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ten Island <1> 앨리스 오스틴 하우스 Alice Austen House

스태튼 아일랜드 명소를 찾아서

 

 

맨해튼, 브루클린, 브롱스, 퀸즈와 함께 뉴욕시 5개 보로 중 하나인 스태튼 아일랜드(Staten Island)는 한동안 잊혀진 보로였다. 면적은 맨해튼보다 3배(58스퀘어마일)에 가깝지만, 인구는 1/3 정도(48만명, 2017)인 스태튼 아일랜드는 행정적으로 리치몬드 카운티(Richmond County)에 속해있다.

 

맨해튼 사우스페리 역에서 페리를 타고 5마일, 25분을 항해하거나, 브루클린 베이릿지에서 베라자노 브리지(Verrazano-Narrows Bridge)로 이어지는 스태튼 아일랜드는 걸출한 인물들을 배출했다. '철도왕' 코넬리우스 밴더빌트(Cornelius Vanderbilt, 1794–1877)가 태어났고, 여성 사진작가 앨리스 오스틴(Alice Austen, 1866-1952)의 보금자리 겸 뮤지엄이 있다. 

 

또한, 아역 여배우 출신 자크 마르셰(Jacques Marchais, 1887-1948)가 세운 티벳미술관(Jacques Marchais Museum of Tibetan Art)이 자리한 곳이다. 스태튼 아일랜드는 뉴욕 유일의 타운 사적지구 '리치몬드 역사 타운(Historic Richmond Town)'이 보존된 보로이기도 하다.

 

스태튼 아일랜드의 명소를  <1>앨리스 오스틴 하우스 <2> 자크 마르셰 티벳 미술관 <3> 리치몬드 역사 타운 순으로 소개한다.

 

 

<1> 앨리스 오스틴 하우스 Alice Austen House

미 최초의 여성 포토저널리스트

 

외삼촌이 찍은 앨리스 오스틴(오른쪽). 외할아버지의 저택에서 살던 오스틴은 극빈자로 사망했고, 저택은 뮤지엄이 됐다.  

 

사진역사에 등장하는 여성사진가들 베레니스 애봇(Berenice Abbott, 1898-1991), 도로시아 랭(Dorothea Lange, 1895 -1965), 마가렛 부르크 화이트(Margaret Bourke-White,1904-1971), 디앤 아버스(Diane Arbus, 1923-1977) 이전에 그녀가 있었다. 미 최초로 스튜디오가 아니라 거리에서 촬영한 여성 사진작가는 앨리스 오스틴(Alice Austen, 1866-1952)이었다. 그녀는 스태튼아일랜드에 살았고, 빅토리안 드레스 차림에 50파운드의 카메라를 자전거에 싣고 거리를 누비며 도시의 풍경과 사람들을 포착했다. 이른바 포토 저널리스트였던 것.

 

로어맨해튼의 스카이라인과 베라자노 내로스 브리지의 바닷가 풍경이 들어오는 스태튼아일랜드의 로즈뱅크 언덕에 그녀가 살던 집을 보존한 미술관 앨리스 오스틴 하우스(Alice Austen House)가 있다. 뉴욕에서는 퀸즈의 노구치 뮤지엄(The Noguchi Museum)과 함께 몇 안되는 1인 아티스트들 위한 미술관이다. 

 

본명은 엘리자베스 앨리스 오스틴. 1866년 태어나기도 전에 아버지가 가정을 버렸다. 어머니는 '클리어 컴포트(Clear Comfort)'라 불리우던 바닷가의 친정집으로 앨리스를 데리고 들어가 살았다. 이 집이 현재 앨리스 오스틴 하우스다. 앨리스의 외할아버지 존 오스틴은 1690년경 지어진 네덜란드 식민지시대 농장식 주택(Dutch Colonial House)을 빅토리안 고딕 양식으로 확장 개조했다.  

 

 

스태튼아일랜드에는 맨해튼 부자들의 여름 별장이 즐비했다. 스포츠에 능했던 앨리스 오스틴(왼쪽 끝)의 그룹 셀피.   

