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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수 2293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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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추 한 알 


장석주


저게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태풍 몇 개

저 안에 천둥 몇 개

저 안에 벼락 몇 개

저 안에 번개 몇 개가 들어 있어서

붉게 익히는 것일 게다


저게 혼자서 둥글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무서리 내리는 몇 밤

저 안에 땡볕 두어 달

저 안에 초승달 몇 날이 들어서서

둥글게 만드는 것일 게다


대추야

너는 세상과 통하였구나



One Jujube


Jang Seok-ju


That's not going to blush itself.

A few typhoons in there

A few thunders in there

A few  thunderbolt in there

A few lightning bolts in there,

It's ripening red.


That's not going to be round itself.

A few nights of frost in there

A couple of months of blazing sun in there

A few days of crescent moon in there

It's going to be round.


Jujube,

You were connected with the world.



장석주.jpg 장석주(1955- )

충남 논산에서 태어나 고등학교 중퇴. 1975년 '월간문학'에 시 '심야'로 신인상을 수상하며 문단에 데뷔. 1979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 동아일보 문예평론 당선 후 시인과 문학평론가로 활동해왔다. '몽해항로' '오랫동안' '스무 살은 처음입니다' 등 시집과 '슬픔을 맛본 사람만이 자두 맛을 안다' '나를 살리는 글쓰기' '은유의 힘' '가만히 혼자 웃고 싶은 오후' '행복은 누추하고 불행은 찬란하다' 등 산문집을 출간했다. 동덕여대 문예창작학과 강사. 25세 연하 시인 박연준씨와 결혼, 공저로 '우리는 서로 조심하라고 말하며 걸었다'를 냈다. 영랑시문학상, 편운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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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yh77 2019.01.06 11:31
    서울에 교보문고에 가면 버스타고도 길에서 보이게 시즌별로 시를 올려 놓는데, 나태주씨의 "풀꽃", 정현종씨의 "방문객" 등과 함께 "대추한알"이 많이 사랑을 받는 시라고 하네요. 쌀 한톨이라도 아끼라는 마음과도 통하는 것 같아요. 오동통한 대추사진 먹음직스럽네요^^ 영어번역도 멋지구요!!
  • sukie 2019.01.06 13:33
    '대추 한알' 처음 읽고 반했습니다^^
    견과류로 유명한 저희 동네 아틀랜틱 애브뉴의 중동 식료품점 사하디(Sahadi's)에서 가끔 메드줄 대추(Medjool dates)를 가끔 사다 먹었어요.연말 독자께서 한아름 보내주신 이 자두만한 대추(California Oasis Garden Organic 대추)를 4-5개 물에 끓여서 건져서 두어개씩 먹는데 부드럽고, 달달하니 간식으로 좋구요, 차로도 마십니다. 한방의 필수약재라는 대추 효능이 상당히 많네요.^^ 감사합니다!