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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MA + 재팬소사이어티 미야가와 가즈오(宮川 一夫) 회고전(4/12-29)


일본 3대 거장과 촬영감독 미야가와 가즈오(宮川 一夫) 

 구로사와 아키라, 오즈 야스지로, 미조구치 겐지 걸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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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MA와 재팬소사이어티가 일본 최고의 촬영감독 미야가와 가즈오 회고전을 연다. '라쇼몽/나생문(1950)' 중 한 장면.


마틴 스콜세지와 로버트 드 니로, 팀 버튼과 조니 뎁처럼 장기간 콤비로 일한 감독과 배우들이 있지만, 감독과 촬영감독의 협업도 주목할만 하다.

데이빗 린 감독에겐 촬영감독 프레디 영이 카메라 뒤에 있었고, 잉그마르 베르히만 감독은 스벤 닉비스트,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는 비토리오 스토라로, 장 뤽 고다르는 라울 쿠다르, 왕가위는 크리스토퍼 도일과 작업했다. 일본의 미야가와 가즈오(Kazuo Miyagawa)는 일본의 3대 거장 구로사와 아키라(Akira Kurosawa), 오즈 야스지로(Yasujirô Ozu), 미조구치 겐지(Kenji Mizoguchi)를 비롯, 이치가와 곤(Kon Ichikawa) 등 일본 대표 감독들의 촬영감독을 지냈다. 


뉴욕현대미술관(MoMA)는 4월 12일부터 29일까지 미야가와 가즈오(宮川 一夫)의 회고전 'Kazuo Miyagawa: Japan’s Greatest Cinematographer'를 열고, 그가 촬영한 영화 25편을 상영하고 있다. 한편, 재팬 소사이어티(Japan Society)에선 4월 13일부터 28일까지 가즈오의 탄생 110주년을 맞는 회고전 'Kazuo Miyagawa: Japan's Greatest Cinematographer'에서 11편을 상영한다. 지난 12일 MoMA의 회고전 오프닝 나잇에서는 오즈 야스지로의 '부초(Floating Weeds, 浮草, Ukigusa, 1959)' 상영에 앞서 미야가와의 아들과 그의 조수가 초대되어 소감을 밝혔다. 



Floating-Weeds (1).jpg 부초, 1959


할리우드 영화는 섹스와 폭력이 주류를 이루고, 일본 영화 역시 마찬가지. 일본영화 '에로스와 학살(エロス+虐殺 , Eros + Massacre, 1969)'가 나왔고, 미국 영화과 교수 데이빗 데써(David Desser, 1988)는 일본영화를 분석한 같은 타이틀의 책을 냈다.


게이샤와 사무라이로 대표되는 일본 영화, 이번 회고전에서 미야가와 가즈오가 촬영한 일본의 3대 거장 감독의 대표작을 볼 수 있었다. 오즈 야스지로(小津 安二郎, 1903-1963)의 '부초', 미조구치 겐지(溝口 健二,1898 –1956)의 '우게츠 이야기(雨月物語, Ugetsu Monogatari, 1953)'와 '적선지대(赤線地帶: Akasen Chitai, 1959)', 그리고 구로사와 아키라(黒沢 明 , 1910–1998)의 '라쇼몽(Rashomon, 羅生門, 1950)' 상영회는 청중으로 가득찼다.



# 라쇼몽(Rashomon, 羅生門, 1950),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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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 게임과 인간의 이기심에 관한 탐구를 역동적인 카메라에 담은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라쇼몽(Rashomon, 1959)'


숲 속의 한 강간사건을 두고 사무라이와 아내, 산적이 관가에서 서로 다른 증언을 한다. 진실을 어디로 가고, 자신의 시선에서 재구성한 진술들이 충돌한다. 사무라이는 누가 죽인 것일까? 


예전에 '라쇼몽/나생문'을 처음 보았을 때는 진실 찾기에 주제가 담긴 것으로 보았지만, 대형 스크린으로 다시 보니 특히 결말에서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의도는 인간의 이기심에 대한 경종을 울린 것으로 명징해졌다. 아키라 감독은 "인간은 자신에 대해 정직해질 수가 없다. 언제나 윤색하기 마련이다. 이 영화는 자신을 실제보다 더 나은 사람으로 보이기 위해 거짓말을 하지 않고는 못배기는 인간을 그리고 있다. 이기주의는 인간이 날 때부터 갖고 있는 죄악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화가가 되기를 꿈꾸었던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화면구도는 역동적이면서도 정제되어 있다. 흑백 영화 '라쇼몽'은 헤이안 시대 교토의 부서진 성문을 배경으로 쏟아지는 소나기로 시작한다. 미야가와 가즈오의 카메라는 하이앵글로 마치 신(God)의 시선으로 나무꾼과 스님, 하인들의 넋두리를 보여준다. 덤불 숲속을 달리는 산적과 사무라이의 모습을 트래킹숏으로 잡으며, 스릴감을 더한다. 태양을 직접 촬영함으로써 흑백영화에서 강렬한 빛을 효과적으로 잡아낸다. 


마지막, 나뭇꾼이 버려진 아기를 데리고 성문을 떠나는 장면에서 스님은 인간에 대한 신뢰감을 갖게 된다. 이때는 카메라가 로우앵글로 이들을 포착하면서 희망을 암시한다. 제 2차 세계대전으로 황폐해진 세상에 아키라 감독이 던져준 인도주의 텍스트였던 것 같다. 라벨의 '볼레로(Bolero)'를 일본 전통악기 위주로 편곡한듯한 음악이 전반에 흐르면서 최면에 빠져들게 만드는 영화다. 1951년 베니스영화제 금사자상 수상작.