 

오스틴은 이모부인 오스왈드 뮬러(Oswald Müller)를 통해 사진에 관심을 갖게 된다. 덴마크 출신 선박회사 사장인 뮬러는 독일산 카메라를 들고와 10살 짜리 앨리스에게 보여주었다. 럿거스대학교의 화학교수였던 외삼촌 피터 타운센드 오스틴은 앨리스에게 사진현상법에 대해 가르쳐주었다. 외삼촌과 이모부는 집 2층에 암실을 만들어주었다. 18살 때부터 앨리스는 본격적으로 사진을 찍기 시작해 무려 8천여장의 사진을 남기게 된다. 이중 3천500여점이 남아 있다.

 

앨리스 오스틴의 카메라는 스태튼아일랜드의 거주민이나 휴양 온 중산층의 일상을 포착하는가 하면, 맨해튼 로어이스트사이드의 하층민도 담았다. 오스틴은 그룹사진에서 셀피를 찍기도 했다.

 

아버지 없이 태어난 오스틴은 결혼하지 않았다. 대신 1899년 브루클린의 유치원교사 겸 무용강사 거트루드 아멜리아 테이트(Gertrude Amelia Tate, 1871–1962)를 만나 1917년부터는 클리어 컴포트에서 함께 살았다.  

 

 

앨리스 오스틴 하우스에 전시된 작품. 총 8천여장 중 3천500장이 남았다.

  

오스틴은 외할아버지가 남긴 재산으로 취미를 즐기며 넉넉하게 살았다. 하지만, 63세였던 1929년 주식시장 붕괴와 대공황으로 수입원이 증발하게 된다. 이때부터 은제품, 미술품, 가구 등을 팔아 음식과 연료를 사서 생활했다. 1945년엔 저택 클리어 컴포트마저 은행에 넘어가게 된다. 이에 오스틴은 아파트로 이주했다가 양로원으로 옮겨 살았다. 1950년엔 최후에는 극빈자로 판명나서 1952년 스태튼아일랜드의 극빈자 주택에서 쓸쓸하게 숨을 거두었다. 그리고, 스태튼아일랜드 뉴돕의 모라비안 묘지에 묻혔다. 

 

앨리스 오스틴은 생전에 스태튼아일랜드역사협회에서 일하는 친구를 통해 자신의 사진작품들을 기증했다.  그의 작품은 리치몬드 역사타운(Historic RichmondTown)의 스태튼아일랜드역사협회(Staten Island Historical Society)가 7천여점의 오리지널 네거티브와 프린트를 소장하고 있다. 앨리스 오스틴 뮤지엄에서는 약 300여점이 전시되고 있다. 클리어 컴포트는 1970년 미사적지구, 이듬해 뉴욕시 랜드마크로 등재됐다. 1975년 뉴욕시가 클리어 컴포트를 매입했으며, 2002년 미술관으로 오픈하게 된다.  

 

스태튼아일랜드 공립학교(PS60)은 앨리스오스틴스쿨로 명명됐으며, 로빈 라이스가 그녀의 삶을 바탕으로 쓴 희곡 '흑과백의 앨리스(Alice in Black and White)'는 2015년 오스틴 탄생 150주년을 맞아 맨해튼 59E59 Theaters에서 공연됐다.

 

 

앨리스 오스틴: 카메라 싣고 자전거로 달린 사진가

 

하우스 거실은 부자였던 외할아버지와 이모부 오스왈드 뮬러가 수집한 아시안 미술품이 보존되어 있다.

 

앨리스 오스틴 하우스의 거실(Parlor Room)은 당시 호화롭게 살았던 모습을 보여준다. 이모부 오스왈드 뮬러가 아시아 여행 중 구입해온 중국산, 일본산 가구, 도자기와 조각이 전시되어 있다. 

 

오스틴은 어떤 카메라를 썼을까? 에 전시된 카메라 하나는 그라플렉스(Graflex)로 뉴욕의 카메라 회사 Folmer and Schwing Manufacturing Company가 1900년 초에 제작한 것이다. 

 

 

1900년대 초의 카메라는 부피도 컸고, 무거웠다. 거실에는 오스틴이 쓰던 빈티지 카메라. 오른쪽은 2층의 암실.

