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s in the City
2018.10.06 23:47
피카소의 청색시대 (1) @파리 오르세뮤지엄(9/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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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피카소의 청색시대 1901-1904
Picasso. Blue and Rose@Musée d’Orsay <1> Blue Period
9월 18일-2019년 1월 6일
@파리 오르세 뮤지엄(Musée d’Orsay)
Two women sitting at a bar, 1902, Royal Academy of Arts (RA), London
20세기 천재화가 파블로 피카소(Pablo Picasso, 1881-1973)는 91세로 장수하면서 무려 5만여점의 작품을 남긴 것으로 추정된다. 회화 1885점, 조각 1228점, 도자기 2880점, 드로잉 1만2천여점, 그리고 판화, 태피스트리, 러그 등 무수한 작품을 남겼다. 피카소 작품만을 모은 미술관도 파리의 피카소뮤지엄(Musée Picasso), 바르셀로나의 피카소뮤지엄(Museu Picasso), 그리고 고향 말라가의 피카소 뮤지엄(Museo Picasso Málaga) 등 프랑스, 스페인, 독일에 무려 8개의 피카소 미술관이 운영되고 있다.
피카소 주제 전시는 세계 곳곳에서 동시다발로 열려왔으며, 주제도 다양하다. 2012년 뉴욕의 구겐하임뮤지엄은 '피카소의 흑백전(Picasso Black and White, 10/5-1/23)을 열었고, 올 바르셀로나 피카소뮤지엄은 '피카소의 부엌(Picasso's Kitchen, 5/25-9/30)'을 주제로 한 특별전을 선보였다.
Les toits de Barcelone, 1902, Musée Picasso, Barcelona
피카소의 변화무쌍한 화풍은 청색시대(Blue Period, 1901–1904), 장미빛시대(Rose Period, 1904–1906), 입체주의(Cubism, 1907–1917), 고전주의(Neoclassicism, 1917-1924), 초현실주의(Surrealism, 1925-1932)와 그 이후로 나뉘어진다.
지금 파리의 오르세뮤지엄(Musée d’Orsay)에서는 1973년 피카소 사후 처음으로 청색시대와 장미빛시대를 집중 조명하는 특별전 '피카소. 블루 앤 로즈(Picasso. Blue and Rose)'가 열리고 있다. 이 전시는 스페인 출신 무명의 청년화가 피카소가 파리에 정착한 후 빈센트 반 고흐, 툴루즈 로트렉, 에드가 드가, 에두아르드 마네 등 동시대 화가들의 모티프를 스폰지처럼 흡수하면서 자신의 체험에서 기반한 독창적인 스타일을 추구했던 시기, 천재의 몸부림을 느낄 수 있는 특별전이다.
Portrait of Picasso in front of "La Vie", 1903-04, Private Collection
1900년 18세의 열혈청년 파블로 루이즈(*아버지 성)는 바르셀로나를 떠나 기차로 파리의 오르세 역(Gare d’Orsay)에 도착했다. 이후 파리의 보헤미안 예술가들과 어울리고, 사랑하며, 밤을 새워 작업하며 그림에 '파블로 피카소(어머니 성)'로 사인하기 시작한다.
1986년 오르세 철도역은 오르세뮤지엄으로 개조되어 오픈했으며, 1848년부터 1914년 사이의 미술품을 전시하고 있다. 9월 18일 개막된 피카소 특별전은 1월 6일까지 계속된다. 이 전시는 내년 2월 3일부터 5월 29일까지 스위스 바젤의 퐁다시옹 베옐러(Fondation Beyeler)으로 이어진다. http://www.musee-orsay.fr/en
오르세뮤지엄의 '피카소. 블루 앤 로즈(Picasso. Blue and Rose)' 전시는 16개의 갤러리에서 130여점이 소개되고 있다. 전시를 <1> 청색시대(1901-1904), <2> 장미시대(1904-1906) <3> 모방의 천재, 피카소의 영감으로 나누어 소개한다.
1900년 가을 바르셀로나의 무명화가 파블로 루이즈 피카소는 친구 카를로스 카사예마스와 파리 오르세 역(Gare d’Orsay)에 도착했다. 1986년 기차역은 오르세뮤지엄(Musée d’Orsay)이 되었고, 지금 피카소의 블루&로즈 특별전이 열리고 있다.
