 미아!'와 '저지 보이즈'처럼 기존 히트 송들을 엮는 주크박스(juke box) 뮤지컬이 그러한 예이다.
'Beautiful: The Carole King Musical'의 오리지널 캐롤 킹역 제씨 뮬러와 킹의 히트 앨범. Photo: Joan Marcus
2014년 1월 브로드웨이 스티븐 손하임 시어터(Stephen Sondheim Theatre)에 초연된 '캐롤 킹 뮤지컬 뷰티풀(Beautiful: The Carole King Musical)'도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수많은 히트곡을 낸 싱어송라이터 캐롤 킹의 노래를 모자이크한 것이 아니라 그녀의 삶을 스토리로 깔았다.
그리고, 4년이 지난 지금까지 꾸준히 관객을 모으면서 롱런 중이다. 2015년엔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초연됐으며, 지난해부턴 도쿄에서도 공연 중이다. 그리고, '뷰티풀'은 거꾸로 할리우드 영화로 만들어질 예정이며, 제작자는 톰 행크스다. '뷰티풀'은 또한 2015년부터 미 대도시 순회공연 중이다. 최근 펜실베니아주의 허쉬 시어터(Hershey Theater)에서 볼 기회가 있었다.
1933년 공황기에 지어진 허쉬시어터의 인테리어.
펜실베니아주도 해리스버그 인근의 허쉬는 초콜릿 회사로 유명한 타운이다. 1907년 설립된 허쉬는 전쟁 때 초콜릿 군 납품으로도 급성장한 허쉬 컴퍼니 본부가 있다. 가로등이 키스(Kiss) 초콜릿 모양으로 정겹다. 허쉬 놀이공원뿐 아니라 극장 허쉬 시어터는 궁전처럼 화려하다.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지방에서 보는 것도 흥미로웠다. 원래 브로드웨이에 초연되는 뮤지컬은 오리지널 캐스트가 얼마간 공연한 후 전국 투어에 합류하거나, 다른 공연 계약으로 캐스트가 바뀌게 된다. 전국 투어 무대에 올랐다가 훗날 브로드웨이에 데뷔하는 배우들도 많다. 펜실베니아주 허쉬시어터의 관객들은 뉴욕처럼 인종적으로 다양하지 않았고, 관광객들도 별로 없는 것 같았다. 분명한 것은 많은 관객들이 열렬한 캐롤 킹의 팬이라는 것. 노래를 따라 부르는 관객도 상당수였다. 또한, 브로드웨이에서 본 후 허쉬시어터에서 다시 본다는 팬도 있었다.
Beautiful: The Carole King Musical Photo: Joan Marcus
캐롤 킹은 미국에서 가장 성공한 여성 팝음악 작곡가다. 빌보드 차트 100에 무려 118곡을 올렸으며, 1971년 발매한 걸작 솔로 앨범 '태피스트리(Tapestry)'는 세계에서 2500여만장이 팔리며, 빌보드 차트에서 5주간 연속 1위를 차지하며 여성 가수로는 최장 기록을 세웠다. 태피스트리는 음악잡지 롤링스톤이 사상 최고의 앨범 500 중 36위에 선정한 명 앨범이다.
본명은 캐롤 클라인(Carole Klein), 브루클린의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나 열여섯살에 작곡한 곡(“Will You Love Me Tomorrow”)을 팔았고, 퀸즈대에 입학해선 유대인 미남 청년 제리 고핀을 만나 콤비가 되어 작사/작곡을 하며 사랑에 빠진다. 캐롤은 임신했고, 이들은 17세의 신부, 20세의 신랑이 된다. 캐롤과 제리는 작사 작곡 콤비 배리 만과 신시아 웨일 콤비와 경쟁하면서 히트곡을 제조해냈다.
그러나, 제리가 흑인 여가수와 바람을 피우기 시작하면서 결혼이 파탄에 이른다. 캐롤은 제리를 기다렸지만, 집으로 돌아온 제리는 다시 한눈을 팔며 신경쇠약까지 걸린다. 캐롤은 자신의 홀로서기 솔로 앨범 '태피스트리'로 대성공을 거두며 카네기홀 무대에 오른다. 제리가 찾아와 사과를 하고, 캐롤은 피아노 앞에서 'Beautiful'을 부른다.
Beautiful: The Carole King Musical Photo: Joan Marcus
닐 세다카의 "Oh! Carol"에서 "Some Kind of Wonderful" "Will You Love Me Tomorrow" "You've Got a Friend" "(You Make Me Feel Like) A Natural Woman" "One Fine Day" "The Locomotion" 등 캐롤 킹이 작곡해서 다른 가수들에게 주거나, 후에 자신이 직접 부르기도 한 히트곡들이다. 이 노래들이 실제 캐롤 킹의 사랑과 이별, 고독을 절절하게 담았기에 호소력이 있었던 것이다.
브로드웨이 초연에서 캐롤 킹 역을 맡은 제씨 뮬러(Jessie Mueller)가 찬사를 받았다. 제리 고핀 역은 제이크 엡스타인(Jake Epstein)이 맡았다. 캐롤 킹은 2014년 4월 3일 공연을 관람한 후 커튼콜에서 출연진과 함께 "You've Got a Friend"를 불렀다. 2015-16년 미 대도시 투어 중에서는 제씨 뮬러의 동생 애비 뮬러(Abby Mueller)가 캐롤 킹으로 분했다.
'뷰티풀'을 보러온 어린이들도 상당히 많았다. 공연 후 허쉬시어터의 로비와 오른쪽엔 '더티 댄싱' 포스터.
허쉬시어터 공연에선 브로드웨이처럼 오케스트라 라이브를 기대하지 않았는데, 뜻밖에도 오케스트라가 연주했다. 내셔널 투어에서 캐롤 킹 역의 사라 보켈(Sara Bockel)은 가창력도 연기력도 훌륭했다.
다음 공연으로는 뮤지컬 '더티 댄싱'의 포스터가 걸려 있었다. 몇년 전 런던에서 보았는데, 영화에 비해서는 실망스러운 작품이었다. 브로드웨이에 입성할 수 있을지... '뷰티풀' 전국 순회공연 일정
*브로드웨이 '뷰티풀'은 러시티켓($40) 20매를 공연당일 매표소에서 선착순으로 판매한다. 월-토요일은 오전 10시, 일요일엔 정오에 박스오피스를 오픈한다.
BEAUTIFUL: THE CAROLE KING MUSICAL
Stephen Sondheim Theatre(124 West 43rd St. bet. 6 & 7th Ave.)
https://beautifulonbroadw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