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 르 파커 메리디앙 호텔 컬트 햄버거집 '버거 조인트(Burger Joint)'
셰이크 섁이 고급 햄버거 체인으로 천하통일했지만, 아직도 '르 파커 메리디앙 호텔' 로비의 버거 조인트(Burger Joint)는 컬트 버거집이다. 한국어 주문양식도 비치하고 있으니, 서비스도 예전보다 빨라졌다.
NYC 버킷 리스트 <76> 버거 조인트(Buger Joint)
록펠러센터 인근 Rockefeller Center 30
<76> 르 파커 메리디앙 호텔 로비 '버거 조인트'
버거 조인트가 표준화한 셰이크섁보다 매력있는 점 중의 하나는 빈티지다. 음악과 포스터가 미국 시골의 바같은 분위기다.
뉴욕에선 2004년을 식당업계의 분기점으로 잡는다. 한인 2세 셰프 데이빗 장의 모모푸쿠 누들바(Momofuku Noodle Bar), 대니 마이어의 셰이크 섁(Shake Shack), 그리고 에이프릴 블룸버그의 스파티드 피그(Spotted Pig)이 오픈하면서 이전의 미드타운 고급 프렌치 레스토랑 중심의 부르조아 식당 문화가 다운타운 청년들의 캐주얼 쉭(Casual Chic)으로 바뀐 것이다.
그 즈음만해도 뉴욕에서 '컬트 햄버거'로 꼽히던 곳이 있었으니, 버거 조인트(Burger Joint)다. 셰이크 섁이 체인을 늘려가면서 버거 조인트의 스타 위상은 조금 시들해졌지만, 여전히 여행객들이나, 한밤중 먹거리를 찾는 뉴요커들에겐 인기있는 버거 집이다.
고급 호텔 르 파커 메리디앙의 로비, 자리를 잡지 못한 고객들은 로비 벤치에서 버거를 먹기도 한다.
버거 조인트가 매력있는 이유는 첫번째로 위치가 쿨하다. 카네기홀 인근 고급 호텔 르 파커 메리디안(Le Parker Meridien Hotel)의 로비 브라운색 커튼 뒤에 숨어 있다. 이 호텔의 다른 노마(Norma's)는 캐비아와 랍스터가 들어간 오믈렛($1000)을 메뉴에 올려 화제가 된 바 있으니 대조적인 버거집이다.
두번째로 패디를 그릴에 굽는다. 셰이크 섁은 커다란 철판 팬에서 패디를 익히지만, 버거 조인트는 패디의 맛을 살릴 수 있는 그릴 구이다.
세번째로 빈티지 분위기. 벽에는 '원더 우먼' '섹스 앤더 시티' '소프라노' 포스터부터 '미드나잇 카우보이' 등이 붙어있고, 낙서 투성이다. 50-60년대 팝이나 라틴 댄스 음악이 낮게 흐르며 뉴욕이 아니라어느 지방 소도시에 있을 법한 맥주집을 연상시키는 풍경이다. 이점이 버거 조인트를 컬트로 만들었다.
버거 조인트에서 일단 테이블을 잡으면, 햄버거와 프렌치 프라이, 맥주 한잔을 즐기며 노닥거리기 좋은 분위기다.
인기가 최고조에 달할 때는 웨스트빌리지에 2배 정도 크기의 지점을 냈으나, 그동안 셰이크 섁이 더 싸고, 더 맛있는 버거로 고메 햄버거계를 장악하면서 뉴요커들에겐 인기가 시들해졌다. 하지만, 맥도날드의 업그레이드 버전 셰이크 섁의 표준화한 맛과 인테리어, 서비스에서 벗어나 가끔씩 빈티지 버거 조인트로 가고 싶어진다.
버거 조인트에서 빨랑 주문하는 법
"줄이 줄어들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뒤에서 기다리는 짜증스런 시선을 피하기 위해선 무엇을 주문하실지 미리 결정해주세요. 메뉴를 결정하신 다음 굽기 정도와 토핑을 선택해주세요. 질문이 있으면 수줍어하지 말고 물어보세요. 그러나, 저희 메뉴에 안보이면 없는 것입니다. 주문하신 음식을 뒷면에 표시하신 다음 (각 개인이 한장씩) 음식이 준비되면 저희가 성함을 부르겠습니다."
버거 조인트는 주문하는 줄이 길기 때문에 입구에 꽂혀있는 한글 주문서를 사용하면 편리하다.
버거 네온 사인이 보이는 골목으로 들어가면, 오른쪽 벽엔 한국어를 비롯 스페인어, 러시아어, 중국어 등 8개국어로 버거 조인트 버거를 사는 법이 설명된 친절한 안내문과 주문서(뒷면)이 꽂혀 있다. 주문할 때 우물쭈물하며 시간 뺏지 말라는 경고다. 특히 외국인 여행자들은 당황하기 일쑤다. 우리는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햄버거($8.96), 치즈버거($9.42), 더블 버거($19.09), 더블 치즈버거($17) 중 택하고, 패디를 어떻게 익혀주길 원하는지 말하시라. 레어(Rare, 신선한 고기맛을 원한다면), 미디엄 레어(Medium Rare, 육즙을 좋아한다면), 웰던(Well Done, 숯불향을 선호하면). 그리고, 패디에 상치, 토마토, 피클, 양파, 케첩, 마요네즈, 겨자 , 베이컨등 원하는 재료를 알려주어야 한다. 베이컨($1.61)을 추가할 수도 있다. 프렌치 프라이는 한 사이즈($4.13).
버거조인트의 양상치, 토마토, 양파, 피클 토핑 햄버거. 미디움 레어.
음료는 밀크 셰이크($6.66)가 인기있지만, 햄버거와 함께 먹기엔 너무 달달하다. 레드 & 화이트 와인($6.66)으로 저렴한 편이며, 맥주 한잔($8.04), 피처 맥주($28.94), 그외 콜라, 클럽 소다, 아이스 티, 루트 비어($2.76)를 구비하고 있다. 쿨하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이는 이상한 가격들이다.
버거 조인트는 특히 카네기홀 콘서트 전후에는 청중들이 몰려갈 수 있으니, 늦은 오후나 늦은 밤에 줄이 짧은 편이다. 버거조인트는 브라질, 유나이티드 아랍 에미레이트, 싱가포르에 지점이 있으며, 카타르 지점도 오픈할 예정이다.
Burger Joint, Le Parker Meridien
119 West 56th St.
https://www.burgerjointn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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