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니스 아데토쿤보: 아테네 행상소년에서 NBA 수퍼스타로
아테네 행상소년에서 연수입 2천2백만불 농구스타로
야니스 아데토쿤보(Giannis Antetokounmpo)의 아메리칸 드림
Giannis Antetokounmpo, 60 Minutes, CBS-TV
지난 25일 일요일 저녁 CBS-TV의 시사 매거진 '60분(60 Minutes)'은 트럼프과 성관계한 포르노 스타 스토미 대니얼스(Stormy Daniels)가 하이라이트였다. 하지만, 앤더슨 쿠퍼의 대니얼스 인터뷰는 경악할만한 새로운 폭로 없이 시시하게 끝났다.
스토미 대니얼스보다 더 흥미진진했던 인터뷰는 이후 방영된 그리스 출신 농구선수 야니스 아데토쿤보(Giannis Antetokounmpo)의 스토리였다. 노련한 기자 스티브 크로프트(Steve Kroft, 72)의 아데토쿤보 인터뷰는 '아메리칸 드림' 그 자체다. 트럼프를 둘러싼 대니얼스의 폭로가 절망적이고, 부정적인 에너지였다면, 야니스는 영감을 주는 휴먼 스토리이기 때문일 것이다.
마이클 조단, 코비 브라이언트, 그리고 르브론 제임스를 이을 잠재적인 수퍼스타, 야니스 아데토쿤보의 별명은 '그리스 괴물(The Greek Freak)'. 르브롱, 스티프 커리, 케빈 듀란트, 러쎌 웨스트브룩, 제임스 하든 등 NBA(alshdrnguqghl) 스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아데토쿤보는 겨우 23세. 그의 키는 7피트(2미터13센티)로 계속 자라는 중이다. 그의 성 알파벳은 13개에 달하며, 발음도 어렵다. 때문에 '알파벳 가이(The Alphabet)'이라 별명도 얻었다.
Giannis Antetokounmpo
Giannis Antetokounmpo, 60 Minutes, CBS-TV
야니스 아데토쿤보는 1994년 그리스 아테네에서 나이지리아 이민자 부부 사이에서 다섯 아들 중 세째로 태어났다. 아버지는 축구선수, 어머니는 높이뛰기 선수였다. 부모는 5남에게 그리스와 나이지리아 이름을 둘다 지어주었다. 야니스의 나이지리아 이름은 우우고(Ougko).부모가 불법체류자들이어서 거리에서 날품팔이를 했다.
야니스도 18세때까지 신분증 없이 살며 형과 거리에서 시계, 백, 선글래스, CD, DVD 등을 팔았다. (*2011년 8월 필자는 친구와 산토리니로 가기 전 아테네 거리에서 1유로짜리 선글래스를 샀는데, 어쩌면 야니스가 지나쳤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야니스는 2007년 열세살 때부터 농구를 하기 시작했다. 이후 아테네 프로농구팀 필라슬리티코스(Filathlitikos)에서 활동했다.
나이지리아에서 아테네로 이주해 불법체류하던 시절의 야니스 일가. Facebook
2013년 기적이 일어났다. 야니스의 경기 모습 비디오를 유튜브에 오른 것이다. 당시 18세였던 젓가락 청년 야니스는 게임당 겨우 9점을 스코어하는데 불과했다. 하지만, 시카고의 에이전트 알렉스 사랏시스(Alex Saratsis)는 아테네로 직접 가서 야니스의 잠재력을 보고, 선수계약을 맺었다. 사랏시스가 야니스를 NBA 드래프트(선수 선발대회)에 초청하자 난생 처음 그리스 시민권자가 되었고, 여권을 만들어 미국으로 왔다. 그리고 정장도 한벌 샀다. 드래프트에서 제이슨 키드(Jason Kidd)가 코치로 있던 밀워키 벅스(Milwaukee Bucks)에서 야니스를 뽑았다.
그날 야니스는 형과 호텔로 돌아가 침대 위에서 펄쩍펄쩍 뛰며 기뻐했다. 이제 가족의 형편이 피게된 것. 영어도 서툴렀고, 운전도 못하지만, 처음 자신의 은행구좌도 만들었고, 스무디도 처음 먹어본 후 트위터에 올렸다. 'Man, I just had my first smoothie. Man, God bless America.' 처음 5개월은 호텔에서 홀로 지냈고, 부모와 형제들이 비자를 받아 미국에 들어왔다. 백넘버 34 밀워키 포워드로 첫해엔 게임당 평균 6점과 리바운드 3개에 불과했다.
Giannis Antetokounmpo, 60 Minutes, CBS-TV
하지만, 블록 숏에서 넘어진 후 다시 블록하는 진기명기로 농구팬들을 매료시키게 된다. 매해 기량이 상승하며, 2017-18 시즌 NBA 올스타, 2017 가장 개선된 선수에 선정됐으며, 현재 게임당 평균 27점을 득점하며 스타덤에 올랐다. (2016년 야니스와 형 타나시스는 그리스인으로 징집됐으나, 해외거주자로 3개월 복무 혜택을 받았다.)
위스콘신주 밀워키도 야니스 등장 후 활기를 찾았다. 시즌 티켓 판매 수입도 급증했다. 현재 3억달러가 소요된 스태디움이 건축 중이며 1만장 이상의 티켓 판매 수입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야니스 아데토쿤보(밀워키 벅스) 대 르브론 제임스(클리블랜드 카발리에즈) 2010. 3. 19.
야니스 37득점 5어씨스트, 11리바운드 <YouTube>
Giannis Antetokounmpo Full Highlights Bucks vs Cavaliers (2018.03.19) - 37 Pts, 5 Ast, 11 Reb!
Giannis Antetokounmpo, 60 Minutes, CBS-TV
아테네에서 형의 농구화를 빌려 신곤했던 야니스는 이제 나이키(Nike)에서 외국 출신 선수 최초로 자신의 시그내쳐 스니커를 갖게됐다. 그가 뛰던 아테네의 농구 코트 아스팔트엔 야니스의 모습을 담은 프레스코가 그려졌다. 그리스 항공사에서는 야니스를 모델로 광고를 찍었다. 올해 벌어들일 예상 수입은 2천200만 달러. 하지만, 엄마, 막내동생, 여자 친구와 2베드룸 아파트에서 단촐하게 산다. 슬프게도 아버지는 지난해 9월 세상을 떠났다.
야니스의 큰 형 프란시스는 나이지리아의 축구선수로 활동한 적이 있으며, 그리스에선 농구와 축구선수로 활동 중이다. 둘째 형 타나시스는 2014년 뉴욕 닉스로 스카웃됐다가 현재 아테네의 파나티나이코스에서 뛴다. 동생 코스타스는 데이톤대학교의 농구선수이며, 막내 동생 알렉시스도 고등학교에서 농구를 하고 있다.
https://twitter.com/giannis_an34
그리스의 나이지리아 출신 불법체류자 가정에서 행상을 했던 소년 야니스 아데토쿤보. 그는 18세에 '아메리칸 드림'을 이룬 것이다. 뉴욕 닉스의 제레미 린처럼 반짝 스타가 아니라 르브론 제임스를 잇는 수퍼 스타로 발돋움하는 중이다.
불우했던 아웃사이더 야니스에겐 지금 장미빛 인생이 펼쳐지고 있다. '그리스 괴물'은 파산한 그리스의 영웅이다. 이제 미국 이민자인 야니스에겐 NBA의 스타로 더 화려한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