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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18 02:27

조병화, 가을/ Byung Hwa Cho, Autum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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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3.JPG


가을

 조병화
 
가을은 하늘에 우물을 판다
파란 물로
그리운 사람의 눈을 적시기 위하여

깊고 깊은 하늘의 우물
그 곳에
어린 시절의 고향이 돈다.

그립다는 거, 그건 차라리
절실한 생존 같은 거

가을은 구름밭에 파란 우물을 판다.
그리운 얼굴을 비치기 위하여.


Autumn

Byung Hwa Cho
 
Autumn digs wells in the sky
With blue water
To moisten one's eyes you miss

The deep, deep sky well
Where
My childhood hometown turns around

To miss someone is, rather 
A desperate survival

Autumn digs blue wells in cloud fields
To reflect the face you miss.

*Translated by Sukie Park/NYCultureBeat


002-1.jpg 조병화(1921-2003)
경기도 안성에서 태어나 경성사범학교 졸업 후 도쿄 고등사범학교 물리화학과 졸업. 광복 후 경성사범, 제물포고교, 서울고교 교사. 1949년 시집 '버리고 싶은 유산'을 출간하면 문댄 데뷔. 경희대 문리과 대학장, 세계 시인대회장, 대한민국 예술원 회장 등을 받았다. 시집으로 '하루만의 위안' '인간고도' '밤의 이야기' '시간의 숙소를 더듬어서' '공존의 이유'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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