 

당대 스태튼아일랜드는 맨해튼의 부자들이 여름철 별장이 많았다. 오스틴은 때로 맨해튼이 보이는 자신의 집 클리어 컴포트 잔디밭에서 배들이 오가는 모습을 담았다. 또, 빅토리안 스타일의 드레스 차림에 카메라를 들고, 자전거에 올라 포장되지 않은 울퉁불퉁한 길을 달리며 동산에서 피크닉하는 사람들, 비치의 휴양객들, 친구의 맨션에서 열리는 볼링 파티, 테니스 게임 등 중산층의 휴가 모습을 포착했다. 

 

사진이 취미로만 남지는 않았다. 미보건국의 요청으로 1890년대 지역 검역소를 돌며 뉴욕 엘리스아일랜드를 통해 입국하는 50여만명의 이민자들의 모습을 기록했다. 또한, 맨해튼의 거리 청소원, 제설 요원, 거지, 행상꾼들에서 우체부, 경찰, 생선장수, 메신저, 구두닦기, 신문배달원까지 도시의 사람들을 포착한 앨범 'Street Types of New York City'(1896)를 제작하기도 했다. 

 

 

오스틴은 교사 거투르드와 40여년간을 함께 살았다.(오른쪽 사진의 왼쪽이 오스틴). 그리고 게이들의 아이콘으로 남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앨리스 오스틴은 자신을 '아마추어'로 간주했다. 이유는 사진을 돈받고 팔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스틴은 저작권 등록을 위해 워싱턴 DC의 국회도서관에 150장의 인화지를 보냈으며, 몇장은 개인용도로 엽서를 만들었다.

 

앨리스 오스틴이 젊은 시절 차라리 가난했더라면, 아마도 프로페셔널을 지향했고 사진 역사에서 더 중요한 인물로 남아 있을지도 모른다. 한편, 앨리스와 거트루드의 관계는 먼 훗날 뉴욕 게이들의 아이콘으로 부상하게 된다. 스태튼아일랜드 페리에 '앨리스 오스틴'호가 운항되고 있다.

 

 

스포츠광이었던 앨리스 오스틴은 카메라를 싣고 자전거로 달렸다. 애견을 두고 시카고로 떠나는 앨리스(오른쪽).

 

오스틴은 자전거광이었고, 애견가였다. 앨리스 오스틴 하우스는 3월 중 여성 자전거족을 위한 'Get Women Cycling' 행사, 스태튼 아일랜드 바이크 투어와 뮤지엄에서 피크닉 이벤트를 연다. 또한, 매년 6월 초 그녀가 길렀던 견공 퍼그(pug) '펀치(Punch)'에 헌사하는 퍼그 펀 데이(Pug Fun Day)를 열고 있다. 퍼그종을 키우는 애견가들이 모여 피크닉과 의상 콘테스트를 하는 날이다. 

 

앨리스 오스틴 하우스는 브루노 비치와 함께 현재 공원으로 개발 중으로  2019년 여름에 완공될 계획이다. 맨해튼 섬이 멀리 보이고, 베라자노-내로스 브리지가 걸려있는 뉴욕 베이의 전경, 앨리스 오스틴 하우스는 스태튼 아일랜드의 명소다.

 

Alice Austen House

입장료: $5(기부금)

개관시간: 화-금요일 1pm-5pm/ 토-일요일 11am–5pm

스태튼 아일랜드 페리 타고 가는 방법: 맨해튼 사우스 페리 터미널에서 페리를 타고 세인트조지 터미널에서 내린 후(25분 소요) 버스 S55를 타고 Hylan Blvd & Bay St.(약 15분 소요) 하차해서 하일랜 불러바드/앨리스오스틴 웨이로 내려간다. 

2 Hylan Boulevard, Staten Island, NY  https://aliceausten.org

 

 

*스태튼 아일랜드 명소 <2> 자크 마르셰 티벳 미술관(Jacques Marchais Museum of Tibetan Art)

*스태튼아일랜드 트라토리아 로마나(Trattoria Romana) 디너

*스태튼아일랜드 스너그하버 문화센터 by 류원혜(컬빗 인턴기자)

*치네치타 NYC <7> 워킹걸과 스태튼아일랜드 페리

*soup du jour <2> 스태튼아일랜드 페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