# 우게츠 이야기(雨月物語, Ugetsu Monogatari, 1953), 미조구치 겐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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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조적인 롱 테이크의 마술, 미조구치 겐지 감독의 '우게츠 이야기(Ugetsu, 1953)'.


가난한 도예공이 전쟁을 틈타 큰 돈을 벌려고 한다. 이웃에 사는 사내는 사무라이가 되는 것이 꿈이다. 도예공은 시장으로 나가 질그릇을 팔러 갔다가 배달부탁을 받고 저택으로 간다. 그곳에서 아름다운 여인에게 현혹되어 꿈과 같은 생활을 한다. 그러다 고향에 돌아가니 아내는 이미 사망한 후였다. 한편, 사무라이가 되지못한 사내의 아내는 사무라이들에게 윤간당한 후 남편에게 구출되어 집으로 돌아간다. 미조구치 겐지는 롱 테이크로 인물들의 행위를 자르지 않고, 관찰한다. 구로사와가 역동적인 점프컷이라면, 미조구치는 관조적이며 정적이다. 미야가와 가즈오의 긴 호흡 속에서 인간의 희로애락을 바라본다. 인생 일장춘몽이다. 


러일전쟁 중 비옷 장사를 하려던 아버지가 전쟁이 끝나자 투자한 돈을 날리자 어린 겐지는 극장과 홍등가 인근에서 자라게 된다. 그리고, 미조구치 겐지 감독은 여성, 설화를 주제로 롱테이크의 탐미적이며 관조적인 화면을 구사하는 것으로 명성을 얻었다. 프랑스의 장 뤽 고다르 감독, 한국의 배창호 감독도 미조구치 영향을 받았다. 1953년 베니스영화제 은사자상 수상작.



# 부초(Floating Weeds, 浮草, Ukigusa, 1959), 오즈 야스지로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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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다미 숏으로 유명한 오즈 야스지로 감독의 '부초(Floating Weeds, 1959) 


유랑극단이 바닷가 마을로 들어온다. 단장은 예전에 한 여인과 사이에 아들을 두었다. 단장은 아들에게 삼촌행세를 한다. 시대가 바뀌어 가부키 형식의 연극도 인기가 시들해졌다. 단장의 애인은 그가 옛 애인집에 드나드는 것을 못마땅해 후배 여배우에게 아들을 유혹하라고 지시한다. 그러나, 아들은 그녀와 사랑에 빠지고, 아버지라 말할 수 없는 단장은 격노한다. 아들이 자신보다 나은 삶을 살기를 바라는 심정으로 목이 메인다. 


오즈 야스지로 감독 자신이 흑백으로 만들었던 '부초'(1934)를 25년 후 컬러로 리메이크했다. 구로사와와 미조구치가 시대극을 선호했던 반면, 오즈는 동시대를 배경으로 가족 이야기를 그렸다. 특히 일본 가정집의 다다미방 생활에 준해서 앉은 키 눈높이에서 찍은 '다다미 숏(tatami shot'이 그의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미야가와 가즈오의 카메라는 일본 실내의 건축미를 시적으로 우아하게 포착하면서 인물들간의 갈등을 포착한다. 도입부에 등대와 병의 병치, 아들과 배우가 몰래 데이트하는 장면의 거대한 배는 이들의 난관을 암시하는 서정적인 풍경들이다.


Museum of Modern Art

https://www.moma.org/calendar/film/4955?locale=en


Japan Society

https://www.japansociety.org/page/programs/film/miyagawa


Kazuo Miyagawa (宮川 一夫) Selected filmography


Singing Lovebirds (鴛鴦歌合戦 Oshidori utagassen, 1939)

*Rashomon (羅生門 Rashōmon, 1950)

*Ugetsu (雨月物語 Ugetsu Monogatari, 1953)

A Geisha (祇園囃子 Gion Bayashi, 1953)

The Woman in the Rumor (噂の女 Uwasa no onna, 1954)

*Sansho the Bailiff (山椒大夫 Sanshō Dayũ, 1954)

The Crucified Lovers (近松物語 Chikamatsu Monogatari, 1954)

*Street of Shame (赤線地帯 Akasen chitai, 1956)

The Love of a Princess (朱雀門 Suzakumon, 1957)

*Enjo (炎上 Enjō, 1958)

*The Gay Masquerade (弁天小僧 Benten Kozō, 1958)

*Odd Obsession (鍵 Kagi, 1959)

*Floating Weeds (1959)

Scar Yosaburo (切られ与三郎 Kirare Yosaburō, 1960)

*Her Brother (1960)

*Yojimbo (用心棒 Yōjinbō, 1961)

*Zatoichi and the Chest of Gold (座頭市千両首 Zatōichi senryō-kubi, 1964)

*Tokyo Olympiad (東京オリンピック Tōkyō Orinpikku, 1965)

Zatoichi's Vengeance (座頭市の歌が聞える Zatōichi no uta ga kikoeru, 1966)

Zatoichi the Outlaw (座頭市牢破り Zatōichi rōyaburi, 1967)

Zatoichi and the Fugitives (1968)

Zatoichi Meets Yojimbo (1970)

Zatoichi Goes to the Fire Festival (1970)

Lone Wolf and Cub: Baby Cart in Peril (1972)

MacArthur's Children (瀬戸内少年野球団 Setouchi Shōnen Yakyū-dan, 19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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