<1> 청년 피카소의 청색시대 Picasso's Blue Period(1901-1904)
"색채는 얼굴처럼 감정의 변화를 따른다." -파블로 피카소-
"미술의 목적은 우리 영혼에 쌓인 먼지를 씻는 것이다." -파블로 피카소-
La Famille Soler, oil on canvas, 1903, Musée des Beaux-Arts de Liège
1901년 봄 두번째로 파리 오르세역에 도착한 피카소는 프랑스어를 한마디도 할 줄 모르는 외국인 화가였다. 하지만, 당대 최고의 아트딜러 앙브로아즈 볼라르(Ambroise Vollard)를 만나 그해 6월 첫 파리 전시를 연다. 하루에 세점씩 그리면서 총 64점의 회화와 드로잉을 모은 데뷔전은 성공적이었다. 그런데, 절친했던 한 친구의 죽음은 피카소의 화풍을 변화시키게 된다.
Evocation/The Burial of Casagemas. 1901, Museum d'Art Moderne de la Ville de Paris, Paris
피카소는 바르셀로나에서 화가이자 시인이었던 카를로스 카사예마스(Carlos Casagemas)와 작업실을 나누어 쓰고, 파리 첫 여행도 함께 했다. 카사예마스는 몽마르트에 살며 제르망 피쇼라는 모델과 사귀다가 헤어진 후 권총자살로 스무살의 생을 마감한다. 이에 충격을 받은 피카소는 우울증에 빠졌고, 블루톤의 단색 인물화, 풍경화에 주력하게 된다. 피카소는 "나는 카사예마스의 사망 소식을 들은 후부터 청색으로 그리기 시작했다"고 회고하고 있다.
The Blind Man's Meal, 1903, Metropolitan Museum of Art
The Blue Room, 1901, Phillips Collection
가난뱅이 청년 화가 피카소는 매춘부, 거지, 맹인, 죄수, 술꾼 등 버림받은 사람들에게 끌렸다. 뿐만 아니라 풍경화도 청색, 녹색, 회색의 톤으로 그렸다. 인물들은 스페인 화가 엘 그레코(El Greco)의 작품처럼 왜곡되게 길어 더 슬퍼보인다. 청색 캔버스 속의 인물들은 상념에 잠겨있거나 혼자가 아닐지라도 시선은 서로 다른 곳을 향하고 있는 비극적인 소외의 인물들이다. 청색시대는 외로움, 슬픔, 상실감, 허무함과 염세주의를 풍기게 된다. 피카소의 멜랑콜리한 그림들은 인기가 없었고, 팔리지도 않았다. 청색시대는 피카소를 더욱 가난뱅이로 만든 셈이다.
La Vie, 1903, Cleveland Museum of Art
청색시대의 걸작은 1903년 작 '인생(La Vie, 클리블랜드뮤지엄 소장)'이다. 피카소는 원래 자화상을 그리다가 카사예마스를 생각하며 '인생'을 완성한다. 아기부터 임산부, 그리고 죽음까지, 그 배경에는 고통스러운 인물들의 모습을 묘사한 이 회화는 폴 고갱(Paul Gaugin)의 역작 '우리는 어디서 왔으며, 누구이며, 어디로 가는가'(1897, 보스턴뮤지엄 소장)에서 영감을 얻은 흔적이 보인다. 이 시기의 하이라이트는 '맹인의 식사'(1903, 메트뮤지엄 소장), '늙은 기타주자'(1903-04, 시카고아트인스티튜트 소장), '다림질하는 여인'(1904, 구겐하임뮤지엄 소장) 등이다.
Woman in Blue, 1901, Museo Nacional Centro de Arte Reina Sofía, Madrid
피카소의 청색시대는 1904년 페르낭드 올리비에(Fernande Olivier)를 만나면서 장미빛으로 변화한다. 사랑에 빠진 피카소는 1905년 초부터 캔버스에 환희와 희망의 붉은 색과 황토색의 밝은톤을 도입하며 장미시대(1904-1906)로 들어가게 된다.
http://www.musee-orsay.fr/en
Picasso. Blue and Rose@Musée d’Ors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