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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pe Francis-A Man of His Word

빔 벤더스 감독은 교황 다큐멘터리를 어떻게 만들었나


칸영화제 상영, 5월 18일 미 전역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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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pe Francis-A Man of His Word', 60 Minutes, CBS


나스타샤 킨스키 주연 '파리 텍사스(Paris Texas, 1984?)', '베를린 천사의 시(Wings of Desire, 1987)'와 쿠바 뮤지션 다큐멘터리 '부에나 비스타 쇼셜 클럽(Buena Vista Social Club, 1999)'의 독일 감독 빔 벤더스(Wim Wenders)가 프란치스코 교황(Pope Francis)을 카메라 앞에 세웠다. 올 칸 영화제에 초청됐고, 오는 18일 뉴욕과 LA를 비롯 미국 대도시에서 개봉될 다큐멘터리 '프란치스코 교황-약속을 지키는 사람(Pope Francis-A Man of His Word)'이 그 결과물이다.


*'Pope Francis-A Man of His Word'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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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m Wenders, director of 'Pope Francis-A Man of His Word', 60 Minutes, CBS


빔 벤더스는 13일 CBS-TV 시사 매거진 '60분(60 Minutes)'에서 교황과의 만남, 영화 만들면서의 에피소드를 들려주었다. 벤더스는 어떻게 이 다큐를 연출했을까?


2013년 빔 벤더스는 캐나다에서 미국 배우 제임스 프랭코(James Franco)와 영화(Every Thing Will Be Fine)를 촬영하고 있을 때 베를린의 영화사에서 특이한 편지를 받았다. 편지봉투에는 바티칸시 소인이 찍혀있었다. 그 편지는 놀라운 초대장이었다. 벤더스 감독에게 새 교황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만들 기회를 주겠다. 바티칸 TV 자료필름과 함께 프란치스코 교황과 몇차례 인터뷰 기회를 준다는 내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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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pe Francis-A Man of His Word', 60 Minutes, CBS



벤더스는 "난 기분이 으쓱해졌다기보다는 사실 좀 겁이 났다"고 '60분'의 특파원 존 워타임(Jon Wertheim)에게 말했다. 


다큐멘터리 '프란치스코 교황-약속을 지키는 사람'은 바티칸의 언론국장 다리오 비가노(Dario Vigano)의 아이디어였다. 몬시뇰 비가노는 교황 자신의 말로 전하는 영화를 꿈꾸고 있었다. 벤더스 감독은 몬시뇰 비가노와 베니스 영화제에서 만난 적이 있었다. 벤더스의 영화 '베를린 천사의 시'는 두 남자 천사가 베를린 사람들의 모습을 관찰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몬시뇰 비가노는 벤더스의 독특한 렌즈를 통해서 교황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교황께서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영화를 기대했다고 보도자료에서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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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pe Francis-A Man of His Word', 60 Minutes, CBS


이에 빔 벤더스는 심문(Interrotron)의 방식을 택했다. 다큐멘터리 감독 에롤 모리스(Errol Morris)가 고안했던 장치로 '텔레프롬터(teleprompter, 출연자에게 대사를 보여주는 장치)'처럼 렌즈 앞 스크린에 질문하는 이(interviewer)가 서고, 주제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카메라를 직접 보면서도 자연스럽게 대화를 하듯이 말하는 방식으로 촬영했다. 현장에서 교황이 카메라 모니터에 뜬 빔 벤더스 감독을 향해 말하면, 영화에서는 관객을 향해 대화하는 것처럼 보이는 효과다.


이것은 우디 알렌이나 장 뤽 고다르 감독이 일찌기 썼던 카메라를 향해 말하는 방식과 다르다. 그들의 영화에서 배우는 카메라 렌즈를 향해 말하지, 모니터 속 인물을 향해 대화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벤더스의 방식으로 교황은 연설이나 설교와는 달리 관객들에게 얼굴을 맞댄 것처럼 친밀하게 대화하게 되는 것이다. 존 버타임 특파원은 관객이 카톨릭 신자던, 비카톨릭이던, 무신론자건간에 교황과 눈을 마주치면서 사적으로 들려주는 메시지로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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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pe Francis-A Man of His Word', 60 Minutes, CBS



빔 벤더스 감독은 '60분'에서 "영화를 마칠 무렵 교황이 시청자와의 눈맞춤이 영화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교황의 눈 뒤에는 이 세상 최고의 배우들도 흉내낼 수 없는 카리스마와 진실성의 드문 조합인 '존재감'을 갖추었다"고 강조했다. 


다큐멘터리에서 교황의 태도도 인상적이다. 워타임 특파원은 "교조적인 느낌이 전혀 없다. 독단적인 느낌도 없다. 교황은 의문을 갖고 있으며, 그런 의심을 표현하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다. 인간적인 면을 내품는다. 그에게 고위층 인물로서의 느낌이 전혀 없다. 참으로 놀랍다"라고 전했다. 


교황은 천주교 사제들의 성스캔달에 대해서는 "절대로 용서할 수 없는 일(zero tolerance)"이라고 말한다. 빔 벤더스 감독은 인터뷰에서 "이처럼 두려움이 없는 분은 난생 처음이다"라고 밝혔다. 


'프란치스코 교황-약속을 지키는 사람'은 13일 칸영화제에서 상영됐으며, 5월 18일 미 전역 300여개 극장에서 개봉된다. 1시간 36분. 

https://www.fandango.com/pope-francis-a-man-of-his-word-210252/movie-times



001.jpg 빔 벤더스(Wim Wenders, 1945- )

독일 뒤셀도르프의 카톨릭 가정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외과의사. 어릴 적 홀로 암스테르담의 라이크스뮤지엄에 갔다. 대학에서 의학과 철학을 공부하다가 중퇴한 후 1966년 화가가 되려고 파리로 갔다. 파리영화학교(IDHEC, 현 La Fémis)에 낙방한 후 몽파르나스의 판화가 조니 프리들라엔더의 조수로 일했다. 이 시기 하루에 5편씩 영화를 보면서 감독이 되기로 결심한다. 1967년 뒤셀도르프의 할리우드 영화사 유나이티드 아티스트 지국에서 일하면서 뮌헨의 영화학교(Hochschule für Fernsehen und Film München)를 다녔다. 이때 단편영화를 만들었으며, 비평가로도 활동했다. 주요 작품으로 '미국 친구(The American Friend, 1977)' '물 위의 번개(Lightning Over Water, 1980)' '파리, 텍사스(Paris, Texas, 1984,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다큐멘터리 '도교카(Tokyo-Ga, 1985)' '베를린 천사의 시(Wings of Desire, 1987)' '이 세상 끝까지(Until the End of the World, 1999)' '구름을 넘어서(Beyond the Clouds, 1995,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 감독과 공동 연출)'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Buena Vista Social Club, 1999)' 블루스 음악 다큐멘터리 '남자의 소울(The Soul of a Man, 2003)' 댄스 다큐멘터리 '피나(Pina, 2011)' 등을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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